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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중형 조선사들 결국 눈물의 '빅세일'…성사 가능성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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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안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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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형 조선사들의 구조조정 끝은 결국 '매각'이 될 전망이다. 한진중공업과 STX조선해양, 대선조선 등 대부분 중형급 조선사가 매물로 나왔다. 이들의 현 주인인 국책은행은 재무구조를 어느 정도 개선한 '올해'를 중형 조선사들의 매각 적기로 보고 있다. 하지만 조선 업황이 워낙 불황이어서 중형 조선사들의 매각이 연내 성사될 수 있을 지는 두고 볼 일이다.


구조조정 마무리한 중형 조선사들, 다음 수순은 '매각'

3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현재 KDB산업은행과 한국수출입은행 등 채권단이 연내 매각을 추진 중인 조선사는 한진중공업과 STX조선해양, 대선조선 등이다.

STX조선해양의 주 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매각 주관사로 EY한영을 선정하고, 조만간 STX조선해양 매각 공고를 낼 것으로 알려졌다. 한진중공업 매각 예비입찰은 지난달 26일 마감됐다.

매각 대상은 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보유한 한진중공업 보통주 63.44%와 필리핀 금융기관이 보유한 지분 20.01%다. 예비입찰에는 KDB인베스트먼트 컨소시엄과 한국토지신탁 등 7곳이 참여했다. 반면 이보다 인기가 낮은 대선조선의 지난달 7일 매각 본입찰에선 동일철강이 단독으로 참여했다. 주 채권은행인 수출입은행은 현재 입찰 결과를 최종 심사 중이다.

이에 따라 올초 HSG중공업 컨소시엄에 매각된 성동조선해양까지 포함하면 국내 4개 중형 조선사들은 모두 매각됐거나, 매각 절차에 들어서는 운명이 됐다. 이들 4개 조선사는 대한조선과 함께 국내 5대 중형 조선사로 불리는데 길이 100m 이상, 1만DWT(순수화물적재 무게) 이상급 상선 건조에 특화된 조선사로 통한다. 대한조선도 모회사인 대우조선해양이 현대중공업그룹으로의 매각 절차를 밟고 있다.

중형 조선사들은 극심한 수주불황이 벌어진 2016년을 전후로 채권단 관리를 받으며 핵심 자산을 매각하는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거쳤다. 일각에서는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처럼 중형 조선사들도 통합해 재편해야 한다는 주장도 거론됐지만 현실화하지 못했다. 합병을 끌고 갈 여력을 갖춘 조선사가 없었기 때문이다.

2018년에는 선수금환급보증(RG) 프로그램 규모 확대를 골자로 한 정부의 중소형 조선사 지원책도 나왔지만 별 효과가 없었다. A중형 조선사 관계자는 "통상 선가의 40% 정도는 보증을 받아야 하는데 정부가 확대해준 보증 규모가 크지 않아 실효성이 없었다"고 말했다. 결국 중형 조선사들은 뼈를 깎는 구조조정을 했지만 끝내 매각 단계에 접어들었다.


지금이 매각 적기지만 '조선업황'은 불투명

이제 남은 관건은 매각이 성사돼 이들이 좋은 새 주인을 만나 조선업을 계속 유지할 수 있느냐 여부다. 일단 각 채권단은 그동안의 구조조정을 통해 어느 정도 경영 정상화를 이룬 올해를 매각 적기로 본다. 한진중공업이 대표 사례다. 지난해 3061억원 순이익을 내며 오랜 적자에서 벗어났고 올해도 흑자를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업계 일각에서는 잠재 인수자들이 앞으로 조선 업황을 어떻게 볼지 의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올 상반기 국내 중형 조선사 수주금액은 지난해보다 44.5% 급감했다. 올 하반기엔 감소폭이 70.3%로 더 커질 전망이다. 코로나19가 잡힌다고 해도 대형 조선사들과 달리 중국에 난립한 중형급 조선사들의 견제를 뚫기가 만만치 않을 것이란 관측도 들린다.

일부 중형 조선사는 조선업 자체보다 부동산 개발 사업을 동력 삼아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한진중공업과 대선조선은 부산 영도구에 조선소 부지를 보유하고 있는데, 부산 북항 재개발계획과 맞물려 부지 가치가 크게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다. 업계 관계자는 "조선 업황만 놓고 보면 성동조선해양이 3차례 무산된 끝에 겨우 매각을 성사한 올 초보다 현 시점이 더나쁠 수 있다"며 "향후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안정준 기자 7u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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