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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K명장 열전] (21) 36년 조선소 정비 외길 인생…김영도 전기 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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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졸 최말단 7급 현대중공업 입사, 주경야독 15개 자격증 면허

'노력과 열정' 좌우명…고가 부품·시스템 국산화 성과

학사학위 취득 이론·실무 겸비, 자동 도장시스템 개발

"멈춘 설비, 정상 가동 모습에 보람…긍정 사고 필요"

연합뉴스

김영도 명장
[본인 제공]



(부산=연합뉴스) 조정호 기자 = "현장 기술은 애정이 없으면 터득할 수 없습니다. 최고 전기 기술자가 되겠다는 자세로 배웠습니다."

현대중공업 조선사업부 내업설비를 담당하는 김영도 정비과장은 2014년 전기분야 최고 숙련기술인으로 인정받아 대한민국 명장으로 선정된 기술자다.

선박 건조량 세계 1위 조선소에서 가장 주목받는 것은 오대양을 항해하는 여러 선종의 초대형 선박.

하지만 이러한 선박을 건조하려면 다양한 자동화 설비가 필요하다.

선박 건조 첫 번째 단계로 원자재 입출고가 되는 강재 적치장, 강재 표면에 붙어 있는 이물질과 녹을 제거하는 전처리(도장설비) 라인, 컨베이어 등 이송 설비, 설계 프로그램에 접속해 여러 형태로 가공하는 컴퓨터수치제어(CNC) 절단 장비, 조립라인 용접설비, 성형 유압설비, 각종 크레인과 전력계통 등이 조선소에서 주요 자동화 설비에 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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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도 명장
[본인 제공]



바로 이 설비의 작동 상태를 주기적으로 점검하는 등 최적의 성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설비를 유지·보수하는 것이 김 명장이 출근해서 하는 일이다.

예방정비 이외에도 갑자기 설비 가동이 중단되는 돌발 상황이 발생하면 곧바로 수리한다.

그가 책임을 맡은 보전부 1야드에 있는 주요 시설과 장비만 2천대에 이른다.

최말단인 고졸 기능직(7급) 사원으로 현대중공업에 입사해 지금까지 설비 정비 분야에서만 일한 지 36년이 흘렀다.

오로지 정비 분야에서 한 우물만 판 김 명장은 '노력과 열정'이라는 좌우명으로 고가 부품과 시스템을 국산화시키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김 명장은 설비정비 과정에서 나타난 불편 사항과 애로사항을 메모했다가 개선 방안을 연구했다.

"누구나 쉽게 설비를 사용할 수 있게 편의성을 고려하고 생산성과 품질향상을 위해 약점을 보완해 성능을 개선하는 방안을 항상 생각합니다."

그는 회사에 개선 방안을 제안해 7급부터 특급까지 전 직급을 거칠 때마다 제안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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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도 명장
[본인 제공]



농사를 짓는 가난한 시골 마을 6남매 중 넷째로 태어난 김 명장은 어릴 때 전기가 들어오면서 생활의 편리함과 정전으로 인한 불편을 동시에 겪으면서 전기에 관심을 두게 됐다.

그는 한 전기업체에 다니던 고향 선배를 보며 전기기술자가 되겠다는 꿈을 꾸기 시작했다.

선풍기, 라디오, 전기밥솥 등을 분해하고 조립하다가 흥미를 느낀 김 명장은 현대공업고 전기과에 진학했고 졸업 후 현대중공업에 취업할 수 있었다.

입사 이후에도 기술을 배우겠다는 열망으로 현장 기술을 익혀 나갔다.

전기 기능장, 전기 기사, 소방설비산업기사, 전기 특급기술자 등 15개 전기 관련 자격증과 면허를 취득했다.

조선소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그였지만 전문 교육을 받아야겠다는 각오로 울산기능대학과 울산과학대학교 평생교육원을 다녔다.

주경야독을 실천한 결과 전기공학사 학위를 취득해 이론과 실무를 겸비했다.

김 명장은 강판 폭과 거리를 정확히 검출해 도장을 하는 자동 도장 시스템(Auto Painting System)을 개발해 특급제안상과 대표이사 표창을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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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도 명장
[본인 제공]



이 시스템 도입으로 도료 낭비를 줄여 연간 5억6천만원에 이르는 원가를 절감하는 효과를 거뒀다.

또 다관절 절단 로봇, CNC 절단 장비 국산화에 참여하고 모터 진단시스템 등 특허 5건을 등록·출원했다.

전기정비 기술자로서 외길 인생을 걸어온 그는 끊임없이 기술을 갈고 닦아 2014년 숙련기술인 최고 영예인 대한민국 명장에 선정됐다.

"고등학교 시절 급훈이 '사회에 필요한 사람이 되자'인데 어깨에 '조국 근대화의 기수'라는 견장을 부착한 공고 실습복을 입은 날로부터 32년 만에 이룬 성과였습니다."

기술자로 최고가 되겠다는 의지를 품은 김 명장은 기술에 대한 강한 애착심을 드러냈다.

휴일이나 야간에 긴급 출동해 고장 난 설비를 복구하는 일을 회상한 김 명장은 가족들에게 미안함을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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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업고 진로 지도하는 김영도 명장
[본인 제공]



하지만 멈춰 선 설비가 정상 가동되는 모습에 행복한 표정으로 감사 인사를 하는 동료들을 보면서 보람과 긍지를 느껴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각오를 다졌다고 말하는 김 명장.

그에게서 진정한 기술자로서 향기가 느껴졌다.

그는 자신이 걸어온 길을 되돌아보며 숙련기술인이 되고자 하는 후배에게 긍정적인 사고와 장인정신을 강조했다.

"처음 직장생활에서 힘들고 어려울수록 긍정적인 마음을 먹고 즐겁게 일해야 합니다. 항상 현장에서 개선 아이디어를 생각하면서 열정을 불태우면 분명히 인정을 받게 될 겁니다."

김 명장은 "기술력이 우리나라 미래를 결정지을 것이라고 확신한다"며 "빠르게 변하는 전기, 전자 기술을 지속해서 습득해 현장 맞춤형 교육으로 전문 인력 교육과 어려운 이웃을 위한 주거환경 개선 등 재능기부 활동에 앞장설 것"이라고 말했다.

c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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