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검찰총장이 22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대검찰청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
윤석열 검찰총장은 문재인 정부의 검찰 인사를 놓고 “상황이 안 좋아지는 것 같다”고 22일 말했다. 윤 총장은 “검사 생활을 26년 했고, 2003년에는 대선자금 수사팀에 파견 나가 대통령 측근들에 대한 수사를 했다”며 “그때는 수사했던 선배들이 대영전까지는 아니어도 영전 내지는 정상 인사를 받아서 간 것 같은데, 시간이 갈수록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상황이 안 좋아지는 것 같다”고 했다.
윤 총장은 22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대검찰청 국정감사에서 ‘살아있는 권력을 수사하면 좌천된다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조수진 국민의힘 의원의 질의에 “과거 저 자신도 경험해 본 적이 있고, 검찰 안팎에서 다 아는 얘기 아니겠느냐”며 이 같이 답했다.
조 의원은 ‘이른바 적폐 정권이라 일컬어졌던 전(前) 정권보다 안 좋아졌느냐’고 물었고, 윤 총장은 “지난 정권 때는 처음 1년 국정원 (댓글 사건) 수사하던 1년 빼고는 계속 지방에 있었다”며 “신문에 검찰 인사가 나오면 아예 보지도 않았다. 각 정권별 차이를 이 자리에서 말씀드리기에는 곤란하다”고 했다. 2013년 서울중앙지검 국정원 댓글 사건 특별수사팀장을 맡았던 윤 총장은 2014년 1월 대구고검으로 발령 났다. 이후 2016년 말 최순실 국정농단특검에 특별수사팀장으로 발탁됐고, 문재인 정권 출범 직후인 2017년 5월 서울중앙지검장으로 파격 임명됐다.
윤 총장은 “지난 1월 이후에는 노골적인 인사가 있었던 것 같다”고 했다. 올해 1월은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취임한 직후다. 조 의원이 조국 전 법무장관을 언급하며 ‘더럽고 치사해도 버텨주세요라고 응원했었다’고 하자, 윤 총장은 “어려웠던 시절에 많이 응원해줬다”고만 했다.
윤 총장은 “(최순실) 특검에 파견 나갈 때도 사실 안 나가려 했다. 특검이 끝나면 잠시 (검찰에) 복귀했다가 검사를 그만두려는 생각을 했다”며 “제가 시험이 늦게 돼서 다른 (사법시험·사법연수원) 동기보다 나이도 좀 있다”고 했다. 이어 “하여튼 제가 검사 생활 겪으며 부질없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며 “어떻게 하다보니까 이 자리(검찰총장)까지 왔는데, 이 자리가 무겁고 국민에 대한 책임이 있기 때문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했다. 윤 총장은 그러면서도 “정치와 사법이라고 하는 것은 크게 바뀌는 게 없구나”라며 “내가 편하게 살지 왜 개인적으로 이렇게 살아왔는지에 대한 생각도 든다”고 했다.
[오경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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