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 선거 최종 라운드에 진출한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16일(현지 시각) 스위스 제네바 인터콘티넨탈호텔에서 제네바 주재 각국 대사들을 초청해 개최한 리셉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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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국무부가 재외공관들에 주재국 정부가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 선거에서 한국의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을 지지하는지를 파악하라고 지시했다는 미 언론의 보도가 나왔다.
미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27일(현지 시각) 미 국무부가 지난 25일 발송된 외교전문을 통해 이 같은 지시를 내렸다고 보도했다. 폴리티코는 “이는 미국이 유 본부장을 지지한다는 가장 명확한 신호”라고 평가하면서도 “그러나 미국의 지지가 사무총장 선거 결과를 결정하기에 충분할지는 미지수”라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 외교전문에는 주재국 정부가 어느 후보를 지지하는지를 파악하고, 아직 어떠한 약속이나 결정이 없다면 유 본부장을 지지하는 방향으로 부드럽게 권유하라는 내용이 포함됐다. 지지 후보를 명확히 밝힌 국가의 재외공관엔 이 외교전문을 보내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외교전문에 대해 알지만 보지는 못했다는 미국의 한 통상 관리는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 대표가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이 문제를 조율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WTO는 지난 19일부터 164개 회원국을 상대로 진행해온 차기 사무총장 선호도 조사를 이날 마무리한다. 최근 선거 판도의 키를 쥔 유럽연합(EU) 27개 회원국이 유 본부장의 경쟁자인 나이지리아의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 후보를 지지하기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한국인 첫 WTO 사무총장’ 탄생 가능성엔 먹구름이 드리워진 상태다. 앞서 일본 정부도 나이지리아 후보를 지지하기로 결정했다는 보도가 나온 바 있다. 한국이 일본의 반도체 수출 규제를 WTO에 제소한 상황에서 유 본부장이 당선되면 일본이 불리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인 것으로 풀이됐다.
우리 정부는 ‘제2의 반기문 기적’을 만들겠다며 WTO 사무총장 선거에 외교자원을 총동원해왔다. 문재인 대통령은 27일 저스틴 트뤼도 캐나다 총리와 전화 통화를 하고 유 본부장 지지를 요청하는 등 총 14차례 정상 간 통화를 하고 73국에 친서를 보냈다.
[이옥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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