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지휘권 발동·감찰 지시 등에 대해선 침묵
8개월만에 외부일정...측근 검사들과 재회
8개월만에 외부일정...측근 검사들과 재회
윤석열 검찰총장이 29일 오후 대전 서구 대전고등검찰청을 방문해 검사들과의 간담회를 마친 뒤 청사 로비에서 검사들과 기념촬영을 하며 환하게 웃고 있다./뉴시스 |
추미애 법무부장관의 수사지휘권 발동 및 감찰 지시로 연이은 압박을 받고 있는 윤석열 검찰총장이 29일 대전을 방문해 “과거 대전에 근무했었고 우리 대전 검찰가족들이 어떻게 근무하는지 총장으로서 직접 눈으로 보고, 애로사항도 들으러 왔다"고 말했다.
윤 총장이 대전을 찾은 건 서울중앙지검장에 임명된 2017년 5월 이후 3년 5개월 만이다.
이날 오후 대전고·지검을 찾아 일선 검사들과 간담회를 가진 윤 총장은 추미애 법무부장관의 수사지휘권 발동·감찰 지시 등에 대한 입장을 묻
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별다른 답을 하지 않고 침묵했다.
이날 오후 3시 29분쯤 대전 검찰청사 1층 로비 입구에 도착한 윤 총장은 자신을 맞으러 나온 강남일 대전고검장·이두봉 대전지검장 등과 악수하며 인사했다. 청사에 들어서던 윤 총장에게 취재진이 ‘추 장관의 수사지휘권 발동과 감찰 지시에 대해 어떤 입장이냐’고 재차 묻자, 윤 총장은 “직원들의 말을 듣고 등도 두드려주려고 왔다”고 짦게 답한 뒤 청사 안으로 들어갔다. 윤 총장은 말을 아끼려는 모습이 역력했다.
윤 총장은 지난 22일 대검 국정감사에서 “추 장관의 수사지휘권 발동은 위법하다” “검찰총장은 장관의 부하가 아니다”라고 비판했었다. 윤 총장은 국정감사에서도 “임기는 국민들과의 약속이다. 어떤 압력이 있더라도 소임은 다할 생각”이라고 밝힌 바 있다.
검찰은 “이번 간담회는 올 초부터 진행했던 전국 검찰청 순회 간담회가 코로나 여파로 중단됐는데, 규모를 대폭 축소해 지청을 제외한 ‘고·지검 간담회’ 형식으로 다시 진행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8개월 만에 전국 검찰청 순회 간담회를 재개한 윤석열 검찰총장이 29일 오후 대전지방검찰청에서 지역 검사들과 간담회를 한 뒤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연합뉴스 |
지난 2월 부산과 광주 고·지검울 방문한 윤 총장이 8개월 만에 공식적인 외부 일정에 나선 것이다. 검찰청사 대회의실에서 열린 이날 간담회는 오후 3시 30분부터 6시까지 비공개로 진행됐다.
대전지검 관계자는 “오늘 간담회는 일선 검사와 직원 등 50여명이 참석해 검경 수사권 조정 등 내년부터 새로 도입되는 제도에 대해 논의하고, 검사들 의견도 듣는 자리”라며 “실무를 담당하는 박기동 대검 형사정책담당관이 윤 총장을 수행한 것도 그런 이유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윤 총장은 이날 자신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검사들과 재회했다. 이날 윤 총장을 마중나온 이두봉 대전지검장은 윤 총장의 대표적 측근으로 꼽힌다. 윤 총장이 서울중앙지검장 시절, 이 검사장은 1차장을 맡았다. 윤 총장이 검찰총장이 되면서 이 검사장도 대검 과학수사부장으로 영전했지만, 지난 1월 추 장관 취임 직후 단행된 인사에서 대전지검장으로 전보됐다.
윤 총장과 ‘국가정보원 댓글 사건’, ‘박근혜정부 국정농단 사건’ 등을 함께 수사한 이복현 형사3부 부장검사가 있다. 이 부장검사는 서울중앙지검 경제범죄형사부 부장을 맡아 삼성그룹 불법승계 의혹 사건을 1년 9개월간 수사했다.
윤 총장과 ‘국정농단 사건’ 특검팀에서 함께 일한 양석조 대전고검 검사는 대검 반부패·강력부 선임연구관으로 있을 당시, 이른바 ‘상갓집 항명’을 부른 뒤, 지난 1월 인사에서 대전고검으로 이동했다.
간담회를 마친 뒤 윤총장은 식당으로 이동해 대전고검·지검 간부 등과 저녁 식사를 할 것으로 알려졌다.
[우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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