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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이슈 2020 미국 대선

서로 떨어트리려고 투표한 미국…최악의 혼란 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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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한지연 기자] [美대선]역대 최악 대선 오명쓰나…트럼프·바이든 서로 "내가 이겼다" 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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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미국 대선에서 맞붙은 조 바이든 전 부통령(왼쪽)과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오른쪽)/사진=[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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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현지시간) 치러진 미국 대통령 선거가 '역대 최악의 분열'을 드러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가 승리에 바짝 다가섰다는 전망이 나오지만, 유권자 대다수가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에 투표했다기보다는 상대방을 '떨어트려야겠다'는 의도로 표를 던졌다는 것이다.

5일 AP통신과 월스트리트저널(WSJ), 워싱턴포스트(WP) 등 외신들이 이번 선거가 미국 사회의 지역과 인종, 학력 간 분열을 더욱 공고하고 확실하게 보여줬다고 보도했다.


"민주당과 공화당 지지자, 서로 상대방 떨어트리려고 투표"

민주당과 공화당 지지자 간 거주지(도시와 농촌) 차이, 학력 차이, 인종 차이, 성별과 나이 차이 등이 오롯이 투표 결과에 반영됐다.

AP통신에 따르면 백인 노동자 계급 남성의 64%가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했고, 대학 학위를 가진 백인 여성의 60%는 바이든 후보를 지지했다.

또 바이든 후보는 도시와 교외 지역 유권자, 여성과 대학교육을 받은 유권자, 유색인종의 지지를 받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농촌 지역 유권자, 남성과 대학 학위가 없는 사람들, 백인 유권자로부터 지지를 받았다.

45세 이상 중년은 트럼프 대통령을, 30세 미만 청년층은 바이든 후보를 지지했다.

민주당과 공화당 모두 소위 '텃밭'이라고 불리는 계층과 지역으로부터의 득표를 더욱 공고히 한 것 이다. USA투데이는 공화당원의 94%가 트럼프 대통령에, 민주당원 93%가 바이든 후보에게 투표했다고 전했다.

자연히 이들의 관심사도 극명하게 갈렸다. AP 여론조사 결과 대부분의 바이든 지지자들은 경제에 피해가 가더라도 코로나19(COVID-19) 대응을 우선시하길 원한다고 답한 반면, 트럼프 지지자들은 경제에 초점을 맞췄다. 바이든 지지자들 10명 가운데 1명만이 경제가 가장 중요하다고 꼽은 것과 상반된다.

바이든을 지지한 민권지도자 마틴루터킹 3세는 "한 방향으로 나아가라는 분명한 요청이 없었다"며 "많은 혼란이 있었다"고 이번 투표의 성격을 정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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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현지시간) 미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의 펜실베이니아 컨벤션 센터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집회하는 가운데 한 남성이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의 사진으로 만든 가면을 쓰고 바이든 후보를 조롱하고 있다./사진=[필라델피아=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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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최악의 혼란, 차기 대통령 위기 관리 능력 어렵게 할수도"

AP통신은 "다른 곳에 사는 민주당원과 공화당원들이 다른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다른 투표를 했다"며 "유권자간 분열은 차기 대통령의 여러 위기 관리 능력을 위협하게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미국 내 일일 코로나 바이러스 신규 확진자가 4일 10만명을 넘기면서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웠고, 경제 상황도 전염병 대유행으로부터 고군분투하고 있다. 인종 간 갈등 상황은 극단으로 치닫고 있다.

그러나 대선 사흘째인 5일까지 바이든 후보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모두 대통령이 되기 위한 매직넘버 270명에 도달하지 못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바이든 후보는 서로 "내가 이겼다"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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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가 5일(현지시간) 델라웨어주 윌밍턴에 있는 더 퀸 극장에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후보가 함께한 가운데 연설하고 있다. 바이든 후보는 "개표가 끝나면 나와 해리스 부통령 후보가 승리할 것"이라며 모두가 침착할 것을 당부했다. 그는 "투표는 신성하며 모든 표가 개표돼야 한다"라고도 말했다/사진=[윌밍턴=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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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지니아 대학교 밀러 센터의 바바라 페리 박사는 "남북 전쟁을 제외하고 미국이 분열 측면에서 이처럼 위험한 시기를 겪은 적은 없다고 생각한다"며 "이러한 분열에서 빠져나오려면 양 극단을 모두 통합하고 이끌 수 있는 리더가 필요하지만, 양쪽 어디에도 그런 리더가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WSJ은 "70대의 두 경쟁자가 대선 후 이틀이 지날 때까지 명확한 결과없이 싸우고 있지만, 그들의 갈등은 미국의 가장 기본적 분열을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 걸 확인시켜줄 뿐"이라고 전했다.

대선 결과를 둘러싼 혼란은 쉽게 끝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5일 오후 사상 초유의 개표 결과 불복을 선언했다. 트럼프 캠프 측은 우편투표를 사기투표라고 주장하며 줄소송 카드를 꺼내들었다. 바이든 후보는 "개표가 끝나면 내가 승자"라며 사실상 승리 선언을 했고, 보란듯이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사이트를 개설했다.

한지연 기자 vividha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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