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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층·투룸 임대주택 가본 文대통령 “아늑하고 아주 아기자기”

조선일보 선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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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층·투룸 임대주택 가본 文대통령 “아늑하고 아주 아기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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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11일 오전 경기 화성시 동탄 행복주택에서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변창흠 국토부 장관 후보자와 함께 내부를 둘러본 뒤 대화하고 있다./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11일 오전 경기 화성시 동탄 행복주택에서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변창흠 국토부 장관 후보자와 함께 내부를 둘러본 뒤 대화하고 있다./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11일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와 함께 경기도 화성시의 동탄 행복주택을 찾은 자리에서 “입주자들 생활 차원 자체가 높아지겠다”, “신혼부부 중에 선호하는 사람이 많겠다”고 했다. 그러나 문 대통령과 변 후보자는 방문한 행복주택 전체 1640세대 가운데 희귀한 ‘복층형’과 가장 임차료가 비싼 평형 등 2곳만 골라서 둘러봤다는 말도 나왔다.

문 대통령과 변 후보자,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이날 오전 지하 1층~지상 20층 규모의 ‘화성동탄2 A4-1블록’ 행복주택 단지를 방문했다. 이 행복주택은 작년 9월과 12월 두 번에 나눠서 입주자를 모집하고도 분양이 완료되지 않아 지난 4월과 8월 두 차례에 걸쳐 소득과 자산 등 모집 요건을 완화해 추가 입주자를 모집한 곳이다. 거주기간은 청년은 최대 6년, 신혼부부는 자녀수에 따라 최대 6~10년이다. SRT동탄역까지 차로 10여분, 대중교통으로 20여분 거리이지만 지하철은 없다. 건물 옆에 숲을 끼고 있고 고층(최대 20층)에 신축이어서 행복주택 가운데서 잘 지었다는 평가다.

문재인 대통령이 11일 오전 경기 화성시 동탄 행복주택에서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변창흠 국토부 장관 후보자와 함께 단지내를 걷고 있다./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11일 오전 경기 화성시 동탄 행복주택에서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변창흠 국토부 장관 후보자와 함께 단지내를 걷고 있다./연합뉴스


토지주택공사(LH) 사장인 변 후보자가 건물 로비에서 주변 환경과 건물 구조에 대해 직접 설명에 나섰다. 변 후보자는 “지금 이곳은 경부고속도로 SRT 동탄역, 지티엑스 에이의 출발점이다. 대중교통이 아주 우수하다”며 “(월세는 주변의) 65% 수준”이라고 했다. 변 후보자가 “(건물 외관은) 저층, 고층이 섞여있고 필로티에서 소통할 수 있고 단지끼리도 연결돼 있다. 열려있는 구조”라고 하자 문 대통령은 “앞으로 이런 곳에 중형 평수까지 포함하면 중산층들이 충분히 살만한 누구나 살고 싶은 임대아파트 만들 수 있지 않겠나”라고 했다. 이른바 ‘소셜 믹스’를 구현해 입주민과 외부인들의 ‘소통’이 가능하도록 한 것이 장점이라는 취지였다.

문재인 대통령이 11일 오전 경기 화성시 동탄 행복주택에서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변창흠 국토부 장관 후보자와 함께 내부를 둘러보고 있다./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11일 오전 경기 화성시 동탄 행복주택에서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변창흠 국토부 장관 후보자와 함께 내부를 둘러보고 있다./연합뉴스


이어 문 대통령은 개별 세대(빈 집)를 둘러봤다. 먼저 찾은 곳은 41㎡짜리 복층형 주택이었다. 이 구조는 동탄행복주택 전체 호수(1640호) 가운데 12세대(0.7%)만 나온 ’41C형'이다. 변 후보자가 2층 한켠에 있는 소형 발코니를 소개하며 “이곳은 부부가 커피를 마시고 할 수 있는 공간”이라고 하자, 문 대통령은 “아주 아기자기한 공간이 많다. 정말 신혼부부 중에 선호하는 사람이 많겠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창 밖) 시야로도 확 트였다”고도 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44㎡짜리 투룸 세대를 둘러봤다. 이 건물에서 44㎡는 작은 침실 2개에 거실겸 주방이나, 침실 1개에 거실의 구조 가운데서 선택할 수 있다. 이 행복주택에서 44㎡ 평형은 총 308곳(18.8%)으로, 임차료도 그만큼 높다. 인접한 숲을 가장 가까이서 조망할 수 있는 구조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 건물에서 가장 일반적인 평형수는 거실과 침실을 한 공간에서 써야 하고 사실상 그곳이 집의 거의 전부인 16㎡(450세대)와 26㎡(490세대)이다.

경기도 화성 동탄 행복주택에서 가장 많은 세대가 공급된 16㎡형(왼쪽)과 26㎡형(가운데). 문재인 대통령은 11일 이 행복주택에서 가장 큰 평수인 44㎡형(오른쪽)을 방문했다.

경기도 화성 동탄 행복주택에서 가장 많은 세대가 공급된 16㎡형(왼쪽)과 26㎡형(가운데). 문재인 대통령은 11일 이 행복주택에서 가장 큰 평수인 44㎡형(오른쪽)을 방문했다.


변 후보자가 44㎡ 방에 들어서서 “아이가 둘 잘 수 있다”고 하자, 문 대통령은 “어린애는 두 명도 가능하고”라고 했다. 변 후보자는 거듭 “베란다를 열 수 있어서 애완동물을 키우거나 화분을 놓을 수 있다”며 외부 조망을 강조했다. 국토부는 외부 조망이 가능한 세대들에 문 대통령을 안내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은 “여러가지 공간 배치가 아늑하다”고 했다.


그러자 변 후보자는 임대주택의 ‘면적’ 문제를 꺼냈다. 변 후보자는 “여기가 44제곱미터인데, 아이가 7살이 넘어가면 방을 따로 하나 줘야 한다”며 “예전 행복주택은 예전에는 50제곱미터대가 있었는데 지금은 예산 문제로 공급을 안 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번에 대통령께서 중산층 거주 주택을 공급하면 애가 둘 있는 집도 최저주거 기준을 넘어서면서 충족하면서 살 수 있도록 이렇게...”라고 했다. 김현미 장관도 “이번에 60에서 85제곱미터 사이의 임대주택이 들어가게 되면 애가 둘이거나 이런 집도 임대주택에서 살 수 있게된다”고 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시작한 행복주택은 현 정부 들어서도 계속 공급이 이뤄지고 있다.

이에 문 대통령은 “주거도 발전해가지고 아이도 생기고 아이도 자라기도 하고 가족이 많아진다”라며 “굳이 자기가 자기 집을 소유하지 않더라도 임대주택으로도 충분히 좋은 주택으로도 발전할 수 있는 주거 사다리를 잘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1일 오전 경기 화성시 동탄 행복주택에서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변창흠 국토부 장관 후보자와 함께 단지를 걷고 있다./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11일 오전 경기 화성시 동탄 행복주택에서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변창흠 국토부 장관 후보자와 함께 단지를 걷고 있다./연합뉴스


문 대통령은 “어린이 돌봄시설이라든지 학교라든지 복지시설이라든지 문화시설 이런 것들이 생활단지로 어울려질 때 살고 싶은 주택이 되는 것”이라며 “국토부가 중심이 되지만 다른 부처 협업이 필요할 것 같다”고도 했다. 문 대통령이 “(관련 시설이) 여기도 다 부대돼 있겠죠?”라고 하자, 김 장관이 “엄청 좋다”며 웃었다. 김 장관은 “어린이집이 굉장히 잘 지어져 있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변 후보자를 바라보며 “이제는 기본은 돼 있으니 양을 늘리고 질도 높이고 두 가지를 다하셔야 한다”고 했다.

변 후보자는 “품질은 의지에 따라 결정되는거니까 대통령께서 좀...”이라고 했다. 예산을 더 편성해 달라는 얘기였다. 김 장관도 “평수를 넓혀야...”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지금 주택문제가 우리사회 최고의 이슈로 부상하고 국민 관심이 모여있다”며 “기존의 한계를 넘어서서 과감하게 재정적으로도 보다 많은 투입을 하고 평형도 보다 다양하게 만들고 발상을 근본적으로 전환하게될 시기”라고 했다. 하지만 부동산 업계 일각에선 “현재도 임대주택을 건설하는데 LH 등이 막대한 적자를 떠안고 있는데 재정 여력이 있을지 의문”이라고 했다.

이날 문 대통령은 단지 내 어린이집으로 이동해 ‘살고싶은 임대주택 보고회’에도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30대 입주민은 “아이 키우기에는 더없이 좋은 환경”이라며 “저희가 신혼부부다보니까 경제적 여유가 많이 부족한데 좋은 환경, 좋은 조건에 공공주택에 살 수 있어서 참 좋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고개를 끄덕이면서 참석자들과 함께 박수를 쳤다.

문재인 대통령이 11일 오전 경기 화성시 동탄 행복주택에서 열린 '살고 싶은 임대주택' 보고회에 참석해 영상을 시청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11일 오전 경기 화성시 동탄 행복주택에서 열린 '살고 싶은 임대주택' 보고회에 참석해 영상을 시청하고 있다. /연합뉴스


[선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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