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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7 (목)

'20년 대장정 마무리' 김태균의 뜨거운 작별, 그리고 새로운 시작[SS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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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한화 김태균이 22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린 은퇴기자회견에서 소감을 밝히는 도중 눈물을 흘리고 있다. 대전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대전=스포츠서울 서장원기자] 짧은 인사 후 북받치는 감정을 추스르지 못한 베테랑 선수는 한참동안 눈물을 쏟았다. 프로 데뷔 후 은퇴하기까지 20년의 세월이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가면서 감상에 젖어 쉽사리 입을 떼지 못했다. 한화 프랜차이즈 스타 김태균(38)은 그렇게 뜨겁게 그라운드와 작별을 고했다.

김태균은 22일 한화의 홈구장 대전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은퇴 기자회견을 가졌다. 다소 상기된 표정으로 기자회견장에 들어선 김태균은 정민철 단장과 최원호 감독대행, 그리고 주장 이용규에게 꽃다발을 받고 기념촬영을 했다. 이후 본격적인 기자회견이 시작됐는데, 김태균은 “안녕하십니까. 김태균입니다”라고 말한 뒤 눈물을 쏟았다. 은퇴 발표 후 선수단과 마지막 인사자리에서도 ‘쿨’하게 석별의 정을 나눈 김태균이지만 이제 정말로 그라운드와 작별을 고해야 하는 순간이 왔음을 직감한 듯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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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김태균이 22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린 은퇴기자회견에서 기자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대전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김태균은 2001년 데뷔 후 일본에 진출했던 2년을 제외한 나머지 시간을 한화에서만 보냈다.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었을 때도 “한화가 아니면 은퇴하겠다”고 말할 정도로 김태균에게 한화는 자존심이자 자부심이었다. 누구보다 한화를 사랑한 김태균의 은퇴 결정은 오직 팀의 미래만 생각한 끝에 나왔다. 김태균은 “시즌 앞두고 1년 계약을 하면서 마음속으로 ‘납득하지 못하는 성적이 난다’면 결단을 내리고 싶었다. 나로 인해 팀에 부담이 가는 걸 줄여주고 싶었다. 후회하고 싶지 않아 어느해보다 준비를 잘 했는데 기대만큼 성적이 나오지 않았다. 개막 후 얼마되지 않아 2군으로 내려갔을 때 많은 생각을 했다. 다시 1군에 올라왔을 때 팀 상황이 여의치 않았기 때문에 열심히 했다. 그러다 8월에 다시 2군가면서 마음을 굳히는 계기가 됐다. 특히 서산구장에서 젊고 유망한 후배들을 보면서 은퇴 결심을 했다”고 은퇴를 결정하기까지 과정을 설명했다. 은퇴 결정을 하고도 구단 발표 전까지 김태균은 서산에서 이전과 똑같이 훈련을 했다. 구슬땀을 흘리는 후배들에게 자신으로 인해 피해가는 걸 원치 않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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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균이 한화 선수단과 하이파이브를 외치고 있다. 대전 | 서장원기자 superpower@sportsseoul.com


한화에서, 그리고 일본에서, 또 대표팀에서 활약하며 숱한 기록을 만든 김태균이다. 그간 자신이 해온 노력엔 한 점 후회가 없지만 딱 하나, 팬들과의 ‘우승’ 약속을 지키지 못한 것이 한(恨)으로 남았다고 했다. 김태균은 “언제나 시즌 개막전에 팬들에게 ‘함께 우승의 기쁨을 나누고 싶다’고 인터뷰를 하면서 팬들에게 희망을 드렸는데 그 약속을 한 번도 지키지 못한 것이 너무 죄송하다”며 다시 한 번 눈물을 쏟았다. 이어 “남은 인생에서도 평생 한으로 남을 것 같다. 뛰어난 후배들이 내 한을 풀어줬으면 좋겠다”며 응원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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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정민철 단장이 22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린 김태균 은퇴기자회견에 앞서 꽃다발을 전달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대전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야구 선수로서의 인생은 막을 내렸지만, 이제 김태균 앞에는 인생 2막이 기다리고 있다. 이미 은퇴 발표 때 단장 보좌 어드바이저로 변신을 예고했다. 김태균은 “초등학교 2학년 때부터 야구만을 바라보고 살아왔다. 그래서 해보고 싶은 것이 많다. 특히 야구 발전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또 한화가 좋은 팀이 될 수 있는 공부를 하고 싶다. 여러 지인들에게 조언을 구해서 뭘 준비해야하는지 생각해야 할 듯 하다. 단장 보좌는 구단이 팀을 이끌어가는 과정에서 조언과 조율을 할 수 있는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팀에 누가 되지 않고 좋은 쪽으로 갈수있도록 준비 잘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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