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출신 다자와, 규정 바꿨지만 일본 드래프트서 지명 안돼

일본 신인드래프트에서 외면받은 다자와 [교도=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다자와 준이치(34)는 자신 때문에 생긴 '다자와 룰'을 철폐하는 데에는 성공했다.

그러나 일본프로야구 12개 구단은 신인드래프트에서 다자와를 외면했다.

스포츠호치 등 일본 언론은 27일 '다자와의 드래프트 미지명' 소식과 배경을 전했다.

다자와는 26일 도쿄에서 열린 2021 일본프로야구 신인 드래프트에서 끝내 호명되지 않았다. 12개 구단은 육성선수 49명을 포함해 총 123명을 지명했다.

다자와는 물론 일본 언론도 놀랐다.

스포츠호치는 "다자와는 일본 사이타마현에 있는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준비하고 있었다. 36개 사 50여 명의 취재진과 TV 카메라 10대가 기자회견장에 있었다"며 "그런데 미지명 소식에 다자와는 기자회견을 하지 않고 사무실을 떠났다"고 전했다.

기자회견장에 나타나지 않은 다자와 준이치 [교도=연합뉴스 자료사진]

다자와는 고교 졸업 후 일본 프로 12개 구단의 신인 지명에 참여하지 않고, 실업팀인 일본 석유 ENEOS와 계약했다.

실업팀에서 뛰던 2008년 다자와는 일본프로야구 신인드래프트에 참가 신청서를 냈지만, 곧 각 구단에 "미국에 진출할 예정이니, 나를 지명하지 말아달라"고 문서를 보냈다.

그해 12월 다자와는 미국프로야구 보스턴 레드삭스와 계약했다.

일본프로야구는 다자와의 사례가 유망주 유출로 이어질 수 있다고 판단해, '아마추어 선수가 일본프로구단 지명을 거부하고 국외리그에 진출하면 해당 리그를 떠난 뒤 고교 졸업생은 3년, 대졸과 실업 야구 출신은 2년 동안 일본프로팀과 계약할 수 없다'는 규정을 만들었다.

이른바 '다자와 룰'이다.

메이저리그에서 개인 통산 388경기에 등판해 21승 26패 4세이브 88홀드 평균자책점 4.12를 올린 다자와는 2019년부터 마이너리그를 전전했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마이너리그가 전면 중단하자 일본 복귀를 택했다.

다자와는 7월에 일본 독립리그팀 사이타마 무사시 히트 베어스와 계약했다. 그리고 '다자와 룰 폐지'를 주장했다.

일본야구기구는 법적 자문 등을 받아 9월에 '다자와 룰'을 폐지했다.

계약 금지 기간이 사라지면서 다자와는 일본 신인드래프트 신청서를 냈다. 역대 최고령 신인이 될 가능성도 커 보였다.

그러나 일본프로구단은 다자와를 뽑지 않았다.

스포츠호치는 "구단 관계자들은 '애초 계획대로 신인을 뽑았다', '신인 드래프트는 팀의 체질을 바꾸는 출발점이다'라고 다자와의 미지명 이유를 설명했다"고 전했다.

jiks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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