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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효정 기자 = K팝은 전 세계적 문화현상이 된 지 오래다. 완벽한 스타를 키워내는 한국 아이돌 산업 메커니즘은 국내외의 연구 대상이다. K팝 산업의 명암을 둘러싼 담론 또한 그만큼 무성하다.
제시카 정(본명 정수연·31)의 '샤인'은 그런 K팝 스타를 꿈꾸고, 또 만들어내는 사람들의 막후 이야기를 그린다. 미국에서 출간된 제시카의 소설 데뷔작으로 국내에도 최근 정식 번역 출간됐다.
아직도 K팝 걸그룹의 상징처럼 회자하는 소녀시대에서 활동하다 탈퇴한 저자의 이력이 책에 호기심을 더하는 것은 부인하기 어렵다. 그러나 책 서두에는 "이름, 인물, 장소, 사건 등은 작가 상상력의 산물이므로 실제와 무관하다"는 일러두기도 달려 있다. 어디까지나 픽션임을 강조한 것이다.
소설은 대형 기획사 'DB 엔터테인먼트' 연습생이 된 한국계 미국인 소녀 '레이첼 김'이 데뷔 기회를 얻기 위해 분투하는 과정을 그린다. 데뷔를 열망하는 주인공의 행로에 톱스타 '제이슨 리'와의 관계가 얽혀들면서 복잡한 사건을 빚는다.
스토리나 캐릭터 등 독자가 흥미를 가질 법한 요소 외에 나름의 문제의식도 있다. 스타가 되기 위해 치러야 할 대가, 서로 다른 문화권 사이에서 갈등하는 정체성 등 간단치 않은 문제들을 담으려 한 흔적이 있다. 여성 스타에게 특히 엄격한 여론의 이중잣대에 비판적 시선도 내비친다.
춤·노래 연습과 모의 인터뷰, 체중 관리 등 연습생들의 고된 트레이닝 과정과 신경전, 간절함 등을 디테일하게 묘사하려는 의도도 엿보인다.
여러 우여곡절을 겪으면서도 주인공은 K팝에 대한 마음을 이렇게 고백한다. "나의 언어와 문화를 전 세계인과 공유하고, 더 나아가 전 세계인이 그 언어와 문화를 알고, 이해하고, 사랑하게 만들 수 있는 일이 얼마나 특별한 것인지 생각했다."
다소 작위적인 서사 전개 등은 소설가에 도전한 저자가 넘어야 할 과제로 보인다. 저자는 현재 후속작인 '브라이트'를 집필 중이며 내년 출간될 예정이라고 출판사는 밝혔다.
알에이치코리아. 448쪽.
kimhyo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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