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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벤투호 '깜깜이 코로나'에 속 타는 축구협회…대책 회의 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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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과 전문의 주치의로 동행…감염경로는 불확실

축구협회 "돈 때문에 원정 평가전 펼쳤다는 시선은 잘못"

연합뉴스

체온 측정하고 출국하는 파울루 벤투 감독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 1년 만에 어렵게 준비한 해외 원정 평가전에서 축구대표팀 선수 6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으면서 대한축구협회가 대책 마련에 분주하다.

축구협회는 16일 오전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홍명보 전무와 윤영설 의무분과위원장을 필두로 오스트리아 빈에서 대표팀을 관리하는 이정섭 홍보마케팅 실장 등이 화상으로 참석한 A대표팀 코로나19 확진 관련 대책 회의를 열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오스트리아에서 멕시코(15일), 카타르(17일)와 두 차례 평가전을 치르기로 하고 지난 8∼9일에 걸쳐 출국했다.

코로나19 상황에서 출국하는 만큼 축구협회는 물론 대표팀도 선수들의 방역에 신경을 많이 썼다.

국내에서 오스트리아로 떠난 선수들과 코치진들은 출국 72시간 전에 코로나19 진단검사를 받았고, 아무 이상이 나오지 않아 출국할 수 있었다. 오스트리아 현지에서 두 차례 더 검사를 받았고, 귀국 이후에도 한 차례 더 검사를 받기로 했다.

여기에 오스트리아 빈에 도착해서는 외부인과 접촉을 최소화하고자 호텔 한 층을 통째로 쓰고 있고, 선수단뿐만 아니라 스태프까지 모두가 1인 1실을 사용했다.

더불어 선수단에 손 씻기, 마스크 착용, 거리두기 등 방역수칙 준수를 강조하고, 숙소와 훈련장, 경기장 이외의 장소로는 절대 이동하지 않도록 단속했다.

특히 축구협회는 코로나19를 감안해 오스트리아 원정에 정형외과 전문의 대신 특별히 내과 전문의를 주치의로 대표팀에 대동시켰다.

해외파 선수들이 합류한 상황에서 대표팀은 국제축구연맹(FIFA) 규정에 따라 현지시간 12일 오후 5시 코로나19 유전자증폭(PCR) 검사 결과를 실시했고, 권창훈(프라이부르크), 이동준(부산), 조현우(울산), 황인범(루빈 카잔) 등과 스태프 1명이 양성 판정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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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리아 현지에서 PCR 검사를 받은 축구대표팀 선수들
[대한축구협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대표팀은 멕시코와 평가전(15일)을 하루 앞둔 14일 오후 4시 진행한 재검사 결과 김문환(부산)과 나상호(성남)가 추가로 양성 반응이 나오면서 총 6명의 선수가 코로나19에 걸리는 안타까운 상황을 맞았다.

출국 때부터 오스트리아 도착 이후까지 철저하게 방역 조치를 취했지만 결국 벤투호는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았다.

축구협회 관계자는 "출국 전부터 대표팀 주치의로 동행한 내과 전문의가 선수들과 직원들을 상대로 방역 지침에 대해 교육을 했다"라며 "현지에서 코로나19 양성 반응이 나온 선수들이 동요하지 않도록 주치의가 큰 역할을 해줬다"고 설명했다.

다만 감염 경로에 대해선 지금 상황으로는 단정하기 어렵다는 게 축구협회의 설명이다. 말 그대로 '깜깜이 전염'이다.

축구협회 관계자는 "오스트리아 현지에서 감염됐는지 판단도 어렵다는 게 주치의의 설명"이라며 "음성 판정을 받았던 선수가 잠복기 이후 발현이 됐을 수도 있다. 독일, 프랑스, 러시아 등에서 선수들이 모인 터라 사실상 역학 조사도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유럽파 선수들도 한국에서 출국한 선수들과 마찬가지로 72시간 전에 모두 검사를 받아 음성 판정이 나왔다"라며 "당시 음성이어도 현지에 와서 양성이 나올 수도 있다. 감염 여부를 100% 걸러내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전한진 사무총장은 "오늘 회의에서는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선수들을 빨리 귀국시키는 방안을 집중적으로 논의하고 있다"라며 "10일 동안 자가격리를 마친 뒤 재검사를 받아야 하는 상황이다. 이러면 애초 귀국 날짜를 넘겨 오스트리아에서 머물러야 한다. 국내에서 치료받도록 오스트리아 및 국내 방역 당국과 협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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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를 끼고 회복 훈련하는 손흥민
대한축구협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한편, 축구협회는 코로나19 상황에서 무리하게 해외 원정을 추진한 게 아니냐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 "단순하게 협회의 수입 때문에 경기를 치렀다는 일부의 지적은 잘못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축구협회 관계자는 "이번 평가전은 이미 3∼4개월 이전부터 준비해왔다. 코로나19 상황을 지켜보면서 10월 A매치 데이도 포기했고 11월에 경기를 치르기로 했다"라며 "카타르 월드컵 예선을 준비하는 코칭스태프에서도 해외 원정 평가전을 원했다. 유럽과 남미도 네이션스리그와 월드컵 예선을 치른 상황에서 어렵게 평가전을 추진했다"고 밝혔다.

그는 "첫 상대였던 멕시코와 경기를 원하는 나라들이 많았고, 우리가 어렵게 성사시켰다"라며 "경기를 준비할 당시 오스트리아는 상대적으로 유럽에서 코로나19 청정국가였다. 단순하게 돈 때문에 원정 평가전에 나섰다는 평가는 잘못된 시선"이라고 말했다.

horn9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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