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디(왼쪽)와 이승현. 넘어지는 선수는 삼성 이관희. |
(서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프로농구에 새로운 '산성'이 하나 또 생겼다.
지난 11일 울산 현대모비스와 트레이드를 통해 국가대표 출신 센터 이종현(26·203㎝)을 영입한 고양 오리온이 최근 이승현(28·197㎝), 제프 위디(30·211㎝)까지 3명을 동시에 기용하면서 '오리온 산성'이 구축됐다.
위디가 아닌 디드릭 로슨(23·202㎝)이 이승현, 이종현과 함께 뛰어도 '빅 라인업'으로 부르기에 손색이 없는 높이다.
프로농구에서 '산성'(山城)의 원조는 역시 '동부산성'이다.
원주 DB가 예전 팀 명칭인 원주 동부로 리그에 참여할 당시 김주성(205㎝)과 윤호영(197㎝), 로드 벤슨(206.7㎝)이 동시에 뛰면서 엄청난 위력을 자랑할 때 붙은 별칭이 바로 '동부산성'이었다.
지난 시즌 김종규(207㎝)와 치나누 오누아쿠(206㎝)가 윤호영과 호흡을 맞추면서는 'DB산성' 또는 '동부산성-시즌 2'로 불렸다.
이승현·이종현 '한솥밥' |
이종현의 트레이드 이후 만들어진 '오리온 산성'은 14일 서울 삼성, 16일 인천 전자랜드와 경기에 가동됐는데 오리온은 두 경기에서 연달아 승리를 따내며 8승 7패, 승률 5할을 넘겼다.
이 세 명에 가드 이대성(30·190㎝)과 슈터 허일영(35·195㎝)이 같이 뛰면 5명 전원이 190㎝ 이상으로 채워진다.
위디는 16일 전자랜드와 경기에서 승리한 뒤 인터뷰에서 "이종현이 합류하면서 팀 분위기도 새로워졌다"며 "특히 이종현이 높이는 물론 패스 능력까지 갖춰 호흡이 잘 맞는다"고 말했다.
이종현 역시 "위디는 수비와 리바운드가 뛰어나고, 로슨은 공격 능력이 있기 때문에 스타일이 다르지만 든든하다"며 "(이)승현이 형과는 같이 뛰면 워낙 잘 맞는다"고 새 팀에서 결성된 '빅 라인업'에 만족감을 나타냈다.
오리온은 삼성, 전자랜드와 경기에서 모두 리바운드, 페인트 존 득점에서 우위를 보였다.
특히 공격 리바운드에서 삼성전 16-10, 전자랜드 전 16-8 등으로 제공권을 장악했다.
또 한 명이 밖에서 골밑의 선수에게 패스를 넣어주며 득점을 올리는 장면도 자주 나왔다.
위디(왼쪽)와 이종현. |
다만 높이의 위력이 세진 만큼 스피드가 떨어지는 등의 문제는 12월 초까지 휴식기에 오리온이 풀어야 할 과제다.
강을준 오리온 감독은 16일 전자랜드를 꺾은 뒤 "어설픈 높이로 이겼다"고 말했다.
높이의 위력은 있지만 아직 전체적인 조직력 면에서는 고쳐야 할 점이 많다는 의미다.
"지역 방어를 설 때 위치 선정 등 짧은 기간이지만 연습한 것이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는 것이 강 감독의 진단이다.
강 감독은 "경기 중에 시너지 효과가 나오면 모르지만 빅 라인업을 오래 서기는 쉽지 않다"며 "브레이크 기간에 하나씩 맞춰 나가겠다"고 밝혔다.
위디는 "KBL은 미국프로농구(NBA)와 달리 수비자 3초 규정이 없기 때문에 큰 선수들로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말했고, 이종현 역시 "우리 팀은 빅 라인업 외에 다양한 멤버 구성이 가능하기 때문에 큰 선수들로 뛰는 것은 하나의 옵션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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