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통일장관 국제정치학회의 기조연설
“북한도 각종 합의·약속 지키는 길로 나와야”
바이든정부, 트럼프 때보다 협상여건 좋을 수도
“북한 주민의 안전이 곧 대한민국의 안전”
그러면서 북한을 향해 남북 간 맺은 각종 합의와 약속을 이행하는 길로 적극 호응해 나올 것을 거듭 촉구했다.
이 장관은 4일 오후 한국국제정치학회 연례학술대회 기조연설에서 “정부는 앞으로도 남북이 합의한 사항은 일관되게 지켜갈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4일 서울 서초구 국립외교원에서 열린 ‘한국국제정치학회 연례학술대회’에 참석해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사진=통일부). |
그는 이어 “남북관계의 또 다른 당사자인 북한도 합의를 지키는 길, 대화와 협상의 길로 나올 때 남북 평화의 구상들을 비로소 온전히 실현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장관은 또 “한반도를 둘러싼 정세와 여건이 결코 쉽거나 녹록지만은 않다는 점을 정부는 잘 알고 있다”면서도 “그러나 분단은 의지와 상관없이 주어졌지만 평화는 아무런 노력 없이 거저 오지는 않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스페인 시인 안토니오 마차도(1875~1939)의 ‘카스티야의 들’이라는 시를 인용, “어떠한 시련과 어려움이 있더라도 남북관계를 평화번영의 미래로 만들기 위해 견고하고 분명한 의지로 우리는 다시 또 나아가야 한다”며 “공존과 평화, 더 큰 번영으로 향하는 그 길을 스스로 시작하고 국제사회와 함게 완성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한반도 생명·안전공동체를 목표로 보건의료, 재해재난, 기후환경 분야의 실질적 접근을 통해 남북 간 협력의 물꼬를 터 나가기를 기대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현 시점에서 가장 시급한 문제는 코로나19 극복”이라면서 “한반도의 땅과 하늘, 바다는 하나로 연결돼 있고 각종 전염병과 감염병은 DMZ(비무장지대)와 남북의 경계를 넘나들며 우리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남북 방역 협력은 어느 한 쪽이 도움을 일방적으로 주기만 하는 시혜적 차원이 아니라 대한민국을 지키는 길”이라며 “북한 주민의 안전은 곧 대한민국의 안전”이라고 재차 밝혔다.
그러면서 “코로나19를 중심으로 보건의료 분야에서 남북 간 협력이 이뤄진다면 한반도에는 사람과 물자가 오고갈 수 있는 새로운 여건을 조성할 수 있게 될 것”이라면서 “이후 식량·비료를 포함한 민생의 협력 문제로 철도·도로 등 비상업적 공공 인프라 협력 분야에서 협력의 폭을 넓혀나가는 시작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그렇다고 우리 정부가 조급하게 움직이려는 것은 결코 아니다”고 했다. 그는 “우리 국민이 공감하고 국제사회가 함께 동의하는 방향에서 안정감 있게 남북관계를, 한반도 평화를 발전시켜 나가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미국의 조 바이든 행정부가 출범하면 전임 트럼프 행정부 때보다 북핵협상 추진의 여건이 좋아질 수 있다고도 전망했다. 이 장관은 “바이든 정부의 출범이 트럼프 정부 때보다 결코 못 하지 않게, 혹은 더 낫게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추진하기 좋은 여건과 환경이 될 수 있다고 판단한다”며 바이든 당선자가 후보 시절 북한이 핵능력을 축소하면 북미 정상회담에 응할 수 있다고 밝힌 점, 북한이 비핵화 이후 미래 비전을 인식할 수 있도록 대북 제재의 완급을 조절하겠다는 취지로 발언한 점 등을 근거로 제시했다.
아울러 “큰 틀에서 우리 정부의 ‘포괄적 합의와 단계적 이행’이라는 북핵 해법 구상과도 접점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며 “정부는 지금까지의 작은 접근을 넘어서는 점차 큰 접근으로 전환하기 위한 모든 준비와 여건을 마련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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