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용사별 대표 펀드 대부분에서 자금 이탈
신규 유입 없어 시장 관심 소멸 상태
정부 주도 뉴딜펀드도 “사모 사태와 유사 이슈 발생할 수”
사모투자재간접 공모펀드마저 환매연기 사태가 빚어지면서 공모펀드의 최대 장점으로 꼽혔던 안정성에 대해서도 우려가 제기된다. 특히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뉴딜펀드에도 경고음이 켜지고 있다.
23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의 운용사별 대표 사모투자재간접 공모펀드의 설정액 증감 현황에 따르면 ‘미래에셋스마트헤지펀드셀렉션혼합자산자투자신탁’은 연초 이후에만 255억원이 빠지는 등 최근 1년 새 422억원이 유출됐다.
연초 이후 ‘삼성솔루션코리아플러스알파혼합자산투자신탁H’은 39억원, ‘NH-Amundi액티브헤지펀드크리에이터혼합자산투자신탁’은 22억원이 줄었고, 정부의 소재·부품·장비 육성 정책과 관련된 ‘한국투자소부장코리아혼합자산투자신탁’에서도 최근 6개월 새 1억원의 자금이 줄었다.
특히 각 사별 대표 7개 사모투자재간접 공모펀드 중 5개 펀드에는 일일 자금 변동이 없는 것으로 나타나 투자자들의 관심에서 완전히 벗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신한BNPP베스트헤지펀드혼합자산투자신탁’은 지난 4월초부터 운용설정액이 50억원 미만이 되면서 소규모 투자신탁 해지 요건에 해당돼 5월28일 해지됐다.
운용업계 관계자는 “사모투자재간접 펀드는 겨우 명맥만 유지하는 수준으로, 사모펀드 시장에 대한 불신으로 추가 자금유입을 기대하기도 어려운 상황이어서 곧 정리 수순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사모투자재간접 공모펀드는 여러 개의 사모펀드에 나눠서 투자하며, 최소 가입금액이 1억원 이상인 사모펀드에 일반 투자자들도 소액으로 간접 투자할 수 있도록 만든 상품이다.
금융당국은 일반투자들의 시장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지난해 최소 투자금액(500만원) 규제마저 폐지하며 시장 활성화에 나섰으나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특히 사모펀드에서 환매중단이 일어나면 언제든지 사모투자재간접 공모펀드로 위험이 전이될 수 있는 구조다. 해외 사모펀드는 피투자펀드에 대한 정확한 상황을 알기가 어려워 깜깜이 투자까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최근 키움자산운용의 글로벌얼터너티브 펀드(영국계 H2O자산운용 펀드를 담은 재간접 펀드)의 환매가 중단되면서 사모투자재간접펀드가 공모펀드라고 해서 더 이상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점이 사실로 확인됐다.
이런 가운데 정부가 한국판 뉴딜펀드 가운데 재정을 투자한 정책형뉴딜펀드의 자펀드 중 하나로 사모투자재간접 공모펀드를 만들고 세제 혜택까지 준다는 계획을 발표했지만, 사모펀드 사태에서 드러난 정보 불일치 등의 문제가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벌써 제기된다.
한상범 경기대 경제학과 교수는 최근 ‘한국판 뉴딜과 사회책임투자의 활성화’ 보고서에서 “사모투자재간접 공모펀드는 공시·감독 등에 대한 근거가 약해 최근 사모펀드 사태와 유사한 이슈가 발생할 수 있다”며 “최근 사모펀드 사태에서 볼 수 있듯 판매사는 운용내역 점검을 제대로 안 했고, 수탁사 및 평가사도 제 역할을 못 했다”고 지적했다. 특히 “정부가 참여하는 뉴딜펀드라면 안전할 것이라는 소비자 오인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th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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