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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롯데의 역대급 리빌딩, 감당 하시겠습니까?[SS 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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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성민규 롯데 신임 단장이 4일 사직야구장에서 기자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롯데가 역대급 리빌딩 발판을 마련했다. 스카우트 팀을 포함한 프런트가 향후 10년간 팀을 짊어지고 갈 기대주를 뽑았으니 현장으로 공이 넘어갔다. 롯데가 한 번도 이루지 못한 리빌딩에 성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롯데 성민규 단장은 지난 21일 나승엽(덕수고)과 계약을 체결한 뒤 “두 번은 못하겠다”며 웃었다. “영혼을 팔았다”는 그의 말처럼 최적의 미래자원이라는 확신을 갖고 설득에 매진했다. 나승엽뿐만 아니라 김진욱(강릉고)의 도장을 받아내는 데에도 시간과 공을 들였다. 그는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로 수많은 계약을 체결했지만, 올해처럼 힘든적이 또 있었나 싶다. 프런트 전체가 힘을 보태주지 않았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는 이번 드래프트로 공공의 적이 됐다. 이른바 나승엽 논란으로 이미 한 차례 거센 성토를 들었는데, 손성빈(장안고)을 포함해 1차지명 후보로 꼽히던 고교 최대어 세 명을 싹쓸이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성 단장이 “두 번은 못하겠다”고 말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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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허문회 감독이 26일 2020프로야구 키움히어로즈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강영조기자 kanjo@sportsseoul.com


그만큼 절실했다. 롯데는 수년째 기대주 육성에 실패했다는 평갈르 받고 있다. 올해 한동희가 가능성을 보였다고는 하지만, 프로 입단 동기인 KT 강백호와 비교하면 부끄러운 성적이다. 지난해 1차지명으로 선발한 서준원도 7승 6패 평균자책점 5.26으로 빼어난 활약을 펼쳤다고 보기 어렵다. 야수쪽에도 눈에 띄는 새얼굴은 보이지 않는다. 국가대표급 베테랑이 다수 포진 돼 있지만, 이들이 은퇴하거나 부상으로 하차하면 정상적인 경기가 어려운 수준이다. 매년 우승권에 있던 팀도 아니기 때문에 백업 부재는 프런트와 현장의 공동 책임이다. 성 단장은 지난해 연말 취임 후 선수단 구성 변화를 통해 팀 색깔을 바꿔야 장기적 강팀이 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2군 시스템을 뜯어 고치고, 신인 드래프트에 공을 들인 이유다.

선수는 실전을 통해 성장한다. 1군에서 뛰어야 하는 선수라면 이 무대에서 기량을 확인해야 한다. 퓨처스팀에서 기본기와 체력을 다진 뒤 1군에서 검증하고, 부족한 부분을 2군에서 다시 다듬는 게 KBO리그식 육성법이다. 1군에 올라오는 시기는 철저히 구단의 시스템에 달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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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선수들이 경기 후 하이파이브를 하며 승리를 자축하고 있다.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적어도 올시즌 선수단 운영법만 놓고보면 물음표가 떨어지지 않는다. 롯데 허문회 감독은 크든 작든 프런트와 갈등 중이라는 것을 꾸준히 외부에 알려왔다. 2군에서 추천한 선수를 적극 기용하는 것에도 인색하다. 나름의 철학을 갖고 선수단을 이끌고 있겠지만, 내부의 신뢰부족을 외부로 알려서는 득이 될 게 없다. 퓨처스리그에서 1군으로 승격한 선수가 부진하면 2군 책임이라는 식의 발언이나 “현장과 프런트는 각자 역할이 있다” “감독 코치는 떠나도 선수들은 계속 남아 야구를 해야 한다”는 식의 발언은 프런트의 행태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것으로 비친다. 오죽하면 구단에서도 “굳이 하지 않아도 될 발언으로 논란을 확대 재생산 시킨다”는 얘기가 나온다.

시즌 내 이런 문제가 반복돼 프런트가 현장을 신뢰하느냐도 물음표로 바뀌었다. 구단과 현장이 평행선을 달리면 육성도 체질개선도 제자리 걸음일 수밖에 없다. 스카우트 세계에서 ‘공공의 적’이 되는 것을 감수한 롯데가 결실을 맺을 수 있을까. 현 상황에서는 여전히 물음표인 상태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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