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 예산, 2017년 15조→내년 30조
목표일자리 200개 중 100개가 노인일자리
[헤럴드경제=정경수 기자] 임시직·청년층 위주의 일자리 감소가 8개월째 지속되자 정부가 고용안정화 조치에 속도를 내기로 했다. 내년도 예산이 편성되는 1월부터 본격 지원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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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1일 오전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10월 고용동향에 대한 평가를 내놨다. 그는 "임시・일용직 위주(-32만명)의 감소세가 지속되고, 청년층(-25만명) 회복이 더딘 것은 늘 마음 아픈 부분"이라며 "다만 계절 조정된 취업자 수로 보면 코로나 재확산으로 9월 악화된 후 한 달 만에 5만4000명 증가로 돌아서 그나마 다행"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홍 부총리는 "코로나19 사태로 고용 상황의 어려움이 8개월여 지속된다는 사실을 엄중히 인식하고 있다"며 "그간 마련한 고용시장 안정 조치를 착실하게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가 언급한 '고용시장 안정 조치'는 내년 1월부터 본격 추진될 예정이다. 정부는 내년 일자리 예산으로 30조6000억원을 편성했다. 올해 25조5000억원 대비 20.0% 증가한 규모다.
재정지원 일자리사업 예산은 문재인 정부 이후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2017년 예산 규모가 15조9000억원에 불과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4년 만에 15조원(93%) 증가한 셈이다. 정부총지출 대비 비중도 2017년 4.0%에서 2021년 5.5%로 증가 추세에 있다.
30조원에 달하는 예산으로 총 200만개 이상의 일자리를 유지·창출한다는 계획이다. 일자리 1개를 만드는 데 3000만원씩 쓰는 셈이다. 목표 일자리 200만개 중 절반 이상인 103만개는 직접일자리 사업으로 만든다. 대부분 고령층에 제공될 예정이다. 보건복지부의 노인일자리 사업은 일자리 78만5000개를 공급하고 경찰청의 아동안전지키미, 문화체육관광부의 전통스토리 계승 및 활용 사업은 약 2만개를 제공한다.
나머지 97만개 일자리는 고용유지, 민간일자리를 통해 만든다는 목표다. 실제로 내년 일자리 예산 중 증가액이 가장 큰 사업은 실업급여다. 실업소득 유지 및 지원 사업에 올해보다 21.2% 늘어난 12조5000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그 뒤로 고용장려금(8조3000억원), 고용서비스(1조8000억원)이 크게 늘었다.
청년들에게는 인공지능(AI)과 소프트웨어(SW) 등과 관련한 디지털 일자리를 지원한다. 청년추가고용장려금 사업의 경우 내년에 1조2000억원이 편성됐다. 2019년 6700억원에 비하면 2배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청년디지털일자리 사업에도 4700억원을 쓴다.
대폭 늘어나는 예산 규모에 비해 구조적 실업에 대한 지원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내년도 일자리 예산에 대해 "디지털 뉴딜 등을 통해 산업구조 전환이 일어날 때 기존의 아날로그 기반 일자리가 감소할 것"이라며 "하지만 이들 실업자의 업종전환 및 재취업을 지원하기 위한 대책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구체적으로 '이노베이션 아카데미', 'K-디지털 트레이닝' 등 사업을 통해 디지털 교육 훈련을 제공할 뿐 기존 노동자들의 재취업을 돕는 지원은 미흡하다는 것이다.
게다가 단기 일자리로 인한 한계도 있다고 했다. 예결위는 4700억원이 투입되는 청년 디지털 일자리를 언급하며 "최대 지원기간이 6개월로 다소 짧게 설계돼 있다"며 "기업 입장에서는 신규 채용 청년을 단순 반복적인 업무에 투입할 가능성이 높고, 청년 입장에선 참여기간 종료 후 다시 실업상태에 처하게 될 것"이라고 봤다.
kwat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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