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 압박 속 이상식 도의원 "신뢰 저버린 도지사" 비난
철거 결정된 전두환(좌)·노태우 전 대통령 동상 |
(청주=연합뉴스) 전창해 기자 = 청남대 내 전두환·노태우 두 전직 대통령 동상 철거 여부를 두고 충북도의 결단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전국 17개 단체로 구성된 '5·18 학살주범 전두환·노태우 청남대 동상 철거 국민행동'은 21일 충북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전두환·노태우 동상, 기념관 전시 등은 역사 정의뿐만 아니라 법 정의에 반하고, 법에도 위배되는 것"이라며 동상 철거를 요구했다.
이들은 "동상 등은 관광사업을 위한 것이어서 법 위반이 아니라는 충북도의 주장은 억지 궤변"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30일까지 동상 철거를 이행하지 않으면 이시종 지사를 상대로 법적, 정치적, 행정적, 윤리적 책임을 묻기 위한 조치에 나설 것"이라고 했다.
또 동상 철거 근거를 담은 '전직 대통령 기념사업 조례안' 심사를 보류한 도의회에 대해 "대의 민주주의를 외면한 무능한 실상에 실망하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기자회견하는 시민단체 |
조례안을 대표 발의한 더불어민주당 이상식(청주7) 도의원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 충북도를 비판했다.
이 의원은 "동상 설치부터 자가당착에 빠져버린 충북도가 급기야 의회와 의원들을 기망하기에 이르렀다"며 "한순간을 모면하려는 꼼수행정이 절정에 다다른 것"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동상 철거와 관련해 이 지사가 제도적 근거 마련을 위한 도움을 청해 조례안을 대표 발의했다"며 "두 전직 대통령 동상을 철거해야 한다는 개인적 소신도 있고, 집행부와 협력 차원에서 응한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조례안 내용 역시 이 지사와 논의해 작성한 것"이라며 "논란이 지속하자 도는 입장을 바꿔 발의자인 내 의사도 구하지 않고 행정문화위원회에 수차례 조례안 수정 또는 보류를 종용해 현재 상황에 이르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의원은 "도는 도의회 행문위가 요구한 동상 철거 행정행위에 대해 즉각 결단을 내려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이상식 충북도의원 |
앞서 행문위는 조례안 심사 보류를 결정하면서 도가 이 문제처럼 역사적 사실을 왜곡해 도민 비판을 받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주의할 것과 잘못된 안내문이나 전시물을 즉시 교체할 것을 이 지사에게 권고하겠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대표 발의한 조례안 자진 폐기를 위해 의원들의 동의를 받는 것으로 전해졌다.
충북도는 2015년 옛 대통령별장인 청남대 관광 활성화를 위해 초대 이승만부터 노무현에 이르는 전직 대통령 9명의 동상을 세웠다.
충북 5·18민중항쟁기념사업위원회는 지난 5월 "국민 휴양지에 군사 반란자의 동상을 두는 건 부끄러운 일"이라며 전두환·노태우 두 전직 대통령 동상 철거를 요구했다.
jeon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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