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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이 임명제청한 대검 감찰부장 또 윤석열에 반발… “정진웅 직무배제 부당”

조선일보 이정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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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이 임명제청한 대검 감찰부장 또 윤석열에 반발… “정진웅 직무배제 부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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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수, 페이스북에 글 올려 논란
한동수 대검찰청 감찰부장이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대검찰청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0.10.22 국회사진기자단

한동수 대검찰청 감찰부장이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대검찰청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0.10.22 국회사진기자단


독직(瀆職) 폭행 혐의로 기소된 정진웅 광주지검 차장의 직무 배제에 반대한 것으로 알려진 한동수 대검 감찰부장이 1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검찰총장에 대하여 이의제기서를 제출한 이유’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며 대검 내부의 의사결정 과정을 공개해 논란이 되고 있다. 추미애 법무장관은 지난 12일 윤석열 검찰총장의 ‘정진웅 직무 배제’ 요청을 거부하고 오히려 정 차장을 기소한 서울고검을 감찰하라고 지시하면서, 한 감찰부장의 ‘직무 배제 반대’를 근거로 제시했다.

검찰 안팎에서는 “대검 감찰부장이 법무장관의 수족(手足)처럼 처신한다. 조국 전 장관이 사퇴 당일 굳이 그를 청와대에 임명 제청한 이유를 알 것 같다”는 비판과 함께 “한 감찰부장이 내부 의사결정을 공표한 것은 징계 사안”이란 지적이 나왔다. 검찰 관계자는 “대검 지침은 법무부가 감찰하지 않은 공무원에 대해선 총장이 공표 여부를 결정하게 돼 있는데 한 감찰부장이 이 지침을 어긴 것”이라고 했다. 판사 출신인 한 감찰부장은 법원 내 진보 성향 판사 모임인 ‘우리법연구회’에서 활동했었다.

한 감찰부장은 이날 페이스북 글에서 “이 건(정진웅 독직 폭행 사건)은 영장 집행 과정에서 일어난 실력 행사로, 향후 재판에서 유무죄 다툼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되는 점, 피의자(한 검사장)에 대한 수사와 정 차장검사가 직관하는 (이동재 전 채널A 기자) 재판에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대검 부장회의에서 정 차장 직무 배제 관련 논의를 하자는 자신의 건의가 받아들여지지 않은 상태에서 직무집행정지 요청 공문이 작성돼 법무부에 제출됐다고도 했다.

이에 대해 한 검찰 관계자는 “참모인 감찰부장이 총장 위에 있는 것도 아니고 그의 의견을 듣고 말고는 총장 권한에 속한다”면서 “더구나 유무죄 다툼이 예상되니 독직 폭행으로 기소된 검사가 업무를 계속하도록 놔두자는 황당한 주장을 어떤 총장이 받아들이겠느냐”고 했다. 이 사안에 대해선 친(親)정부 성향 검찰 간부들이 지휘하는 법무부 검찰국 내부에서도 ‘직무 배제가 타당하다’는 의견이 제시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동수 감찰부장은 지난 4월 윤 총장 재가 없이 한동훈 검사장에 대한 감찰을 개시하려다 윤 총장 지시로 대검 인권부에 조사를 넘기기도 했다. 그는 이날 페이스북 글에서 당시 상황에 대해 “아픈 기억”이라고 했다. 그러나 한 일선 검사는 “이후 추 장관의 지휘권 발동으로 독자적 권한을 부여받은 서울중앙지검은 ‘검·언 유착’ 수사에 실패했고, 채널A 기자 휴대전화와 노트북 압수수색은 위법하다는 대법원 결정이 나왔으며 또 추 장관이 지시한 법무부의 한동훈 감찰도 지지부진한 상황은 왜 모른 척하느냐”고 했다. 또한 추 장관이 올 들어 한동훈 검사장에 대해 세 차례 좌천 인사를 하고 지난 6월 채널A 사건으로 기소도 안 된 한 검사장을 직무 배제시킨 것과 비교해도 형평성에서 크게 차이가 난다는 지적이다.

한편 정 차장검사에 대한 첫 재판이 오는 20일 열린다. 피고인 출석 의무가 없는 공판준비기일이라 정 차장검사는 출석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정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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