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 장관은 지난 달 29일 “장관이 인사권, 지휘권, 감찰권을 남용하고 있다”고 자신을 비판했던 한 평검사를 겨냥해 “좋습니다. 이렇게 커밍아웃 해주시면 개혁만이 답”이라는 ‘보복 예고성’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이후 300여명에 가까운 일선 검사들이 “나도 커밍아웃 하겠다”며 해당 검사 글에 댓글을 달았다.
특히 이 중에는 추 장관 아들의 군 휴가 미복귀 의혹을 수사했던 서울동부지검 수사팀 평검사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30대의 수사팀 막내였던 해당 검사는 댓글을 통해 “현재와 같이 의도를 가지고 정치가 검찰을 덮어버리는 상황은 우리의 사법역사에 나쁜 선례를 남긴 것이 분명하다고 생각하므로 저도 커밍아웃 하겠습니다”라고 밝혔다.
이 검사는 조국 전 장관과 추 장관이 합심해 해당 평검사의 실명을 공개하며 이른바 여권 지지자들을 향해 ‘좌표’를 찍고 협공을 한 것에 대해서도 “두 눈을 의심케 하는 전, 현직 장관님들의 SNS 게시글이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했던 깊은 회의감과 절망감을 안겨주네요”라며 “그 어떤 비판도 절대 용납하지 않겠다는 강한 ‘개혁?’ 의지만큼은 무섭도록 생생하게 전달됩니다. 2020년 대한민국에서 이런 광경을 보아야 하는 현실이 비참하고 참담합니다. 힘 내십시오 선배님”이라고 댓글을 달았다.
추 장관의 한양대 법학과 후배이기도 한 해당 검사는 추 장관 아들의 군 휴가 미복귀 의혹을 수사했던 동부지검 수사팀의 막내 검사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수사팀 검사 중 유일하게 현역으로 군 복무를 마쳐 군 휴가 관련 사건 내용 파악을 빠르게 한 뒤 추 장관 아들과 대척점에 서 있었던 당시 지원장교를 직접 조사하고 진술을 받은 것으로도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해당 검사는 수사팀 막내로 사건 처리 과정에는 의견이 거의 반영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휴가 서류 등이 미비한 상태에서 추 장관 아들과 지원장교의 진술이 정반대로 엇갈렸지만 지난 9월 친정권 성향의 김관정 동부지검장은 “내가 책임지겠다”며 대검찰청의 보완 수사 지시도 무시하고 추 장관 아들의 무혐의 결론 발표를 추석 연휴 이틀 전 강행했다.
[박국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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