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까지 브렌트유 배럴당 50~55달러 전망
2026~2027년에도 60달러까지 상승하는데 그칠 것
"코로나發 수요위축 및 화석연료 규제 영향 반영"
他석유업체들도 줄줄이 장기 전망 하향
(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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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미국 최대 석유업체 엑손모빌이 코로나19에 따른 유가 충격이 10년 상당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엑손모빌은 다른 석유업체들과는 달리 시장의 끊임없는 요구에도 그간 유가 전망을 공개하지 않아 이목이 쏠리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5일(현지시간) 단독 입수한 엑손모빌의 내부 문건을 인용해 “이 회사는 앞으로 7년 동안 유가가 11~17% 하락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코로나19 여파가 향후 10년 간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장기 유가 전망을 대폭 낮췄다”고 보도했다. 입수한 문서는 지난 9월 작성된 것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엑손모빌은 다른 석유업체들과는 달리 투자자들의 강력한 요구에도 그간 유가 전망을 공개한 적이 없다. 엑손모빌 측은 사업 계획을 수립할 때 다양한 유가 전망을 반영한다면서 여전히 자료 공개를 거부하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엑손모빌은 브렌트유 기준 오는 2025년까지 유가가 배럴당 50~55달러 사이에서 움직이고, 2026년과 2027년에는 배럴당 60달러 수준까지 오르는데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지난해 전망치인 62달러, 72달러에서 대폭 하향 조정한 것이다.
브렌트유는 현재 배럴당 47달러 수준에서 움직이고 있다. 그나마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따른 기대감이 커지면서 상승한 것이지만 손익분기점으로 여겨지는 배럴당 60달러 수준에는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브렌트유 가격은 지난 수개월 동안 배럴당 40달러 언저리에서 등락을 거듭했으며, 한 달 전까지만 해도 40달러를 밑돌았다.
엑손모빌은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이 수요를 압박하는 현상이 장기간 지속될 것으로 분석했다. 아울러 미국을 비롯해 전 세계적으로 기후변화 대응 기조가 강화하면서, 화석연료 규제가 심화할 것이라는 우려도 영향을 끼쳤다고 WSJ은 설명했다.
다만 엑손모빌은 장기적으로는 사업의 미래를 낙관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석유 산업에 대한 투자 감소가 향후 공급 부족으로 이어져 자사 제품에 대한 수요는 늘어날 것이란 분석이다.
이와 관련, 대런 우즈 엑손모빌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기존 사업을 미룰 수는 있어도 취소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안정적인 사업기조를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석유 제품 수요는 앞으로도 탄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유가 전망을 공개하는 다른 석유업체들도 속속 장기 전망치를 낮추는 추세다. 로열더치셸은 지난 6월 유가 전망에서 브렌트유가 2022년 배럴당 50달러를 찍고, 이후 장기적으로 배럴당 60달러 수준에 머무를 것으로 봤다.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도 같은 달 장기 유가 전망치를 종전 70달러에서 55달러로 대폭 하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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