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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2 (금)

이슈 차기 WTO 사무총장 선출

WTO 164개국 중 96개국이 유명희 경쟁자 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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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총장 당선 어려워져... 미국의 한국 지지가 변수

조선일보

유명희 한국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과 응고지 오콘조-이웰라 전 나이지리아 전 재무ㆍ외무장관/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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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무역기구(WTO)는 28일(현지 시각) “차기 사무총장 결선 투표에서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의 경쟁 상대였던 나이지리아의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 후보가 더 많은 표를 얻었다”고 발표했다. 한국인 최초 WTO 사무총장 탄생은 이번에 어렵게 됐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미국이 이 선거 결과가 나온 직후에도 ‘유명희 지지’를 밝혀 결과가 달라질 가능성은 아직 살아있다.

외교부에 따르면, WTO 일반이사회 데이비드 워커 의장은 이날 오후 3시(한국시각 오후 11시) 제네바에서 열린 회원국 대사급 회의에서 “오콘조이웨알라 후보가 더 많은 득표를 했다”고 밝혔다. 관례상 정확한 득표수는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복수의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WTO 회원 164국 가운데 절반(82국)을 넘는 96국 안팎이 오콘조이웨알라 후보를 지지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유 본부장이 이날 결과에 승복하고 오콘조이웨알라 후보를 지지할 가능성이 커졌다. WTO는 ‘컨센서스’ 방식에 따라 양 후보를 두고 갈린 회원국들의 입장을 최종적으로 조율해 11월 9일 일반이사회에서 만장일치로 오콘조이웨알라 후보를 차기 사무총장으로 추대할 전망이다. 이로써 오콘조이웨알라 후보는 WTO 설립 25년 사상 첫 여성·아프리카 사무총장이 된다. 다만 이날 다수가 나이지리아를 지지하는 가운데서도 미국이 끝까지 유 본부장을 밀고 있어, 이변이 일어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없다는 관측도 나온다. 미국 무역대표부는 28일 “유명희 후보를 지지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미중 무역 갈등 상황을 고려, 친중파인 나아지리아 후보의 국제통상기구 수장 탄생을 미국이 꺼리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정부는 ‘제2의 반기문 기적’을 만들고자 이번 선거에 외교 자원을 총동원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그간 약 90국에 정상 통화와 친서를 보내 ‘유명희 지지’를 호소하는 등 총력전을 펼쳤다. 정세균 국무총리, 강경화 외교부 장관도 적극적으로 나섰다. 최종건 외교 1차관은 이날 막판까지 주한 중앙아시아 5국 대사를 만나 지지를 호소했다. 첫 한국인 WTO 사무총장 배출을 통해 국격을 높이고 국제통상 외교력을 한층 강화하는 계기로 삼겠다는 구상이었다. 하지만 최근 최종 결선에서 일본이 등을 돌리고 유럽연합(EU) 27국도 나아지리아를 일제히 지지하면서 판세가 기울었다. 아프리카 외교에 공을 들였던 중국도 오콘조이웨알라 후보를 밀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미국은 유 본부장을 선거 내내 지지했다고 외교 소식통은 전했다.

[노석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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