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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7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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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방지게" 공무원에 삿대질 고성…CCTV 속 충남 도의원 갑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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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도의회 김득응 의원 "도민·공직자에 죄송"

감사과정서 손가락질과 고성, '턱스크'로 질의

공무원노조 "비애감 느낀다" 윤리위 회부 요청

충남도 행정사무감사 과정에서 공무원에게 막말을 한 충남도의원이 결국 사과했다. 공무원노조의 반발과 여론이 악화하자 기자회견을 자청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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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도 행정사무감사 과정에서 공무원들에게 막말을 했던 충남도의회 김득응 의원이 19일 오전 기자회견을 갖고 사과하고 있다. [사진 충남도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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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도의회 김득응 도의원(천안1·더불어민주당)은 19일 오전 충남도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부적절한 발언으로 도민께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며 “특히 공직자와 당시 감사장에 있던 분들에게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김 의원은 “충남도의회 행정사무감사가 저평가되고 도민의 걱정거리가 된 점을 깊이 반성한다”며 “모든 언행에 신중을 기하고 의정활동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지난 6월 충남도의회 농수산해양위원회가 진행한 충남도 농림축산국 대상 행정사무감사에서 충남도가 올해 처음 지급한 ‘농어민수당’과 관련해 질의했다. 이 과정에서 김 의원은 답변에 나선 국장에게 “그런 핑계 대지 마, 뭔 답변이야”라고 반말로 지적했다. 손가락질은 물론 고성으로 윽박지르기도 했다.

그는 또 담당 국장이 자신이 지적한 내용을 설명하자 “국장이 도지사를 믿고 질문에 동문서답하는 거야?”라고 강하게 질책했다. 이 자리에 배석한 팀장급(5급) 직원이 국장의 답변을 돕고 나서자 “아이 건방지게, 발언권도 없으면서”라고 소리를 지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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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일 열린 충남도의회 농수산해양수산회의 행정사무감사 도중 김득응 도의원(노란색 원)이 답변에 나선 공무원에게 막말을 하고 있다. [사진 충남도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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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모습은 감사장에 설치된 폐쇄회로TV(CCTV)에 그대로 녹화됐다. 영상에는 김 의원이 마스크를 턱에 걸고 질의하는 모습이 담겼다. 김 의원은 2018년에도 충남신용보증재단행정사무감사 도중 ‘OO치고 있네, O같네”라는 욕을 해 물의를 빚었다.

농수산해양위원회 행정사무감사 도중 “피감기관인 충남도의 불성실한 자료 제출과 상반된 답변으로 일관한다”는 도의원들의 지적에 감사중지 사태가 발생하기도 했다. 결국 김용찬 행정부지사가 상임위를 방문해 유감의 뜻을 전달했다.

충남도공무원노조는 김 의원의 막말과 갑질 사태가 알려지자 지난 18일 충남도의회 김명선 의장을 찾아 “인격살인 수준의 모욕감으로 매우 당혹스럽고, 직원들도 비애감을 느꼈다”고 항의했다. 공무원노조는 의회 차원에서 김 의원을 윤리위원회에 회부해 줄 것도 요청했다.

이에 김 의장은 “윤리위 회부는 도의원들이 모두 모여서 논의해야 할 중대한 문제”라며 “도의회 차원에서도 (김득응 의원 문제와 관련해) 공식적으로 사과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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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도의회 상임위원회 행정사무감사 과정에서 공무원들에게 막말을 했던 충남도의회 김득응 의원이 19일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사과하고 있다. [사진 충남도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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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의원의 막말 사태와 관련, 충남도청 내부에서는 “해명이나 설명할 기회도 주지 않고 무조건 윽박지르고 소리부터 지르고 본다”, “갑질이 몸에 밴 의원들이 적지 않다”, “이런 인격모독을 당하려고 공무원이 됐는지 회의감이 든다”는 반응이 나온다.

홍성=신진호 기자 shin.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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