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건부 참석의사' 밝힌 스가에 '내로남불' 지적
"과거 박근혜 정부 비판해놓고 같은 논리 펴나"
北과는 조건없는 대화 강조…유독 韓에만 몽니
"과거 박근혜 정부 비판해놓고 같은 논리 펴나"
北과는 조건없는 대화 강조…유독 韓에만 몽니
지난 2015년 서울에서 열린 한·중·일 정상회담에서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왼쪽)과 박근혜 전 대통령(가운데), 리커창 중국 총리(오른쪽)가 참석한 모습 (사진=AFP) |
[이데일리 김보겸 기자]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가 올해 한국에서 열릴 한·중·일 정상회의에 ‘조건부 참석’을 밝힌 데 대해 일본내에서 ‘자가당착’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과거 스가 총리가 박근혜 정부를 향해 “이웃 나라 정상이 만나는 데 조건을 달아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음에도 불구, 똑같은 방법으로 정상회담을 외교적인 압박 수단으로 삼고 있다는 것이다.
26일 도쿄신문은 강제징용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올해 말 한국에서 개최할 예정인 한·중·일 정상회의에 불참하겠다고 밝힌 스가 총리를 향해 날이 선 비판을 이어갔다. 신문은 사설을 통해 “참석에 조건을 붙이는 것은 부적절하다. 직접 만나서 주장을 전해야 한다”며 “원래 한·중·일 정상회의는 공통의 과제를 논의하는 자리로, 이 자리에 양측의 문제를 꺼내 들면서 (회의) 참석 조건으로 삼는다면 앞으로 정기 개최하는 것 자체가 어려워진다”고 꼬집었다.
한·중·일 정상회담은 세 나라가 돌아가며 매년 정례적으로 개최한다. 올해는 의장국인 한국이 자국 내 개최를 조율하고 있다.
신문은 한국 내 징용 배상 소송으로 압류된 일본 기업 자산의 매각 절차가 진행 중인 점을 언급하며 “스가 총리 입장에선 연말 방한 직후에 현금화가 이뤄지면 국내에서 비판받을 것을 우려하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과제가 있기 때문에라도 직접 만나서 합의점을 찾아야 한다. 이것이 외교의 기본”이라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스가 총리가 한·중·일 정상회의에 조건을 붙인 것은 과거 그가 비판했던 박근혜 정부와 다르지 않다고도 지적했다. 지난 2015년 박근혜 정부는 위안부 문제의 해법을 제시하지 않고서는 정상회의에 응하지 않겠다며 아베 전 정부를 압박한 바 있다. 당시 관방장관이던 스가 총리는 “이웃 나라 정상이 만나는 데 전제 조건을 붙이면 안 된다. 위안부 문제를 정치, 외교적인 문제로 삼아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회의 참석에 조건을 달면서 한·중·일 정상회의가 다시 개최되기까지는 3년 반이 걸렸다는 사실을 언급하며 신문은 “스가 총리가 이번 (회의) 참석에 조건을 붙이는 것은 자기모순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신문은 일본 정부가 유독 한국에 대해서만 몽니를 부리는 측면이 있다고 꼬집었다. 스가 총리는 일본인 납치 문제가 아직 해결되지 않은 북한의 김정은 위원장과도 “조건 없이 만나겠다”며 북·일 정상회담 실현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한국 정부와의 대화에는 소극적이라는 지적이다.
신문은 “최근 한·일 간 국회의원들이 상대국을 방문해 타결책을 모색하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며 “내년으로 접어들면 양국 모두 중요한 선거 일정이 다가오면서 정상 회의를 할 여유가 없어진다. 호기를 살려야 한다”고 주문했다. 스가 총리의 임기는 아베 전 총리의 남은 임기인 내년 9월까지로 다시 총재 선거를 해야 한다. 한국은 내년 4월 7일 국회의원과 지방자치단체장 재보궐 선거를 치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