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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1 (수)

이슈 고유정 전 남편 살해 사건

노부부 은퇴자금 넣은 펜션, ‘고유정 사건’에 폐업…피해보상 어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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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고유정이 전 남편을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한 범행 현장인 제주의 한 펜션이 폐업했지만 피해 보상 길이 막막해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손수호 법무법인 현재 변호사는 지난 6일 인스타그램을 통해 고유정의 범행 장소로 쓰여 억울한 피해를 본 펜션 업주의 딱한 처지를 알렸다.

손 변호사는 “고유정의 무기징역형이 확정됐다. 의붓아들 살인은 인정되지 않았지만, 제주의 한 펜션에서 전남편을 계획적으로 살해한 사실이 인정된 결과”라며 “바로 그 펜션은 한 노부부가 노후 생활을 위해 은퇴자금을 쏟아부어 지은 곳”이라고 설명했다.

손 변호사는 또 “고유정이 그 펜션에서 참혹하게 사람을 죽였고 부주의한 언론 보도로 인해 어디 있는 어느 펜션인지 알려지고 말았다. 기존 예약이 다 취소됐고 새로 오는 사람도 끊겨서 결국 폐업해 지금까지 계속 버려져 있다”고 말했다.

손 변호사는 “사건 의뢰를 받고 고유정을 상대로 이길 수는 있지만, 고유정 명의의 재산이 없으면 실제로 손해배상을 받아내기는 어려울 수 있다고 솔직히 설명해 드렸는데, 의뢰인은 너무 억울해서 일단 진행하고 싶다고 했다”며 “이렇게 제주도에서 재판이 열렸고 승소했지만, 결국 고유정 명의의 별다른 재산은 없었다”고 밝혔다.

그는 “재판 전 이미 ‘구치소 영치금 채권’까지 가압류하는 등 모든 노력을 했지만, 고유정 가족이 나서 해결해주지 않는 한 사실상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세계일보

경찰이 지난 2019년 6월 1일 충북 청주시 한 아파트 주차장에서 고유정을 긴급 체포하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그는 “억울해서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시간과 비용을 들여 재판하고 있지만, 고유정은 재판에 나오지도 않는다”며 “이처럼 고유정 사건의 잘 알려지지 않은 피해자도 있다. 용서받기 힘든 일을 저지른 자에게 도대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답답하다”고 심경을 남겼다.

고유정은 이번 손해배상 1심 재판에서 패소하자 항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유정은 지난 5일 대법원에서 살인 등 혐의에 대해 무기징역 형을 확정받았다.

고유정은 2019년 5월 25일 제주 모 펜션에서 전남편을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한 뒤 사체를 은닉한 혐의다.

경찰은 당시 펜션 업주의 입장을 고려해 폴리스라인을 설치하지 않는 대신 10여일간 펜션을 임대해 현장을 보존하고 감식 활동을 벌였다.

제주=임성준 기자 jun2580@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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