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8월 5일 홍콩 완차이 지역 경찰 본부 앞에서 민주화 시위대가 경찰이 쏜 연막탄을 주워 다시 던진 뒤 이를 바라보고 있다.로이터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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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보안법 시행 이후 급격하게 친(親)중국 성향으로 기울어진 홍콩 법원이 민주화 시위 도중 경찰서에 계란을 던진 시민운동가에게 징역 21개월을 선고했다. 법원은 건물에 계란을 던지는 행위가 공무집행 방해라고 판단했다.
홍콩 공영방송 RTHK에 따르면 홍콩 동부법원의 위니 라우 판사는 26일 판결에서 지난해 6월 21일 홍콩 송환법 반대 시위 당시 완차이 지역 경찰 본부에 계란을 던진 시민운동가 펀호추(31)에게 징역 21개월을 선고 했다. 라우는 "계란은 대량살상무기가 아니고 아무도 다치지 않았다"면서도 법원이 업무수행주인 경찰관을 보호할 의무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용의자가 던진 계란이 경찰의 불편을 초래했고 공무집행을 방해했으며 사회를 위협했다고 판시했다.
라우는 만약 계란이 경찰서 외벽이 아니라 에스컬레이터에 맞았더라면 치명적인 피해가 발생할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용의자가 욕설로 경찰을 비난하고 그의 행동이 시위대를 충동질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펀호추는 지난 2014년 민주화 시위(우산혁명) 반라로 도심에 그림을 그려 “화가”라는 별명을 얻었으며 이번 재판에서 계란 투척 외에도 불법 시위 참여, 공무원 폭행 등 9개의 혐의를 적용받았다.
CNN은 이번 판결에 대해 지난 6월 홍콩 보안법 시행 이후 판사들이 공정성을 유지하기 어려워졌다고 지적했다. 홍콩 내 친중 매체들은 사법부가 민주화 세력에 편향적이라고 비난했으며 홍콩 변호사협회는 이달 성명에서 "사법부가 비이성적이고 무자비한 공격을 받고 있다"며 언론이 판사들의 정치적 신념에 대해 추측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한편 지난 23일 수감된 홍콩 민주화 운동가 조슈아 웡은 26일 독일 일간지 디벨트와 서면 인터뷰에서 "사법체계에 대한 신뢰를 잃은 지 오래다"라고 밝혔다. 우산혁명의 주역이자 지난해 송환법 시위를 지원했던 그는 이달 불법집회 혐의로 구류 처분을 받고 수감됐다. 웡은 "나와 동료들이 감옥에 있다고 해서 홍콩의 민주화 운동이 중단되지 않을 것"이라며 중국이 세계 자유의 위협이라고 주장했다. 웡에 대한 판결은 다음달 2일 예정되어 있으며 유죄 판결이 내려진다면 최대 5년의 징역형이 예상된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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