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가 친정” 답변으로 우려 불식
문화·체육·관광업계 코로나 직격탄
국난 상황서 근본대책 내놓기 힘들어
도쿄올림픽 남북단일팀 기대하지만
일본 흔쾌히 생각하지 않는다는 느낌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장인 도종환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지난 2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만나 문화·체육·관광 분야와 당 싱크탱크인 민주주의4.0 출범 등 정치 현안에 대해 들었다. 이상섭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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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담 : 이형석 정치부장
“굶어죽느니 코로나 병에 걸려 죽는게 차라리 낫겠다고들 하네요. “
지난 2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만난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장인 도종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본지 인터뷰를 위해 자리에 앉자마자 걱정부터 앞세웠다. 이날 바로 앞서 서울 소공동에서 열린 대한상공회의소 관광산업위원회 회의에 막 다녀온 길이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한 타격이 가장 큰 곳이 도 위원장의 소관 분야다. BTS와 봉준호 감독 영화 ‘기생충’으로 대표되는 한국 대중문화와 한류를 타고 상승기류였던 관광·여행업이 코로나19로 큰 타격을 받았다며 도 위원장은 관련 분야 통계를 일일이 짚었다.
도 위원장은 문재인 정부에서 초대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으로 약 2년을 재직했고, 21대 국회에서 문화체육위를 맡았다. 문화부 장관으로선 평창동계올림픽을 성공적으로 치러냈고, 시인 출신의 의원으로서 도서정가제 등 문화예술 관련 여러 입법을 주도해왔다. 피감기관(문화부) 수장이었다가 감사기관이 됐으니 감사가 제대로 될 수 있겠느냐는 우려에 도 위원장은 “친정은 국회”라며 어느 하나 소홀할 수 없다고 말했다. 도 위원장으로부터 문화체육관광 분야의 코로나19 대책부터, 남북관계의 돌파구가 될 것으로 기대받고 있는 내년의 도쿄하계올림픽 등에 대한 여러 이야기를 들었다.
- 코로나19로 인해 가장 큰 타격을 입은 업계가 문화·체육·관광업계인 듯하다.
▶여행업계 종사자들을 만나니 “굶어죽느니 코로나 병 걸려 죽는게 낫지 않겠냐”고 말하더라. 관광·항공업계는 셧다운 상태나 마찬가지고 국내 영화관광객은 통계치가 의미가 없을 정도로 82% 가량이 줄었다. 해외 관광객은 98~99%가 사라졌다. 어느 분야보다 고민이 많다.
- 핵심적인 대책이나 묘안이 있나?
▶정부가 고용 유지를 위해 고용유지지원금을 지급, 업계 융자금 상환 등을 유예, 재난지원금 성격의 지원도 하지만 위기 상황에서 긴급히 내놓은 대책으로 근본적 해결책이 되지는 못한다. 국난 위기 상황에서 근본적 대책을 내는 거 자체가 쉽지 않다.
한 예로 항공업계는 ‘트레블 버블’을 시행해달라고 요구한다. 싱가포르, 호주, 대만 등 코로나에 걸리지 않은 청정한 국가들과의 여행을 허용해달라는 것이다. 또한 14일간의 자가격리 기간을 단축해달라는 요구도 한다. 하지만 근래 확진자가 연속해서 300명 이상씩 나오는 상황에서 방역 당국이 이런 결정을 내리기 쉽지 않을 뿐더러, 해외 상황은 더 악화되고 있다.
- 업계 종사자들이 ‘위드코로나’ 시대를 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백신, 신속 진단 키트, 그리고 치료제가 모두 해결돼야 한다. 다행히 백신과 치료제 확보가 가시권에 들어오고 있다. 내년 1월까지 상용할 수 있는 백신이 10개에서 15개국에서 나올 것이다. 하지만 무증상 감염자에게 백신을 놓으면 쇼크가 올 수 있기 때문에 전 국민을 진단할 수 있는 신속 진단 키트가 필요하다. 또한 미국식품의약국(FDA)에서 승인한 ‘릴리’사의 치료제에 이어 우리나라 업체에서도 치료제가 나와 12월 하순쯤 긴급 사용 승인이 내려질 것이다. 이렇게 내년 1/4분기까지 근본적 해결책이 마련되면 그 이후 업계 집중적인 대책 마련과 지원이 논의 가능하다.
- 문화예술인고용보험제도는 잘 정착될 것 같은가.
▶현재 예술인 복지재단에서 문화예술인들의 활동을 증명하는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예술인 활동 증명에 대한 내부 규정이 있고 그걸 통해 예술인 활동을 증명해주는 제도다. 문화예술인고용보험제는 처음 해보는 것이기 때문에 많은 시행착오가 나올 수 있다. 청와대와 정부에서 추진하는 전국민고용보험제보다도 먼저 문화예술인고용보험제를 적용하려고 하는 건 내가 장관 시절인 3년 전부터 준비했기 때문이다. 아직 많은 홍보가 필요하다.
- 출판업계 현안인 ‘도서정가제’는 어떻게 정리됐나?
▶도서정가제는 현행 10%에 5%는 마일리지로 쌓이는 안을 유지하기로 정리가 됐다. 책과 웹툰·웹소설을 저렴하게 보게 해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 동의가 20만명을 넘었지만 서점·출판 생태계를 유지하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는 데에서 나온 결론이다. 도서정가제를 유지했기 때문에 그나마 30대 젊은이들이 창업을 하며 2030 취향에 맞는 서점이 유지되고 있다. 단, 출판업계와 함께 ‘재정가 페스티벌’과 같은 정가 인하 행사를 개최해 소비자들이 저렴한 가격으로 다양한 양서를 구매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예정이다. 정가변경 허용기준을 현행 18개월에서 12개월로 완화하는 법안도 발의했다.
-내년 도쿄올림픽에서도 평창올림픽과 같이 극적인 단일팀이나 공동입장이 가능할까?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서는 지금과 같은 코로나 상황이 지속되면 내년으로 연기된 올림픽을 개최하지 않는 안도 검토하는 것 같다. 장관으로 있을 때 4개 종목에서 남북 단일팀을 만드는 등 도쿄올림픽 문제를 IOC 위원장과 협의한 바 있다. 코로나만 종식된다면 내년 초 예산을 거쳐서라도 한 두팀의 단일팀이라도 이뤄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문제는 북한과 함께 일본의 전향적인 태도다. 일본은 썩 흔쾌히 생각하지 않는다는 느낌을 받고 있다. 남북이 단일기를 들고 들어가는 것도 불편해할 것이다. 하지만 전쟁을 하다가도 멈추고 평화로운 분위기 속에서 경기를 하는 것이 올림픽 정신이다. 북한과 일본이 적대적인 관계라 불편하다 하더라도 주체국이 올림픽이 추구하는 평화 가치를 꺾으면 안 된다고 본다.
- 단일팀에 대해 젊은층은 ‘공정’의 가치가 훼손된다고 생각할 수 있다.
▶사람들은 평창올림픽 남북 단일팀 결성 당시 북한 선수가 들어왔기 때문에 우리 선수 중 못 뛴 선수들이 있었을 거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실제로 못 뛴 선수는 없었다. 불공정을 당한 선수가 없었다는 말이다. 협상 과정에서 선수들과 코치의 의견을 제일 우선순위에 뒀다. 단일팀을 만들어 교류하면 국가의 운명을 바꾸는 중요한 결정이 된다는 것까지 이해해줬으면 좋겠다. 정리=홍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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