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주빈 조차 반성 권유"…檢, 박사방 2인자 '부따' 강훈에 징역 30년 구형

[머니투데이 임찬영 기자]

텔레그렘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의 범행을 도운 혐의를 받는 '부따' 강훈이 지난 4월 17일 오전 서울 종로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경찰이 미성년자인 10대 피의자의 신상 정보를 공개하는 것은 처음이다. /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검찰이 텔레그램 박사방을 운영한 조주빈과 함께 아동·성착취물을 제작·유포한 공범 '부따' 강훈에게 징역 30년을 구형했다.

8일 검찰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1부(부장판사 조성필) 심리로 열린 결심공판에서 강씨에게 징역 30년을 내려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또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 15년과 성폭력치료·신상공개·장애인복지시설 취업제한 명령도 내려달라고 부탁했다.

검찰은 "강씨는 다수의 구성원으로 조직된 박사방에서 조주빈을 도와 2인자 위치에 있는 사람으로서 조주빈 범행 초기부터 조주빈과 일체가 돼 전무후무한 성폭력 범죄를 저질렀다"며 "강씨는 익명성 속에 숨어 성착취물을 만들고 그 속에서 무수한 성폭력 범죄를 저지르고 조주빈과 함께 보통의 음란물과 다르다고 적극 홍보하고 다수의 구성원을 끌어들였다"고 밝혔다.

이어 "또 죄의식 없이 박사방에 성착취물을 다량 유포하고 그것을 보면서 피해자들을 모욕하고 희롱했다"며 "그럼에도 강씨는 박사방의 2인자라는 것을 자랑스러워하면서 친구들에게 비슷한 사이트를 만들자고 제안까지 했다"고 설명했다.

또 "강씨는 반성하지 않고 거짓말로 부인하다가 증거 앞에서 추가 피해 증언 때 진술거부권까지 행사했다"며 "조주빈까지 증인으로 출석해 강씨 주장에 대해 인정할 것은 인정하고 반성하자고 권유할 정도"였다고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강씨는 박사방 2인자로서 능동·적극적으로 가담했음에도 조주빈에게 협박당해 소극적으로 가담했다고 일부 부인하고 회피하고 있다"며 "이 사건 범행은 매우 중하고 강씨 죄질이 불량함에도 반성하지 않는 태도 고려하면 어린 나이를 참작해도 중형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이날 강씨는 최후진술을 통해 "심판을 받는 게 처음이라 두렵지만 피해자 고통을 헤아리지 못해 어리석은 행동을 했다"며 "어떤 말도 용서가 안 되겠지만 반성하고 참회하는 제 진심을 알아줬으면 한다"고 용서를 구하며 머리를 숙였다.

이어 "잘못된 성적 호기심에 휘둘려 끔찍한 범죄를 저지른 게 후회스럽고 아무것도 모른 채 제 부탁을 들어줘 휘말린 친구들에게도 미안하다"며 "부모님께도 죄송스러워 눈물이 나고 볼 때마다 스스로 후회하고 원망스럽다"고 말했다.

또 "제가 지은 죄가 엄중해 처벌 받을 것을 알지만 앞날에 대해 준비하는 마음을 가엽게 여겨달라"며 "물의를 빚어 죄송하고 피해자와 피해자 가족에게 사죄드린다"고 덧붙였다.

강씨는 아동·청소년 성보호에 관한 법률상 음란물제작배포·범죄집단 조직 등 12개 혐의로 재판을 받아왔다. 검찰은 강씨가 지난해 9월부터 성착취물 제작·유포 범죄를 목적으로 유기적 역할분담 체계를 구축한 범죄집단 '박사방'의 2인자로서 활동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강씨와 함께 박사방에서 활동한 조주빈 등 일당 6명은 지난달 26일 1심 선고에서 대부분 혐의가 유죄로 인정돼 중형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박사' 조주빈(징역 40년) △'태평양' 이모군(장기10년, 단기5년) △'도널드푸틴' 강모씨(징역 13년) △'랄로' 천모씨(징역 징역 15년) △'오뎅' 장모씨(징역 7년) △'블루99' 임모씨(징역 8년)을 각각 선고했다.

재판부는 이들에게 적용된 혐의 중 추가로 기소된 '범죄집단조직' 혐의도 모두 유죄로 판단했다. 이들이 박사방에 가입했건 하지 않았건 박사방이 범죄집단임을 인식한 상태로 조주빈을 도왔다는 설명이다. 이들은 성착취 영상물 제작, 박사방 그룹 관리와 홍보, 가상화폐 수익 환전과 전달, 성착취물 유포 등 각자의 역할을 수행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임찬영 기자 chan02@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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