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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본부장의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 후보 사퇴 방안을 사실상 결정한 것으로 5일 알려졌다. 정부 소식통은 “조만간 유 본부장이 후보 사퇴 입장을 발표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부는 사퇴를 원치 않는 미측 입장을 고려해 막판 종합 검토 작업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는 이날 유 본부장 사퇴 방안과 관련 “개인의 거취나 우리 정부 입장에 대해서는 종합 검토 중에 있으며, 어떠한 방향으로도 결정된 바 없다”고 했다.
유 본부장은 지난달 28일 WTO 사무총장 최종 선호도 조사에서 경쟁자인 나이지리아의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 후보에 크게 밀렸지만, 즉각 사퇴하지는 않았다. 관례상 결선에서 열세인 후보는 무리하게 레이스를 하지 않고 중도 포기를 택하며 다수의 지지를 받는 후보자가 만장일치의 형태로 사무총장에 추대되도록 한다. 하지만, 이번에는 미국이 최종 선호도 조사 직후 이례적으로 ‘유명희 지지’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혀, 우리 정부는 그간 ‘유명희 용퇴 방안’을 유보해왔다.
2019년 7월 29일 유명희 통상교섭본부장이 정부 세종청사 기자실에서 벽에 기대 생각에 잠겨 있다. /신현종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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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최근까지 사무총장 선거 판세와 회원국 동향을 면밀히 분석해왔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역전이 어려운 상황에서 결과에 승복하지 않고 선출 절차를 지연할 경우 다른 나라의 눈총을 받는 등 외교적 부담이 생기는 점을 우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나이지리아 후보가 중국의 적극적인 지지를 받는 점도 고려됐다.
5일 현재 미국 대선 결과가 최종 확정되진 않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보다 조 바이든 후보의 당선이 유력해진 상황도 정부의 이번 결정에 반영됐다. 외교 소식통은 “정부는 애초 열세였던 유 본부장이 기대 이상의 지지를 받으며 WTO 결선에 오른 것만으로도 큰 외교적 성과로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석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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