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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부신 첫 도전… 세계 1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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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영, 빨간 치마 입고 우승

머리 위에서 2008년산 돔페리뇽이 콸콸 쏟아졌다. 우승 기자회견을 하면서 김세영(27)은 “샴페인으로 샤워했다. 약간 취한 기분”이라고 했다. 6주 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메이저 우승을 처음 차지했던 김세영이 바로 다음 대회에 나가 또 우승했다. 동료들이 축하 샴페인을 진하게 퍼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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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영이 23일 미국 플로리다주 펠리컨 골프클럽에서 열린 펠리컨 위민스 챔피언십 최종 라운드에서 우승을 확정한 후 공을 들고 웃는 모습. 대회 마지막 날 빨간 바지를 즐겨 입던 김세영은 이날 빨간 치마를 입었다. 그는“14세 때부터 타이거 우즈를 따라 마지막 날 빨간 옷을 입었다”고 했다. /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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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플로리다주 펠리컨 골프클럽(파70·6268야드)에서 열린 펠리컨 위민스 챔피언십(총상금 150만달러) 최종 라운드를 김세영은 5타 차 단독 선두로 출발했다. 전날 3라운드에서 앨리 맥도널드(미국)가 12번 홀(파3) 홀인원을 기록하며 1타 차까지 따라붙자, 김세영은 14번 홀부터 4홀 연속 버디를 뽑아내 격차를 벌렸다. 4라운드에서도 둘의 차이가 9번 홀(파3)에서 3타 차까지 좁혀졌으나 김세영의 14번 홀(파5) 버디, 맥도널드의 16번 홀(파4) 보기로 다시 5타 차가 됐다. 18번 홀(파4)을 보기로 마무리한 김세영은 최종 합계 14언더파 266타를 쳐 맥도널드를 3타 차로 따돌렸다.

우승 상금 22만5000달러(약 2억5000만원)를 받은 김세영은 이번 대회에 불참한 박인비(106만6520달러·90점)를 제치고 상금(113만3219달러·약 12억6000만원)과 올해의 선수(106점) 랭킹 1위로 올라섰다. 평균 타수(68.1타)도 1위, 다승은 대니엘 강(미국)과 공동 1위(2승)다. 투어 통산 12승을 달성한 김세영은 박세리(25승), 박인비(20승)에 이어 한국 선수 중 셋째로 많은 우승 기록을 갖게 됐다. 11승을 올린 신지애와 공동 3위였다가 단독 3위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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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PGA는 ‘김세영은 더 이상 무명의 수퍼스타가 아니다’라는 기사를 홈페이지에 실었다. 2015년 데뷔 이래 한 해도 빠짐없이 우승해온 그는 “지난 여름부터 꾸준히 좋은 경기력을 유지해 골프 인생 최고의 해를 보내고 있다”며 “단순하게 생각하고 한번 결정하면 바꾸지 않는 것이 비결”이라고 했다. 지난 시즌 여자 골프 사상 가장 많은 상금(150만달러)이 걸린 최종전 투어챔피언십 우승 후 상승세를 타 “메이저 대회에서도 편안하게 경기할 수 있었다”고 했다. 메이저 대회인 위민스 PGA챔피언십에서 우승한 뒤론 “코스에 있을 때 정말 행복하다”고 한다.

김세영은 메이저 우승 후 귀국해 한 달간 머물다 돌아갔다. 방 안에서 자가 격리하는 동안 골프 생각은 잊고 가족들이 방문 앞에 갖다주는 밥을 먹고 영화 보고 친구들과 전화로 수다 떨었다. 대회 마지막 날 빨간 바지를 즐겨 입고 극적 승부를 펼쳐 ‘빨간 바지의 마법사’로 불려온 그는 이날은 빨간 치마를 입었다. “14세 때부터 대회 마지막 날 빨간 옷을 입었다. 타이거 우즈를 따라 했다”고 말했다. 대회 기간 중엔 ‘농구 황제’ 마이클 조던을 다룬 다큐멘터리 ‘라스트 댄스’를 봤다고 한다. “계속 전진해나갈 수 있는 영감을 얻었다”고 했다.

이제 김세영의 눈은 US여자오픈 우승과 세계 랭킹 1위를 향한다. 다음 달 10일 개막하는 US여자오픈 대회장(텍사스주 챔피언스 코스)에서 다음 주 연습 라운드할 계획이다. 이번 대회에서 1년 만에 복귀전을 치른 세계 1위 고진영(25)은 공동 34위(3오버파)에 머물러 세계 2위 김세영과의 격차가 줄었다. 김세영은 “올해 가장 큰 목표는 올림픽 금메달이었지만 세계 1위로 목표를 수정했다”고 말했다. ‘최근 몇 년간 고진영, 박성현(27) 등 동료들에게 관심이 집중돼 스스로를 증명해야 한다는 부담을 느꼈느냐’는 기자회견 질문에 김세영은 “아니라고 하면 거짓말”이라면서 선의의 경쟁을 다짐했다.

“우린 아주 좋은 라이벌이죠. 훌륭한 경쟁자가 있으면 더 발전할 수 있어요. 다 같이 계속 잘해나가야죠.”

[최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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