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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장 도전 나선 이혜훈 “월급 모아 집 사는 서울 만들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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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한강변 25평 1억5000만원에 공급”
서울시장 도전 나선 이혜훈 전 의원이 내놓은 주택 공약


“부동산 문제만큼은 반드시 해결하겠다.”

이혜훈 국민의힘 전 의원은 서울시장에 도전하는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목표는 ‘월급을 모아 집을 살 수 있는 서울’이다. 이를 위해 공약 대부분을 부동산정책으로 채웠다. 청년들이 직장, 주거 문제를 한 건물에서 해결할 수 있는 ‘서울블라썸’, 신혼부부를 위한 아파트 ‘허니스카이’가 대표적이다.

지난달 30일 만난 이 전 의원은 “15년째 무주택자로 살다 보니 집주인 전화를 받는 날은 밥이 잘 안 넘어가더라”며 “이런 상황을 바꾸는게 시장의 의무”라고 했다. 그러면서 “누가 이 문제를 가장 잘 알고, 해결할 수 있을지 시민들이 판단해 달라”는 바람을 밝혔다.

경향신문

이혜훈 국민의힘 전 의원. 김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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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공약 대부분이 부동산 관련이다.

“집은 사람 생활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다. 주거가 불안정하면 모든 게 불안정해진다. 그런데 문재인 정부가 집값을 이렇게 올려버렸다. 생애 첫 주택을 구입하는 데 내 월급 가지고는 죽어도 안 된다는 사실이 너무 절망적이다. 흙수저·무주택자들에게 ‘월급 모아서 집 살 수 있는 기회’를 드리고 싶었다.”

-서울블라썸은 어느 정도 물량, 가격에 공급하나.

“강서·강북지역에 80층짜리 총 4개를 짓는다. 시유지가 그리 많지 않아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한다. 호응을 얻으면 이걸 서울 25개구 전체로 확장할 수 있다. 80개층 중 20개층에는 청년들의 창업공간을 만든다. 10개층은 문화나 의료, 복지 등의 편의시설을 넣는다. 그리고 나머지 50개층은 청년들 주거로 공급한다. 가격은 건축비에서 조금 더 받을 거다. 예를 들어, 15평형이라고 한다면 9000만원 정도다. 지분적립형으로 장기분납하면 청년들도 월급으로 내 집 마련할 수 있다.”

-허니스카이도 월급으로 살 수 있나.

“허니스카이는 한강변 재건축 아파트의 공원부지와 시유지를 맞바꾸는 방식이다. 현재 아파트에서 한강으로 접근하는 길이 고속화 도로로 막혀 있다. 이 도로 위에 덮개를 만들면 아파트에서 한강으로 이어지는 길이 생긴다. 시유지인 이 길을 단지 내의 공원부지와 맞바꾸는 것이다. 아파트 입장에서는 한강이 마당이 되니 손해가 없다. 대신 공원부지에는 고층 아파트를 지어 신혼부부들에게 분양한다. 허니스카이 25평 정도면 1억5000만원 정도다. 30년 지분 적립형으로 하면 월급으로도 살 수 있다.”

-현실성이 있나. 공급량이 부족하면 ‘로또 청약’이 된다.

“이 구상은 제 지역구에 있던 한강변 아파트의 민원에서 시작됐다. 길을 만들어주면 기부채납을 더 하겠다는 것이다. 당시 오세훈 전 시장한테 이야기해서 하기로 했는데 박원순 전 시장이 막았다. 지금도 공약 발표하자마자 하고 싶다는 전화가 빗발친다. 한강공원 전체가 아파트 앞마당이 되는데 누가 반대하나. 마곡부터 암사까지 공급량 충분할 것이다.”

-서울블라썸, 허니스카이만으로 서울 주택난을 잡을 수 있나.

“아니다. 투 트랙 전략이다. 내 집 마련을 할 수 있는 사람들을 위한 정책도 병행해야 한다. 대량공급은 재건축·재개발에서 나온다. 박 전 시장은 지난 10년 동안 집을 허물고 새로 짓지 못하게 했다. 인허가에만 45개 단계가 있는 상황이다. 비슷비슷한 것들은 싹 줄이고 빨리 처리되도록 하겠다. 자기들은 쾌적한 아파트 살면서 다른 사람들은 비바람 치고 소방차도 못 들어가는 곳에 살라고 하면 안 된다.”

-도로 ‘토건’, ‘조합장’이라는 비판도 있다.

“국민이 자기 집 짓는 걸 막지 않겠다는 것이 무슨 토건인가. 60~70년대 대량 공급된 낡은 주택을 허물고 새집을 짓겠다는 걸 막지 않겠다는 것이다. 서울에는 대규모로 집 지을 땅이 없다. 결국 집을 허물고 새로 짓는 방법밖에 없다. 족쇄처럼 묶인 규제는 말로만 해서 풀리지 않는다. 시장이 조합장처럼 뛰어도 될까 말까다.”

-19~30세 청년들의 지하철 무료 이용 공약은 포퓰리즘이라고 비판받는다.

“포퓰리즘은 표를 얻기 위해 세금을 낭비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 공약으로는 표 안 따라온다. 그럼에도 하는 것은 투자이기 때문이다. 청년기 때는 더 넓은 세상을 보고 경험해야 한다. 이때 드는 교통비 부담을 덜어주겠다는 거다. 65세 이상 어르신들이 지하철을 무료로 이용하는 데 드는 예산이 3800억원이다. 국가에서 다른 광역시에는 지원해주면서 서울시만 안 해준다. 중앙정부에 이 예산 받으면 청년 프리패스 하고도 남는다.”



경향신문

이혜훈 국민의힘 전 의원. 김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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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시장 때도 못 받았다.


“시장이 능력도, 의지도 없었기 때문이다. 어떻게든 받겠다. 그리고 현재 지하철 요금이 굉장히 불합리한 부분이 있는데 싹 뜯어고칠 것이다. 무료 승차도 횟수, 거리, 시간대 등을 제한할 생각이다. 세금은 투자에 집중해 쓰여야 한다.”

-서울시는 시의회, 기관장 모두 민주당이 우세하다. 국민의힘 소속인데 협치가 가능한가.

“그래서 ‘정치시장’이 아닌 ‘경제시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현재 서울시의원 109명 중 101명이 민주당 소속이다. 시의회가 발목을 잡으면 새로 당선되는 정치시장은 아무것도 못 한다. 정치로 싸우면 안 된다. 시민이 원하는 ‘월급 모아서 집 사는 서울’ 만드는 데 집중하면 자연히 협치가 된다. 내 집 장만이 진보·보수 다를 일인가. 생활의 문제고 생존의 문제다. 이걸 민주당이라고 반대할 수 없지 않겠나.”

-보수에서는 진보라고 비판받고, 진보에서는 보수라고 비판받는다. 일각에서는 탈당 전력도 지적한다.

“이런 비판은 내가 중도라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양심과 철학이 비추어 옳다고 생각하는 바를 지향해 왔다. 그 가치를 위해 정치 생명을 걸었고 후회는 없다. 다만 과거에 묶여서 미래로 나아가지 못하는 것은 현명하지 않다. 문재인 대통령이 만든 세상을 바꿀 절호의 기회가 왔는데 이를 잡지 못하면 안 된다.”

-서울시장에 많은 여성후보가 거론되지만 국민의힘은 여성후보 가산점제도 확정짓지 못했다.

“서울시장 경선은 어차피 여성끼리의 경쟁이다. 여성 가산점이 있든 없든 승패나 유불리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 다만 한국 정치는 여전히 여성이 불이익을 받기 때문에 아직 가산점을 없앨 때는 아니다. 민선 7기까지 100명이 넘는 광역자치단체장이 나왔는데 이중에 여성이 한명도 없었다. 이렇게 말하면 여성가산점제로 이득을 보려고 한다고 비난한다. 이혜훈은 안 줘도 되니까 다른 여성후보에게는 꼭 줘라.”

-서울시장 후보로 나경원, 박영선, 추미애 등도 거론된다. 이들보다 나은 점은 무엇인가.

“경제다. 그중에 경제통은 아무도 없다. 시민은 정치시장을 원하는 것이 아니다. 정치싸움에 지긋지긋해 한다. 진영싸움, 정치싸움에 시장이 매몰돼 시민을 희생시키는 시대를 끝내겠다. 서울에서 정치는 빼고 집값과 세금 문제 해결하는 경제시장이 되겠다. 문제를 알지도 못하는 시장이 와서는 해결 못 한다.”

김찬호 기자 flycloser@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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