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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1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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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최강희' 2년…챔피언 지킨 전북, 울산마저 실패한 견제 '명과 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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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전북 현대 최강희 감독이 지난 2018년12월2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진행된 ‘2018 K리그1(클래식)’ 최종전 경남FC와의 경기를 마친 뒤 홈팬들에게 고별 인사를 하고있다. 전주 | 김도훈기자



[스포츠서울 정다워기자] ‘포스트 최강희’ 시대에도 전북 현대는 견고했다.

전북은 지난 2018시즌 이후 최강희 감독이 중국으로 떠나며 거대한 변화에 직면했다. 최 감독은 2005년 팀에 부임해 13년간 자리를 지킨 장수 사령탑이었다. 사실상 팀을 완벽하게 장악한 리더였기 때문에 그가 남긴 빈 자리는 클 것처럼 보였다. 프리미어리그 명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경우 알렉스 퍼거슨 전 감독이 떠난 후 여전히 정상에 서지 못하고 있다. 전북도 비슷한 위기에 빠질 수 있었다. 실제로 최 감독의 공백이 느껴지긴 했지만 전북은 타이틀을 내주지 않고 있다. 조세 모라이스 감독을 선임한 전북은 김상식 수석코치의 이탈을 막으며 팀에서 일어날 수 있는 변수를 통제했다. 팀 문화를 누구보다 잘 아는 김 코치가 모라이스 감독의 가이드 구실을 했고, 선수단에서는 베테랑 이동국이 중심을 잡았다. 덕분에 전북은 4년 연속 우승 및 역대 8회 최다 챔피언 등극의 역사를 만들었다.

거센 도전과 저항도 있었다. 울산 현대가 마음 먹고 이청용을 비롯해 조현우, 윤빛가람, 홍철, 정승현, 고명진, 김기희, 국가대표급 선수들을 대거 수혈하며 반격에 나섰다. 위협적인 라이벌이었다. 울산은 지난해와 올해 연속으로 우승에 근접했다. 사실 레이스 과정만 놓고 보면 전북과 큰 차이는 없었다. 그러나 매번 결정적인 순간에는 전북이 우세했다. 2019시즌에는 마지막 경기에서 전북이 집중력을 발휘했고, 올해에는 세 번의 맞대결에서 전북이 모두 승리했다. 이겨야 할 때를 아는 팀과 승부처에서 흔들리는 팀의 차이가 트로피의 향방을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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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를 선언한 전북 이동국(가운데)과 선수단이 1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0 최종전 전북 현대와 대구FC의 경기에서 대구를 꺾고 우승을 차지한 뒤 트로피를 들어올리며 기뻐하고 있다. 2020. 11. 1. 전부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포스트 최강희 시대를 잘 넘긴 전북은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모라이스 감독은 전북에서의 커리어를 마무리하고 중국을 비롯한 해외 리그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구단도 모라이스 감독과 아름답게 결별하고 다음 스텝을 밟을 예정이다. 차기 사령탑의 후보로는 김 코치가 1순위로 꼽힌다. 선수들 사이에서 신뢰가 워낙 두텁고, 구단을 넘어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의 믿음까지 받고 있다. 최 감독, 모라이스 감독을 보좌했던 2인자가 자연스럽게 리더로 승진하는 그림이다.

전북이 견고하게 유지, 발전하는 것과 달리 다른 팀들은 견제에 애를 먹고 있다. 울산은 김도훈 감독을 통해 전북의 대항마가 되기를 바랐지만 결과적으로 도전은 명백한 실패로 끝났다. 또 다시 리빌딩을 해야 하는데 결국 원점으로 돌아가는 셈이다. 일정한 흐름을 타고 전진하는 전북이 다음 시즌에도 유리하다는 관측이 힘을 얻는다.

그나마 울산이 러닝 메이트로 전북과 흥미로운 구도를 연출한 것은 K리그 최대 흥행요소였다. 반면 전통의 명가인 수원 삼성과 FC서울이 몰락한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과거 우승 경쟁을 했던 빅클럽들은 더 이상 전북과 싸우지 못하고 있다. 수원과 서울 모두 강등 걱정을 하는 수준으로 추락했다. 사실상 전북은 울산 한 팀만 잡으면 우승할 수 있다는 믿음으로 시즌을 보냈다. 원래 한 팀이 장기독재하면 흥미는 떨어지기 마련이다. 유벤투스가 지배하는 이탈리아 세리에A, 바이에른 뮌헨이 독주하는 독일 분데스리가가 대표적 사례다. K리그1의 한 감독은 “전북은 계속 강할 것이다. 울산과 수원, 서울 등이 얼마나 올라오는지가 관건인데 가능하면 최대한 많은 팀이 잘해야 선두 경쟁도 더 재미있을 것이다. 다음 시즌에는 새로운 체제의 전북을 막을 팀이 더 많아지길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we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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