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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기회 잡은 임동혁, 유망주에서 에이스로 우뚝 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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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임동혁이 강스파이크를 날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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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임동혁.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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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한국 남자배구의 차세대 에이스로 기대를 한몸에 받는 임동혁(21·대한항공)이 알을 깨고 날아오르기 시작했다.

임동혁은 지난 6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0~21 V리그 한국전력과의 홈경기에서 29득점을 책임져 대한항공의 세트스코어 3-2 승리를 견인했다.

임동혁은 최근 무릎 부상 중인 외국인선수 안드레스 비예나(스페인)를 대신해 라이트 공격수로 선발 출전해 풀타임을 소화했다.

이날 그가 기록한 29점은 팀내 최다득점을 올린 ‘에이스’ 정지석(30점)에 불과 1점 뒤진 기록이었다. 동시에 프로 데뷔 후 자신의 한 경기 최다득점 기록이기도 했다.

특히 최대 승부처였던 5세트에서 임동혁의 존재감이 유감없이 발휘됐다. 대한항공이 올린 15득점 가운데 9점을 혼자 책임지는 괴력을 뽐냈다. 5세트 만큼은 임동혁이 외국인 공격수 이상이었다.

200.5cm 91kg의 뛰어난 체격조건을 자랑하는 임동혁은 고교 시절부터 한국 배구를 이끌 대형공격수로 기대를 모았다. 만 16살이던 2015년 제천산업고 1학년 때 성인 국가대표에 처음 발탁됐다. 장윤창 경기대 교수(1977년, 만 17세)의 최연소 성인 국가대표 기록을 갈아치웠다.

2017년 세계청소년선수권 대회에서 그의 진가가 유감없이 발휘됐다. 임동혁은 주공격수로 활약하면서 한국을 24년 만에 4강(4위)으로 이끌었다. 대회 득점왕과 베스트 아포짓 스파이커(라이트)상을 수상했다.

임동혁은 대학 진학 대신 곧바로 프로 진출을 선언해 화제가 됐다. 제천산업고 3학년이던 2017년 신인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6순위로 대한항공에 지명됐다. 고등학생이던 정지석을 뽑아 대성공을 거뒀던 대한항공은 임동혁을 ‘제2의 정지석’으로 만들 계획을 세웠다.

지난 3년간 프로 생활은 쉽지 않았다. 그의 포지션인 라이트 자리에는 외국인 거포들이 버티고 있었다. 임동혁이 비집고 들어갈 자리가 마땅치 않았다. 원포인트 서버나 패색이 짙었을때 주전 땜방으로 간간이 코트에 나설 정도였다.

이번 시즌 임동혁은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비예나가 부상으로 경기 출전이 어려워지면서 임동혁이 주전 자리를 꿰찼다. 로베르토 산틸리 감독도 “젊은 선수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주겠다”며 임동혁을 전폭적으로 지원했다.

임동혁은 한국전력을 상대로 ‘외국인 선수’급 활약을 펼쳤다. 205cm의 한국전력 외국인선수 카일 러셀이 블로커로 버티는 상황에서도 전혀 주눅들지 않고 강스파이크를 내리꽂았다.

산틸리 대한항공 감독은 “임동혁이 5세트 압박을 받는 상황에서도 재능과 기술은 물론 강한 멘털까지 뽐냈다”고 극찬했다. 임동혁의 4년 선배인 정지석도 “동혁이가 비예나보다 못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동혁이는 KOVO컵때부터 비예나와 겨룰 충분한 경쟁력을 보였다”고 했다. 임동혁은 “사실 정신이 없었는데 볼이 올라오면 무조건 때리자는 생각으로 공격했다”며 “운 좋게 득점이 됐고 이겨서 다행이다”이라고 겸손하게 말했다.

임동혁의 성장은 소속팀 대한항공을 넘어 한국 남자배구 대표팀에도 중요하다. 한국 남자배구는 문성민, 박철우 이후 대형공격수 부재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해 도쿄올림픽 아시아 예선에도 35살인 박철우(한국전력)가 나섰다. 34살의 문성민은 고질적인 부상으로 예전 경기력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대표팀을 이끌 새로운 에이스가 절실하다. 임동혁의 성장이 어느때보다 필요하다.

임동혁 개인에게도 지금의 기회는 소중하다. 여기서 확실히 발전한 모습을 보인다면 확실한 주전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 더이상 외국인선수 그늘에 가려질 이유가 없다.

산틸리 감독은 “임동혁이 한국을 대표하는 선수가 될 것으로 믿고 있다”면서 “아직 21살인데다 경기를 치를수록 점점 성장하고 있다”고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이어 “비예나가 빠지면서 임동혁에게 기회가 생겼다”며 “젊은 선수가 뛸 수 있는 자리가 생겼다는 것은 팀의 미래를 생각할 때 좋은 일이다”고 강조했다.

임동혁은 “산틸리 감독님의 기대에 부응해 팀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며 “부담이 있지만, 아직 어린 만큼 즐기면서 이를 극복해가겠다”고 의욕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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