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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여부 “답 어렵다”던 윤석열, 1년 전 같은 질문엔?

조선일보 박국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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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여부 “답 어렵다”던 윤석열, 1년 전 같은 질문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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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2일 국회 국정감사에 출석한 윤석열 검찰총장

지난 22일 국회 국정감사에 출석한 윤석열 검찰총장


지난 22일 15시간 가까이 진행된 대검찰청 국회 국정감사에서 윤석열 검찰총장의 마지막 한마디가 정치권과 법조계를 달구고 있다.

새벽 1시 넘어 끝난 이날 국감 막바지, 김도읍 국민의힘 의원은 “임기를 마치고 나서 정치할 생각이 있느냐”고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작년 하반기 ‘조국 사태’ 이후 윤 총장이 정권에 미운 털이 박히자 ‘사퇴 여부’와 함께 윤 총장을 둘러싸고 정치권과 법조계에서 가장 많이 회자되던 질문이었다.

윤 총장은 “제 직무를 다 하는 것만으로도 다른 생각을 할 겨를이 없고. 향후 거취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퇴임하고 소임을 마치고 나면 우리 사회의 많은 혜택을 받은 사람이기 때문에, 우리 사회와 국민들을 위해 어떻게 봉사할지 천천히 생각해 보겠다”고 했다. ‘사회의 혜택’ ‘국민에 봉사’는 전형적인 ‘정치인의 언어’다.

검사 출신 정치인인 김 의원이 추가 질문을 던졌다. “거기에 정치도 들어가나?” 이에 대한 윤 총장의 대답은 예상 밖이었다. “말씀드리기 어렵다." 부인을 하지 않은 것이다.

이는 작년 7월 윤 총장의 검찰총장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나왔던 정치 여부 관련 비슷한 질의 응답과 비교하면 큰 차이가 있다. 당시 인사청문회에서는 여권의 인재 영입 역할을 자처하던 양정철 전 청와대 비서관과 윤 총장이 2015년 말 회동했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윤 총장의 정계 진출 여부가 도마에 올랐다.

그때 윤 총장은 “저는 정치에 소질도 없고, 정치할 생각은 없다” “정치에 제가 사실 별로 관심이 없다”고 했다. 정계 진출 여부에 대해 명확하고 단호하게 선을 그은 것이다. ‘정치 여부’에 대해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했던 이번 국감 답변과 비교하면 천양지차다.


실제 올초 윤 총장은 일부 여론조사 업체들이 차기 대통령 적합도 조사에서 윤 총장을 후보군에 넣고 일부 조사에서는 윤 총장이 이낙연 전 국무총리에 이어 대권후보 2위에 오르는 결과가 나오자, 대검을 통해 “정치할 생각 없다. 여론조사 대통령 후보군에서 나를 빼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하지만 불과 1년도 안돼 윤 총장은 정치 여부에 대해 명확한 답변을 피했다. 그 사이 달라진 것은 추미애 법무장관이 부임했고 위법과 탈법의 경계선을 넘나드는 노골적인 윤 총장 찍어내기 시도가 1년 내내 이어져 왔다는 것이다.

정치권과 법조계에서는 과거 대선 후보 TV토론에서 “나는 박근혜 후보를 떨어트리기 위해 나왔다. 반드시 떨어트릴 것”이라고 말하며 오히려 역풍을 초래했던 이정희 전 통합진보당 대표의 경우와 비교해 “추 장관이 ‘윤석열 대망론’의 일등공신”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박국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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