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확행 등 TF만 10개 넘어
“정책·현장 괴리” 장관 질책
일 강제징용 문제 입장 뚜렷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왼쪽부터)가 21일 국회에서 열린 경제상황 점검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김영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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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68)가 21일 당 ‘소확행위원회’를 출범하는 등 현안 태스크포스(TF) 가동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당 TF는 10개를 훌쩍 넘겼다. 이 대표는 이날 경제부처 장관들을 국회로 불러 코로나19 사태로 악화된 경제를 회복하는 데 집중할 것을 주문했다. 현장과 정책의 괴리도 질타했다. 관료들에게 개혁 성과를 재촉한 것이다. 외신기자들을 상대로 한반도 정세에 대한 의견을 거침없이 밝혔다.
‘TF 정치’와 내각 다잡기, 외교·안보 메시지를 발판 삼아 대선가도를 준비하는 모습이다.
민주당 지도부는 이날 비상설특별위원회인 ‘작지만 확실한 행복(소확행)위원회’ 설치를 의결했다. 소확행위원회는 법 개정이나 예산 편성 없이 지방자치단체나 정부 결정만으로 해결 가능한 사회문제를 다루게 된다.
허영 민주당 대변인은 “교육비·주거비 등 민생 과제에 집중해 단기간 내 성과를 내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취임 후 각종 현안마다 TF를 꾸렸다. 권력기관개혁(공수처법), 정치개혁(이해충돌방지법), 부동산(임대차 3법) 문제 등이 대표적이다. 해당 분야에 밝은 최고위원 등을 책임자로 앉혀 실무 추진을 독려하고 있다. 이 대표는 이날도 다주택자 처분 권고 이행상황을 점검하고, 미래주거추진단의 중장기 주택정책 준비상황을 챙겼다.
이 대표의 ‘TF 정치’는 성과와 효율을 중시하는 업무 스타일을 반영한 것이지만 대표직 임기가 마무리되는 내년 3월까지 확실한 성과를 내야 한다는 목표가 있는 만큼 대선 로드맵과 관련이 있다.
이 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경제상황 점검회의’에서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등 경제부처 장관들의 보고를 받은 뒤 “정부정책과 현장 사이에 괴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잇따르는 택배노동자들의 사망 사고를 언급하며 “기존 제도의 제약을 뛰어넘는 노력이 필요하다. 현장 점검을 통해 산업안전보건법 적용 등 특별대책을 검토하라”고 당부했다. 당정협의 형식을 취했지만 사실상 경제관료들을 질책한 것이다.
이 대표는 또 외신기자 간담회에선 한·일관계 최대 현안인 강제징용 배상 문제에 대해 “20대 국회에서 폐기된 ‘문희상안’과 비슷한 안이 또 나와도 상황은 크게 달라지기 어려울 것”이라고 했고 “아베 총리 시절보다 일본 측이 유연해진 것 같다”고도 밝혔다.
‘TF 정치’와 내각 다잡기, 외교·안보 메시지는 최근 지지율 답보 상태인 이 대표 입장에선 경쟁 대선주자보다 우위에 설 수 있는 ‘차별화’ 동력이다.
하지만 TF 체제의 당 운영만 해도 뚜렷한 성과가 없고, 사당화 논란도 없지 않다. 내각 다잡기와 관련해 한 당직자는 “당정협의라는 공식 논의 기구가 있는 상황에서 (이날 오전 일정은) 마치 ‘특별한’ 목적이 있는 것처럼 오해받을 소지도 있다”고 지적했다.
김형규 기자 fideli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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