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국생명 김연경이 22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2020-2021 V리그 여자부 현대건설과 경기 3세트에서 득점에 성공한 뒤 세터 이다영을 가리키고 있다. 인천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
[인천=스포츠서울 김용일기자] “사실 그 논란 이후 조금 자제하려고 한다.”
김연경(32)은 특유의 화끈한 득점 세리머니가 최근 들어 줄어든 것을 묻자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그는 22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V리그 2020~2021 여자부 현대건설과 홈경기에서 17득점(공격성공률 44%)을 해내면서 세트스코어 3-0(25-17 25-14 25-23) 승리를 이끌었다. 흥국생명은 김연경과 이재영(14득점) 쌍포가 31득점을 합작하면서 여자 프로배구팀 최초로 개막 이후 8연승을 달렸다.
김연경은 이날 변함없이 승부처마다 송곳 같은 공격으로 코트를 지배했다. 다만 늘 우렁찬 목소리와 큰 동작으로 세리머니를 펼치며 동료에 힘을 불어넣었던 그의 모습을 크게 찾기 어려웠다. 김연경은 경기 직후 기자회견에서 작아진 세리머니와 관련해 지난 11일 GS칼텍스전에서 불거진 ‘비매너 논란’을 의식한 행동이라고 털어놨다. 그는 “GS칼텍스전 이후 논란이 컸고 지금도 그 얘기가 나오지 않느냐. 신경이 안 쓰인다고 하면 거짓말”이라며 “많이 힘들었는데 최대한 신경 안쓰고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려고 노력했다. 다만 (이후 세리머니가) 조심스러운 게 사실”이라고 했다. 당시 그는 5세트 공격이 풀리지 않자 네트를 잡아당기는 행위를 했다가 뭇매를 맞았다.
김연경은 “기존에 내 경기를 보신 분들은 ‘(경기 중) 액션이 작아졌다거나 세리머니를 덜 한다고 느낄 수 있는데 솔직히 생각하면서 경기한다”며 “최대한 논란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할 것 같다”고 말했다. 거센 논란에도 최대한 티를 내지 않았지만 크게 마음고생 했음을 언급했다.
김연경은 이날 개인통산 600백어택 득점과 2500공격 득점 기록을 세웠다. 그는 “지금 얘기듣고 알았다”고 웃더니 “4년 뛰고 (해외로 나갔다가) 올해로 5번째 V리그에서 보낸다. 그런데도 많은 득점을 한 것을 보니 열심히 한 것 같다. 앞으로도 또다른 기록을 세우고 싶다”고 말했다. 코트 안팎에서 리더 구실을 하는 그는 ‘유럽에서 주장으로 뛸 때와 다른 역할’을 묻자 “확실히 다르다”며 “유럽에서는 외국인 선수 대부분 프로페셔널한 면이 많아서 코트에서 집중력 등 경기 상황에 관한 것만 이끌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은 경기 외에도 선수의 마인드나 생활 등 여러가지 얘기해줘야 한다. 기술적인 부분도 마찬가지”라고 강조했다.
스스로 70~80% 컨디션이라고 말한 김연경은 “사실 지난 1월 올림픽 예선 끝나고 복근 부상으로 시즌 전까지 전혀 못 뛰었다. 걱정이 컸는데 컨디션이 많이 올라온 것 같다”고 했다. 흥국생명이 개막 8연승을 기록한 것과 관련해서는 “언제든 질 수 있다. 이를 인지하고 졌을 때 어떻게 극복하고 다음 경기에서 이기느냐가 중요하다. 그게 강한 팀에 주어진 역할”이라면서 “마지막에 웃는 팀이 되고 싶다”고 리더답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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