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국제해양포럼서 독일 통일 경험 전하며 한반도 문제 진단
답변하는 요슈카 피셔 전 독일 부총리 겸 외무부장관 |
(인천=연합뉴스) 신민재 기자 = 요슈카 피셔(72) 전 독일 부총리 겸 외무장관이 경색된 남북관계의 진전과 북한 핵문제 해결을 위해 인내심 있는 협상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피셔 전 장관은 유럽 68혁명 세대로서 좌파 운동을 이끌다 녹색당의 간판 정치인으로 성장했으며 사민당(SPD)과 연정을 통해 1998∼2005년 부총리 겸 외무장관을 지낸 인물이다.
그는 20일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린 제1회 인천국제해양포럼 '남북물류' 특별세션에서 사전 녹화한 영상 인터뷰를 통해 올해로 30주년을 맞은 독일 통일이 오늘의 남북관계에 주는 시사점을 전했다.
피셔 전 장관은 "동·서독이 통일할 수 있었던 결정적 요인은 소련의 붕괴였지만, 두 개의 독일이 통일할 수 있었던 잠재력으로 공통의 언어·역사·문화와 같은 동질성이 있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남북관계에 대해 "과거 동·서독과 지금의 남·북한 대립을 비교하면 남북 간 대립이 훨씬 더 근본적이고 부정적인 듯하다"며 "특히 한국의 문제를 정말로 심각하게 만드는 것은 북핵 문제"라고 진단했다.
'물류협력으로 남북이 하나 되는 길은?' |
그는 향후 남북관계에 영향을 미칠 중요한 대외요인으로 미중관계를 꼽았다.
피셔 전 장관은 "미국과 중국의 대결이 한반도 문제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지가 중요하다"며 "그것이 부정적일지 아니면 긍정적일지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잠재적 대결 가능성이 있는 중국과 대만 사이의 양안관계와 지역 강대국인 일본도 한반도 문제에 영향을 줄 것"이라며 "힘든 길이지만 다른 대안이 없는 이 평화의 길을 가기 위해 필요한 인내심을 바탕으로 모든 것이 성공적으로 이뤄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발언하는 정세현 민주평통 수석부의장 |
정세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전 통일부 장관)이 좌장을 맡아 진행한 이날 특별세션에서는 이성우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 종합정책연구본부장이 한반도 물류체계 구축 방향과 과제를 발표했다.
이 본부장은 "대북 제재가 해제된 이후 북한의 항만들과 인천·광양·부산항을 연계하는 연안해운이 활성화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과거 한강 수운의 역할 복원을 통한 수도권 해륙물류체계 구축도 생각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경기만을 중심으로 남북이 연결될 경우 덴마크 코펜하겐-스웨덴 말뫼항 통합 항만공사(CMP)와 같은 '2국 1항만공사' 체계인 가칭 '통합 한반도항만공사' 설립 방안을 제시했다.
sm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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