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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이슈 라임·옵티머스 사태

‘라임·옵티머스 영향(?)’ 코스닥 M&A 매물 절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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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임, 옵티머스 사모펀드 사태 이후 인수·합병(M&A) 시장에서 중견·중소기업의 움직임이 둔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탄 조달이 어려워진데다 감독당국의 테마감리·‘신(新)외감법(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시행 등으로 외형 늘리기의 매력이 떨어진 탓이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이날까지 최대주주 변경을 공시한 코스닥 상장사는 총 129개로 나타났다. 이들은 정정공시를 포함해 총 151개의 최대주주 변경 관련 내용을 투자자들에게 알렸다. 대다수 공시가 상반기에 몰렸다. 상반기에만 101개의 최대주주 변경 공시가 나왔고, 하반기에는 50개로 절반가량 줄었다.

지난해와 비교해도 하반기 감소 폭이 눈에 띈다. 지난해 같은 기간 총 108개 회사가 126개의 최대주주 변경 내용을 공시했는데, 상반기 66개, 하반기 60개로 나뉘었다.

인수·합병 업계 관계자는 “최근 거래시장에 코스닥 상장사 매물이 씨가 말랐다”며 “요즘 인수 이후 150억 원 정도 자본조달이 필요한 기업이 70억 원 선에서 거래되는데, 매물도 희귀한 상황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수 상장사를 보유한 경영자들도, 대부분 매물을 내놓는 추세”라며 “적당한 인수자가 없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우선 인수·합병 거래가 크게 줄어든 이유로 자금조달의 어려움을 꼽았다. 과거 코스닥 기업의 인수·합병 과정에는 일부 자본금을 가진 업체가 외부 자금을 대거 끌어와 주식을 사들이는 사례가 많았다. 이른바 ‘무자본 인수합병’으로, 차입금 상환 과정에서 피인수 회사의 횡령, 주가 시세조종 등 불법행위가 번번이 일어나곤 했다.

이들은 ‘기업 사냥꾼’으로 불리는데, 제2금융권이나 대부업체, 시중 사채자금 등을 인수자금으로 활용하곤 했다. 최근 라임·옵티머스 사태에서도 내부 자금이 코스닥 상장사의 무자본 인수합병, 주가조작에 쓰인 사실이 드러났다. 코스닥 기업의 자본조달, 인수·합병 시장에서 중요한 자금줄이었던 셈이다.

그는 “3년 전부터 라임, 옵티머스자산운용 자금이 코스닥 상장사의 사채발행, 인수자금 등에 여러 경로로 쓰였다”며 “과거와 같이 운용사를 거쳐 시장에 들어오는 자금이 없어졌고, 최근 기업들도 메자닌 발행 시 자금 출처를 여러 차례 확인하고, 명확하게 밝히는 추세로 바뀌었다”라고 전했다.

주요 자금줄로 꼽히던 제2금융권 역시 기업대출에 소극적인 분위기다. 지난해 상상인저축은행,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 등 상상인그룹은 경영권 변동 후 1년 이내 인수된 기업에 한해 전환사채(CB) 담보대출 중단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상상인저축은행은 코스닥 상장사의 주식담보대출을 주요 사업으로 영위하고 있는데, 무자본 M&A 자금줄로 엮여 수차례 검찰조사를 받은 탓이다. 지난해 12월 금감원은 상상인 계열 저축은행이 무자본 인수합병 관련해 불법행위에 가담한 정황이 없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상상인저축은행 측은 "올해 목표는 리테일과 비리테일 부문 자산 비중을 50 대 50으로 맞추는 것"이라며 "유가증권담보대출과 부동산담보대출로 치우쳐 있는 포트폴리오를 균형있게 성장시키는 과정에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금융당국의 테마감리, 신외감법 등도 코스닥 상장사 인수·합병 시장에 자정작용 요소로 꼽혔다. 지난해 테마감리 주요 회계이슈 중 하나는 ‘비시장성 자산평가의 적정성’이었다. 영업권, 비상장주식 등 외부평가기관의 부실평가 관행 제도를 개선하겠다는 의도다.

과거 다수 상장사 조사를 통해 드러난 기업사냥꾼 수법 중 하나는 부실 자회사, 영업권을 과대 평가해 회삿돈으로 사들이면서 내부 현금자산을 빼돌리는 방식이었다. 이는 업무상 횡령·배임에 해당하지만, 같은 편으로 이뤄진 이사회가 횡령에 동조해 발생하곤 했다. 이어 외부평가기관에서 정확한 사업 가치를 내지 못하도록, 부실 기업가치를 부풀리거나 이면계약을 맺는 사례도 빈번했다.

즉 인수·합병 시 공정한 주식가치 평가에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면서 상장사 인수 이후 신사업 추진, 자회사 지원, 자산 매입 등에서도 정화작용이 일어났다는 설명이다.

당시 금융당국 관계자는 “상장사 테마 심사·감리 지적이 매년 높아지고 있다”며 “재무제표 심사대상 선정 시 회계기준 위반에 위험요소, 이슈를 발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외감법 영향도 인수합병 시장에 자정요소로 제시됐다. 코스닥 상장사는 주로 중소회계법인과 감사 계약을 맺는데, 이들은 정상적인 재무제표를 만들기 위해 컨설팅 역할까지 맡았다. 이에 일부 회계법인 중심으로 부실감사 논란이 이어지기도 했다. 신외감법 시행 이후, 감사를 잘못하면 형사책임까지 질 수 있어 회계법인에도 이중 감시요소가 된다는 설명이다.

[이투데이/이인아 기자(ljh@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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