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TF 시작으로 주요정책 뒤집기 나서
성장 대신 '재건'…법인·고소득자 세금 인상
인사도 외교·안보 앞서 경제·보건분야 부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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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내년 1월 20일 ‘바이든 행정부’ 출범을 위한 본격적인 준비에 들어갔다. 정권 인수 절차에 속도를 내며 선거 결과에 불복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압박하는 모양새다.
바이든 당선인은 인수위원회 웹사이트인 ‘빌드백베터닷컴(BuildBackBetter.com)’을 지난 4일(현지시간) 개설했다. 경제정책 ‘바이드노믹스’의 핵심 구호인 ‘더 나은 재건’에서 홈페이지 주소를 따왔다.
바이든 당선인이 미국의 최우선 과제로 제시한 4가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경제 회복·인종 문제·기후변화다. 이 4가지 분야에서 바이든 행정부는 트럼프 행정부와 선명한 차별화에 나설 예정이다. 기조는 트럼프 정책 뒤집기, 이른바 'ABT(Anything But Trump)'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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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시급한 현안, 코로나19
바이든 당선인은 지난 7일(현지시간) 승리 선언 연설에서 자신의 최우선 과제로 코로나19를 꼽았다. 트럼프 정부의 코로나19 대응 실패를 집중 공격해 승리를 거머쥔 만큼 바이든 당선인은 코로나19 확산 차단에 사활을 걸 것으로 보인다.
조 바이든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는 지난 4일 '바이든-해리스 인수위원회' 공식 홈페이지를 개설했다. [바이든-해리스 인수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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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위 웹사이트에 따르면 바이든 당선인은 7개의 핵심 계획을 세워 코로나를 물리치겠다고 밝혔다. ^과학에 귀를 기울이고 ^공중보건과 관련한 결정은 전문가와 상의하며^신뢰와 투명성, 책임을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이런 원칙을 토대로 바이든 당선인은 미국 질병관리센터(CDC)에 코로나19 방역관련 세부지침을 마련하라고 지시할 예정이다. 유행 정도에 따른 사회적 거리 두기 강도 등 단계별·지역별 행동지침 마련이 핵심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그간 코로나19 대유행 상황에도 경제 재개를 위해 각종 봉쇄조치를 조기에 해제했다. 또 고위 공직자들이 공공장소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는 등 코로나19의 심각성을 의도적으로 평가절하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바이든 당선인은 이와 정반대로 취임과 동시에 마스크 의무착용, 코로나 검사 확대, 치료제 및 백신 무료 제공 등 적극적 방역 정책을 내세울 예정이다.
9일(현지시각)엔 코로나19 대응 태스크포스(TF)팀도 공식 출범한다. 공동 팀장은 비멕 머시 전 공중보건서비스단장과 데이비드 케슬러 전 식품의약국(FDA) 국장이 맡을 것으로 전해졌다.
코로나19 상황이 안정되면 트럼프 행정부가 폐기를 시도한 ‘건강보험개혁법(오바마 케어)’도 복구시킬 것으로 관측된다. 이를 통해 바이든 당선인은 건강보험료를 낮추고 질 좋은 의료 서비스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2017년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첫날 버락 오바마 정부의 최대 업적인 ‘오바마 케어’ 폐지를 위한 행정명령에 서명했고, 현재 관련 소송이 연방대법원에 계류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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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성장' 대신 '경제 재건'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캠페인에서 줄곧 “재선에 성공하면 다시 한 번 더 역사상 가장 위대한 경제를 건설하겠다”고 말했다. 경제를 살리는 데는 바이든보다 자신이 유능하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바이든 당선인은 트럼프 대통령 주장에 반박하며, 코로나19 이전부터 미국은 이미 경제 위기에 직면해 있었다고 강조했다. 그가 ‘경제 성장’이 아닌 ‘더 나은 경제의 재건’이란 표현을 쓰는 이유다.
바이든 당선인의 경제 정책인 ‘바이드노믹스’의 슬로건은 ‘미국인에 의한 미국 내 제조(Made in all of America, by all of America’s workers)’다. 일자리 확대와 제조업 부흥이라는 방향성은 트럼프 행정부와 같다. 자국 우선주의와 중국에 대한 압박 기조도 달라지지 않았다.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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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를 보이는 건 감세, 그리고 재정정책이다. 바이든은 트럼프 대통령이 21%로 낮춘 법인세를 28%로 다시 끌어올리고, 부유층의 소득세를 올려 중산층을 위한 재정정책의 재원으로 사용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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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종 평등·기후변화 대응이 경제 재건 기반
바이든 당선인의 경제 재건에는 2가지 주요 정책이 연계된다. 인종 간 평등과 기후 변화 대응이다.
바이든 당선인은 유색인종의 주택 구매를 지원하기 위해 투자를 늘리고 모든 정부 기관이 주요 보직에 인종 다양성을 고려해 인사를 하도록 독려하겠다고 했다. 인종 차별로 인한 소득 격차가 궁극적으로 경제 성장을 저해한다는 재닛 옐런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등 전문가들의 의견을 받아들인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2017년 6월 1일(현지시간) 미국의 파리기후변화협정 탈퇴를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협정 탈퇴를 직접 발표하면서 "파리협정은 미국에 불이익을 가져다준다"며 "나는 미국 국민을 보호할 책무를 수행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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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당선인은 마지막 과제로 기후 변화 대응을 꼽으며 "새로운 에너지를 기반으로 한 경제 성장을 이뤄낼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석유·석탄 사용을 규제하는 대신 신재생에너지를 키우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취임하는 날 즉시 트럼프 행정부가 탈퇴한 파리기후협약에 복귀하겠다고 공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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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선도 보건·경제 분야부터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과거 외교·안보 분야에 집중됐던 초기 내각 인선이 이번에는 코로나19 사태로 보건 및 경제 분야 이후로 밀릴 것으로 내다봤다. 인사는 오는 26일 추수감사절(Thanksgiving) 이후 시작돼 12월 후속 인사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백악관 비서실장 후보로는 오바마 행정부에서 첫 백악관 비서실장을 지낸 론 클레인이 거론되고 있다. 클레인은 당시 에볼라 바이러스 대응책 마련을 책임지며 '에볼라 차르'로 불리기도 했다. 오바마 행정부에서 당시 바이든 부통령의 비서실장을 지낸 스티브 리체티와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과정에서 바이든 캠프의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았던 세드릭 리치먼드 연방 하원의원(루이지애나) 등도 내각에 기용될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국무장관 후보로는 유엔대사를 지낸 수전 라이스 전 국가안보보좌관, 바이든 당선인의 측근인 크리스 쿤스 상원의원(델라웨어), 오바마 행정부에서 국무부 부장관을 지낸 토니 블링컨이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국방장관 후보로는 오바마 행정부에서 국방부 정책차관을 지낸 미셸 플러노이 전 차관이 거론된다.
한편 뉴욕타임스(NYT)는 8일(현지시간) 바이든 당선인이 취임과 동시에 무더기 행정명령으로 미국의 정책 변화를 국내외에 확인시킬 것이라고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유산을 서둘러 청산하기 위해 대통령 직권을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백희연 기자 baek.heeyo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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