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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3 (월)

이슈 화성연쇄살인사건 범인 자백

연쇄살인범 이춘재, 다음달 2일 법정서 얼굴 드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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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8년 ‘8차 사건’ 재심에 증인으로 출석

‘이춘재 연쇄살인사건’의 범인 이춘재(57)가 1988년 발생한 8차 사건의 증인으로 32년 만인 다음달 2일 현재의 모습을 드러낸다. 그는 진범 논란을 빚고 있는 이 사건 재심 재판에 출석할 예정이다.

그러나 그가 저지른 연쇄 살인사건은 모두 공소시효가 끝났기 때문에 피고인이 아닌 증인 자격으로 법정에 서게 된다. 8차 사건의 범인으로 몰려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20년 동안 억울한 옥살이를 한 윤성여(53)씨의 재심 재판이다.

다만 법원은 재판의 방청은 허용하되 이춘재에 대한 사진 촬영은 허용하지 않기로 했다. 재판부는 "이춘재는 피고인이 아니라 증인으로 법정에 출석하고, 증인은 공판이 시작된 이후 증인석으로 나오게 될텐데 관련 규정상 촬영을 허가할 수 없고 질서 유지 측면에서도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수원지법 형사 12부(박정제 부장판사)는 26일 오후 열린 공판에서 “이춘재는 증인 신분으로 다음 재판에 출석할 예정”이라며 “다음 재판은 11월2일 오후 1시30분”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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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춘재 연쇄살인 8차 사건 범인으로 몰려 20년간 억울한 옥살이를 한 윤성여(53)씨가 자신의 얼굴을 공개한 채 7일 경기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법원에서 열린 5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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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이춘재는 수사기관의 조사 과정에서 재심을 신청한 윤씨에 대해 미안함을 전달했다. 그러면서 자신이 법정에 출석해 진범이라고 진술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8차 사건은 1988년 9월 16일 당시 경기 화성군 태안읍 진안리 박모씨 집에서 13세 딸이 성폭행당하고 숨진 채 발견된 사건이다.

이듬해 범인으로 검거된 윤씨는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상소하면서 “경찰의 강압 수사로 허위 자백을 했다”며 혐의를 부인했으나, 2심과 3심 재판부는 모두 기각했다. 20년을 복역하고 2009년 가석방된 윤씨는 이춘재가 자신의 범행이라고 자백하자 작년 11월 법원에 재심을 청구했다.

이날 열린 재판에서는 8차 사건 당시 화성경찰서 형사계장이었던 A씨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그는 부하 형사들에게 윤씨의 자백을 받아내기 위해 잠을 재우지 않고 폭력을 행사하는 등 강압수사를 지시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또 8차 사건 이후에 발생한 ‘화성 초등생 실종사건’ 당시 실종 학생의 유류품과 유골 일부를 발견하고도 단순 실종사건으로 묵살한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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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발표한 이춘재 연쇄살인사건 현황. 이춘재는 이후 1994년 충북 청주에서 처제를 살해한 혐의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경기남부경찰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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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윤씨는 법정에서 “당시 형사계장인 A씨로 보이는 사람이 ‘거꾸로 매’라고 지시했다”고 말했으나, A씨는 부인했다. 또 “불법감금이나 폭행이 있었다는 사실은 금시초문이며, 보고받은 적도 없다”고 말했다.

지난해 이춘재 사건 재수사에 나선 경찰은 초등생 실종 사건 수사 당시 형사계장 A씨가 피해자의 유골 일부와 유류품을 발견했음에도 고의로 숨긴 혐의가 상당하다며 사체은닉 및 증거인멸 등의 혐의로 입건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서도 A씨는 “경찰이 짜 맞췄다”며 “초등생 유골을 본 적도 없으며 금시초문”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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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시절 이춘재(왼쪽), 1988년 화성 연쇄 살인 7차 사건 당시 몽타주.


[조철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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