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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中 신냉전 가속화되는데…'인도·태평양' 의미 축소한 靑

머니투데이 최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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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中 신냉전 가속화되는데…'인도·태평양' 의미 축소한 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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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최경민 기자] [the300]인도·태평양 자체가 '중국견제' 의미…'전략'이냐 '지역'이냐 의미없어]

[필라델피아=AP/뉴시스]조 바이든 미 대통령 당선인이 부인 질 여사와 함께 11일(현지시간) 재향군인의 날을 맞아 미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에 있는 한국전쟁 참전 기념비를 찾아 헌화하고 있다. 바이든 당선인은 앞서 재향군인의 날 기념 성명을 내고 "우리나라를 위해 싸운 모든 이가  영웅이며 우리는 그들에게 갚을 수 없는 빚을 지고 있다"라고 참전용사들에게 감사와 존경을 표했다. 2020.11.12.

[필라델피아=AP/뉴시스]조 바이든 미 대통령 당선인이 부인 질 여사와 함께 11일(현지시간) 재향군인의 날을 맞아 미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에 있는 한국전쟁 참전 기념비를 찾아 헌화하고 있다. 바이든 당선인은 앞서 재향군인의 날 기념 성명을 내고 "우리나라를 위해 싸운 모든 이가 영웅이며 우리는 그들에게 갚을 수 없는 빚을 지고 있다"라고 참전용사들에게 감사와 존경을 표했다. 2020.11.12.


동아시아의 역학구도가 '미중 신냉전'을 향해 흘러가고 있다. 미국의 바이든 행정부가 출범하면 이같은 경향은 가속화될 것으로 관측된다. 미국이 중국을 견제하는 핵심 키워드는 '인도·태평양'이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는 '인도·태평양'의 의미를 '전략적'인 것에서 '지리적'인 것으로 축소하는 듯한 메시지를 내고 있다.


中 겨냥한 용어 '인도·태평양'



2018년 5월 31일. 미국 태평양사령부의 명칭이 '인도·태평양 사령부'로 바뀌었다. 71년만의 변화였다. 트럼프 행정부 이후 '아시아·태평양 지역'을 '인도·태평양 지역'으로 바꿔 불러온 것이, 공식적인 명칭으로 굳어진 사례였다.

인도·태평양 지역은 인도, 호주, 한국 등 동북아, 일본까지 포괄하는 개념이다. 간판에서부터 중국과 인구가 비슷한 인도의 비중을 높였다. 인도와 일본을 양축으로 대중 포위망을 구축해 중국을 압박하겠다는 미국의 전략적 의도가 담겼다는 게 국내외의 중론이었다.


미국도 이런 취지를 굳이 숨기지 않았다. 제임스 매티스 당시 미 국방장관은 태평양사령부의 개명과 관련해 "인도·태평양은 많은 벨트(belt)와 길(road)을 갖고 있다"고 언급했다.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 육해상 실크로드) 정책의 영문명이 'belt and road'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드러난다.

이같은 기조는 계속 이어져왔다.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부장관은 지난 8월 '미국-인도 전략 파트너십 포럼'에서 "인도-태평양 지역(region)에는 나토(NATO, 북대서양조약기구)와 같은 강력한 다자협력체가 없다"고 말했다. 중국에 대항하기 위한 '아시아판 나토' 구상을 설파할 때도 '인도-태평양 지역'이 거론된 것이다.


바이든 "인도·태평양 린치핀" 의미 축소한 靑



문재인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 간 첫 정상통화(지난 12일)에서 '인도·태평양'이 거론됐다. 바이든 당선인은 "한국이 인도·태평양 지역의 핵심축(linchpin)"이라고 못박았다. 바이든 당선인 측은 이 대목을 이번 통화 보도자료의 가장 첫 문장에 배치했다. 그만큼 가장 힘을 준 부분이었다는 것이다.

[서울=뉴시스문재인 대통령이 12일 청와대 관저 접견실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전화 통화하고 있다.(사진=청와대 제공) 2020.11.12.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문재인 대통령이 12일 청와대 관저 접견실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전화 통화하고 있다.(사진=청와대 제공) 2020.11.12. photo@newsis.com


다자안보를 중요시하는 바이든 당선인의 스타일, 중국 견제를 담은 '인도·태평양' 개념 등을 고려했을 때 메시지는 분명했다. 공고한 한미일 3각 협력을 바탕으로 중국에 대한 견제 수위를 높이겠다는 것이다.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미국이 추구하는 다자안보에 한국이 핵심적 역할을 해달라는 요청이었다는 해석이 나왔다.


그런데 청와대는 갑자기 바이든 당선인의 멘트인 '인도·태평양 핵심축' 발언의 해설에 나섰다. 바이든 당선인이 인도·태평양 '전략(strategy)'이 아니라 '지역(region)'이라고 했으므로 중국을 겨냥한 메시지가 아니라는 것이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바이든 당선인이 언급한) 인도·태평양은 해당 지역을 지리적으로 표현한 것이지 ‘인도·태평양 전략’과는 무관하다"라며 "‘반중전선’을 강조했다는 일부 보도 또한 사실이 아니다. 바이든 당선인은 전혀 중국과 관련한 발언을 하지 않았고, 그런 뉘앙스의 언급도 없었다"고 설명했다.

서주석 청와대 국가안보실 제1차장도 지난 13일 국회에 출석해 바이든 당선인의 메시지와 관련해 "인도·태평양이라는 지역에서 한미동맹이 중요한 존재라는 것을 강조한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쌩뚱맞은 靑의 '바이든 해설'..현실직시를



'인도·태평양' 용어 자체가 어떤 상징적 의미를 지니는지를 고려한다면, 청와대의 '해설'이 이상하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간판 자체가 '중국 견제'를 위해 '아시아·태평양' 대신 채택한 용어이기 때문이다. 전략(strategy)이든, 지역(region)이든 이 의미에는 변화가 있을 수 없다.

청와대가 바이든 당선인의 발언과 관련해 "중국과 관련이 없다"라고 하는 것은 정무적인 판단이 섞인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과 바이든 당선인의 첫 통화가 대립적인 메시지로 해석되는 것에 대한 부담감, 미중 사이에서 실리를 챙겨야 하는 어려운 상황에 대한 판단 등이 작용한 게 아니냐는 것이다.

[윌밍턴=AP/뉴시스]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이 7일(현지시간) 미 델라웨어주 윌밍턴에서의 대국민 연설을 마치고 부인 질 바이든과 함께 '엄지 척'을 하고 있다. 2020.11.08.

[윌밍턴=AP/뉴시스]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이 7일(현지시간) 미 델라웨어주 윌밍턴에서의 대국민 연설을 마치고 부인 질 바이든과 함께 '엄지 척'을 하고 있다. 2020.11.08.


실제 미국과 동맹을 강화하면서, 중국과 경제협력도 발전시킨다는 게 우리의 기본 전략이다. 서주석 차장은 "미국과 중국의 전략적 경쟁 시대다. 두 나라가 모두 전세계에서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는 나라"라며 "미중 간 협력이 더 잘 될 수 있도록 노력한다는 게 우리의 기본 입장"이라고 밝혔다.

그럼에도 미중 간 신냉전 구도가 심화되고 있는 상황을 정부가 애써 외면해서는 안 된다는 평가다. 바이든 행정부 출범 전에 중국의 시진핑 국가주석, 왕이 외교부장의 방한 등이 거론되며 한반도에서 미중갈등의 전초전 분위기가 감지되는 상황이기도 하다.

해외 석학들도 미중 신냉전 구도를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언급하고 있다. 토머스 프리드먼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는 최근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의 인터뷰에서 "냉전과 비슷한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한국에는 어려운 도전"이라고 말했다. 존 미어샤이머 시카고대 석좌교수는 지난 9월 "한국은 미중 사이에서 얇은 얼음판을 걷고 있지만, 앞으로는 어느 쪽이든 편을 들어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경민 기자 brow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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