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지난 20일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경기도청에서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경기도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미소를 짓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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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주자 선호도 1위를 달리는 여권 유력주자와 경제학자 출신으로 대선 재도전을 시사한 야당 정치인이 가장 첨예한 일자리 이슈로 정책 논쟁을 이어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의 이재명 경기지사와 국민의힘 유승민 전 의원이다.
두 정치 거물의 논쟁은 유 전 의원이 지난 1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대통령은 경제위기의 심각성을 알기는 아는가. 문재인 대통령은 ‘지금이 경제 반등의 골든타임’이라 말하고 있는데, 대통령의 인식을 보면 ‘경제는 포기한 대통령’”이라고 대통령을 겨냥하면서 시작됐다. 유 전 의원은 “9월 고용통계를 보면 취업자수가 39만2천명 감소했고, 청년층 확장실업률은 25.4%, 실업자는 전 연령층에서 늘어나고, 비경제활동인구가 사상 최대로 늘어나는 등 일자리 사정은 IMF위기 이후 가장 심각하며 고용이 전반적으로 무너지고 있다”며 “20~30대 젊은층의 일자리 문제를 해결할 근본대책은 없이 오로지 세금을 퍼부어 일자리 통계를 분식하는 공공일자리만 늘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유승민 전 의원이 지난 21일 서울 여의도 정치문화플랫폼 하우스(How's)에서 열린 미디어 쇼케이스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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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자 이 지사가 나서 유 전 의원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비문재인계’인 그가 문 대통령을 방어하고 나선 것은 이례적으로, 계파를 초월한 ‘여권 대표주자’로서의 이미지를 강화하려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 보인다. 이 지사는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유 전 의원이 경제 전문가라는 사실을 의심하게 할 정도로 그간 보수언론이 쏟아냈던 가짜뉴스를 그대로 옮기며 국민들을 호도하고 있다. 빈약한 논리의 대통령 공격은 그저 국힘당 내 본인 입지 다지기 위한 정치 꼼수에 불과함을 현명한 국민들께서 잘 알고 계신다”고 비판했다. 그는 2016년부터 2019년까지 15세 이상 인구의 고용률은 60.6%에서 60.9%로 개선됐고, 경제활동인구인 15~64세의 고용률은 66.1%에서 66.8%로 개선됐다. 특히 청년층 고용률(41.7%→43.5%)과 청년층 실업률(9.8%→8.9%)은 물론, 60세 이상 일자리 중에서도 70~80%는 민간에서 만들어져 고용의 양이 개선한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유 전 의원도 25일 다시 반박 글을 올렸다. 그는 페이스북에 “여당의 유력한 후보이시니 대선까지 몸조심은 하셔야겠지만, 살아있는 권력의 잘못에 대해 당당하게 할 말을 하는 결기를 보여줄 수는 없냐”며 이 지사의 주장을 반박했다. 고용률과 관련해 그는 “2018년 9월과 지난해 9월을 비교하면 전체 취업자수는 35만명 늘었는데, 주 36시간 미만 일한 단시간 근로자는 무려 74만명이나 증가했고, 주 17시간 미만 일한 초단시간 근로자는 37만명 증가했다. 주 36시간 이상 일한 근로자는 거꾸로 무려 45만명이나 감소했다”며 전체 고용의 양과 질이 감소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유 전 의원은 저출산과 양극화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개혁을 통해 다시 경제 성장의 길로 나가야 한다고 강조하며 “이런 게 바로 저의 대안이다. 대통령과 지사님은 이런 대안을 받아들일 준비나 각오는 되어 있냐”고 반문했다.
인신공격이나 정쟁이 아닌, 일자리라는 첨예한 이슈로 정책 논쟁을 벌이는 두 사람을 두고 정치권 안팎에선 ‘대선 토론 전초전’을 보는 듯하다는 관전평도 나온다. 윤태곤 의제와전략그룹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이 지사는 전반적으로 야당에 대한 각을 세워 여권 지지층을 결집시키면서도 자신이 평소 강조해온 복지나 일자리 문제에 대한 정책 두뇌를 과시하고 있다. 유승민 전 의원도 대선 재도전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야권의 대표적인 ‘경제통’임을 드러낼 수 있는 기회라고 판단했을 것”이라고 짚었다.
장나래 기자 w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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