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박건우가 9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0 KBO리그 KT 위즈와 두산 베어스의 플레이오프 1차전 6회초 무사 KT 소형준을 상대로 타격을 하는 순간 배트가 부러지고 있다. 고척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
[고척=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대타쓰면 되지 뭐.”
두산 김태형 감독은 맺고 끊음이 확실하다. 벌어진 상황에 딱히 미련을 두지도 않는다. 타격감 저하로 9번 타순까지 내려간 박건우에 대해서도 있는 그대로 표현했다.
김 감독은 10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KT와 플레이오프(PO) 2차전을 앞두고 “(박)건우의 컨디션은 지금(9번 타순)이 딱 적당한 것 같다”고 냉정한 평가를 내렸다. 정규시즌 때는 공격 첨병 역할뿐만 아니라 해결사 노릇도 곧 잘 하지만 가을만 되면 고개를 떨군다. 올해도 준PO 두 경기에서 17타수 2안타 타율 0.118로 아쉬운 성적을 남겼고, 지난 9일 치른 PO 1차전에서도 2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다.
타선 전체가 유기적인 역할로 승리를 따내고는 있지만 박건우의 기세가 필요한 순간이 있기 마련이다. 그래도 김 감독은 “가을만 되면 타격 컨디션이 떨어지는 게 하루 이틀 일도 아니다”며 “지금 타순이 딱 적당한 위치”라고 말했다. 시크한 듯 툭 내뱉은 김 감독의 어투에 다소 딱딱하던 인터뷰실에 웃음꽃이 피었다. 김 감독은 “(9번타순이기 때문에) 대타를 쓰면 되지 뭐”라며 눈웃음을 지었다.
말은 냉정하게 했지만 박건우를 계속 선발로 기용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 결정적인 안타를 때려낸 뒤 눈물을 흘린 것처럼, 꼭 필요한 순간 제 역할을 할 것이라는 믿음이 깔려 있다. 통산 800경기에서 타율 0.326를 기록한 커리어를 무시할 수는 없다. 김 감독은 “단기전은 해줘야 할 선수들이 해줘야 한다. 주전들이 못하면 경기에서 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겉으로는 무심한 듯 쓴소리도 아끼지 않지만 누구보다 박건우의 타격감 회복을 기다리는 이도 김 감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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