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100일' 4일 판문점 찾아 북측에 제안
김정은 연설 화답하듯, 대북 메시지 내놔
남북 간 연락채널 복원 등 세 가지 촉구
“판문점 내 이산가족 상봉·남북물꼬 트이길”
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취임 100일을 맞은 4일 판문점을 찾아 북측에 다시 한 번 ‘대화의 손짓’을 보냈다. 북측 주민을 향해서는 “사랑하는 북녘의 동포 여러분”이라고 호칭하며, 지난 6월 북한의 남북 공동 연락사무소 폭파로 끊긴 △남북 간 연락채널 복원과 △판문점 내 자유왕래 △판문점 이산가족 상봉을 제안하고 나섰다.
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4일 오전 경기 파주시 판문점견학지원센터에서 열린 개소식에 입장하기 전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판문점 공동취재단). |
이 장관은 이날 오전 경기도 파주시 군내면에 위치한 ‘판문점 견학지원센터’ 개소식에 참석해 “평화를 향한 ‘세 가지 작은 걸음’을 내딛자는 제안”이라며 이 같이 밝혔다. 그는 이날부터 재개하는 판문점 견학을 알리는 기념사를 통해 “얼어붙은 남북관계의 물꼬가 다시 트여지기를 소망한다”고도 말했다.
판문점 견학은 지난해 10월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발생과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중단됐으나 이날부터 재개됐다.
이 장관은 판문점에 대해 “작은 평화의 시작이자 큰 평화를 열망하는 희망의 근거”라면서 “앞으로 우리 국민들의 평화 발걸음이 쌓이고 또 쌓이면 평화에 대한 의지도 판문점을 넘어 북측까지 전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북측 주민들을 향해서는 “사랑하는 북녘 동포 여러분”이라고 칭하기도 했다. 이는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10일 당 창건 75주년 열병식 연설에서 코로나19 극복을 기원하며 ‘사랑하는 남녘 동포’라고 호칭한 것에 대한 화답 격으로, 남북관계 복원 메시지를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장관은 평화를 향한 세 가지 제안으로 먼저 남북 간 연락채널의 복원을 촉구했다. 그는 “통신과 남북공동연락사무소가 빠른 시간 안에 반드시 복원되고, 재가동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면서 “상시 소통채널을 마련하는 것은 남북관계 복원의 기본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판문점 내 남북의 자유왕래’를 손꼽았다. 그는 “함께 비무장화를 이뤄낸 만큼, 판문점 공간 안에서라도 경계를 넘어, 자유롭게 오갈 수 있는 방안을 함께 찾아나가자”고 제안했다.
아울러 판문점을 통한 이산가족 상봉 재개를 희망했다. 이 장관은 “이산가족의 절실함을 생각할 때 판문점에서 소규모 상봉이라도 재개돼야 한다”면서 “코로나(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상황으로 인해 당장 어렵다면 화상 상봉과 서신 교환 등 ‘언택트’ 방식으로라도 추진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미국 대선에 대해서도 견해를 밝혔다. 그는 “정부로서는 어떤 상황이 되든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착실하게 진척시킬 수 있는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면서 “미국의 대선 결과가 새로운 정세의 시작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그런 측면을 주목하면서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했다.
한편 이날 견학지원센터 방명록에는 “다시 평화로”라고 적었다. 지난 7월 27일 취임한 이 장관은 취임 일성으로 “아주 대담한 변화를 만들어 남북의 시간에 통일부가 중심이 될 수 있도록 전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30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아 참배를 마친 뒤 방명록을 작성했다. 사진은 방명록 내용(사진=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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