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선거 열흘 앞두고 4900만여명 사전투표
공화당 지지자 방해공작에도 투표 과열양상
선거 당일 밀집 우려·정치의사 표현욕구 반영
지난 21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에서 유권자가 사전 현장투표를 하고 있다(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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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보겸 기자] 약 열흘 앞으로 다가온 미국 대통령 선거의 사전투표 열기가 뜨겁다. 이미 2016년 대선 투표자(1억3900만명)의 35%가 넘는 4900만여명의 유권자가 투표를 마쳤다. 전통적으로 선거 당일 현장투표를 선호하는 공화당 지지자들이 사전투표를 하려는 유권자들을 위협하는 와중에도 투표 양상이 과열돼 역사상 가장 높은 투표율을 기록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22일(현지시간) 미 선거정보를 제공하는 ‘미국선거프로젝트’에 따르면 대선일을 12일 앞둔 이날 오후 기준으로 약 4931만3000여명의 유권자가 사전투표에 참여했다. 사전투표는 크게 우편투표와 사전 현장투표로 나뉜다. 이는 지난 2016년 대선 때 사전투표에 참여한 총 유권자보다도 많은 수준이며, 같은 시점을 기준으로 하면 8배를 넘는다.
사전투표는 통상 민주당 지지층이 선호하는 방식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이번 사전투표에서 유권자가 지지한 정당 비율은 민주당이 50.8%로 공화당(26.5%)의 두 배에 달한다. 사전투표 열기에 힘입어 올해 미 대선 투표율이 최고치를 찍을 수 있다는 예측도 나온다. 미국선거프로젝트를 주관하는 플로리다 대학의 마이클 맥도날드 교수는 올해 미 대선 투표율이 1908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인 65%를 차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사전투표보다 선거 당일 현장투표를 선호하는 공화당 지지층을 중심으로 사전투표 방해 공작이 일어나는 와중에도 투표 열기는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줄곧 우편투표가 선거조작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현재까지 실시한 우편투표는 전체 사전투표의 70%를 넘는다.
지난 8월 미국 위스콘신주에서 트럼프 지지자들이 모여있는 모습(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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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투표가 시작된 후 최소 14개 주에서 며칠 동안 부적절한 선거운동과 유권자 협박 등으로 수십 건의 고발이 접수됐다고 워싱턴포스트는 보도했다. 높은 사전투표율에 부담을 느낀 공화당 지지자들이 투표를 저지하기 위해 유권자들을 위협한 것으로 보인다.
이달 초 우편투표와 사전 현장투표를 실시한 캘리포니아주 네바다시티에서는 트럼프 지지자 300여명이 음악을 틀고 확성기로 소리를 지르며 사전투표를 하러 온 유권자들을 위협하기도 했다. 이들 중 일부는 투표소를 가로막은 트럼프 지지자들을 헤쳐나갈 수 없어 사전투표를 포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 대선 사전투표가 과열 양상을 띠는 것은 코로나19 대유행과 선거 기간이 겹쳤기 때문이라고 로이터통신은 보도했다. 선거 당일 현장투표에 유권자가 대거 몰릴 것으로 예상한 사람들이 사전투표에 나섰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가 팽팽한 접전을 벌이고 있는 상황도 일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두 후보의 지지율이 엎치락뒤치락하는 모양새를 보이자 유권자들이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를 적극 표현하려는 열망이 반영됐을 가능성이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 민주당 조 바이든 대선 후보는 이날 대선 전 마지막 TV 토론에 나섰다. 토론 직후 CNN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53%는 바이든 후보가 마지막 토론의 승자라고 답했다. 60%의 지지를 얻은 1차 토론 후 설문조사 결과보다 낮아진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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