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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우리들의 문화재 이야기

김원·박정자·백건우·조정래, 문화유산을 따라 걷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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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다큐온-특별한 가을 기행' 내일 방송

(서울=연합뉴스) 이정현 기자 = KBS 1TV '다큐온'은 오는 13일 밤 10시 50분 건축가 김원, 연극배우 박정자, 피아니스트 백건우, 소설가 조정래가 출연하는 '특별한 가을 기행 세 개의 길을 걷다'를 방송한다고 12일 예고했다.

우리 시대 문화계를 끌어온 네 명의 명사는 오래된 것들의 아름다움, 역사의 숨결을 간직한 채 시간 속에 살아남은 문화유산의 가치와 미학을 찾아 길을 나선다.

첫 번째 여정은 전북 고창, '소릿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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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온-전북 고창 소릿길
[KBS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단풍이 아름다운 선운산과 풍천장어로 유명한 고창은 풍류의 고장으로 알려져 있다. 조선 후기 판소리 연구가 신재효는 이 지역에서 판소리 여섯 마당을 집대성했다. 읍성에는 신재효가 살았던 옛집도 남아 있다.

고창은 문학의 산실이기도 하다. 미당 서정주는 고향 질마재에서 '나를 키운 것은 팔 할이 바람이다'라는 유명한 구절을 남겼다. 김원이 설계한 서정주 문학관은 바닷바람과 산바람이 만나는 길목에 있다. 박정자와 함께 시인을 키운 바람을 느껴본다.

소릿길은 전남 보성으로 이어진다. 보성에는 김원이 설계한 '태백산맥 문학관'이 있다. 이곳에서 조정래와 김원은 '태백산맥'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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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온-백제 고도의 길
[KBS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두 번째 여행길 '백제 고도의 길'은 1천400년 전 시작됐다.

금강 옆 공산성은 웅진 백제의 수도였다. 판축 기법으로 지어진 이 성은 천 년의 시간이 흐른 지금까지도 단단한 형태를 유지하고 있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이 된 공산성의 면모와 그곳에 얽힌 역사적 이야기를 살펴본다.

공산성에 올라서면 높이 솟은 십자가 하나가 눈에 띈다. 김원이 스스로 역작이라 강조하는 '황새바위 순교성지'다. 수많은 사람이 이름도 없이 죽어간 곳, 그 위에 세워진 작은 경당에서 고요한 가을 정취를 느껴본다.

마지막 여정은 '왕가의 길'이다.

박정자는 단풍이 곱게 물든 창경궁 경춘전을 찾았다. 연극에서 '혜경궁 홍씨' 역을 맡았던 그는 "혜경궁이 되기 전에는 경춘전을 알 수 없었다"고 한다. 경춘전은 혜경궁 홍씨가 정조를 낳은 곳이자, 말년에 '한중록'을 집필했던 전각이다.

정조는 비극적으로 아버지를 잃었지만, 그 아픔을 딛고 조선을 대표하는 개혁 군주가 되었다. 그는 자신의 개혁 의지를 담아 수원화성을 만들었다. 창경궁이 정조의 과거와 아픔을 상징한다면, 수원화성은 정조의 미래와 이상을 상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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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온-왕가의 길
[KBS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창경궁과 수원화성을 연결하는 지점에서 김원은 백건우와 만난다. 유럽의 유명한 도시를 모두 거친 백건우도 수원을 "역사적으로 의미 있는 곳"이라 말한다. 왕과 예술가가 사랑한 도시, 화성의 야경 위로 백건우의 피아노 선율이 흐른다.

제작진은 "문화재는 단순히 오래돼서가 아니라, 과거와 미래를 잇는 통로라는 점에서 그 가치와 의의가 있다"며 "문화유산은 우리의 '오래된 미래'"라고 기획 의도를 밝혔다.

lis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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