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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4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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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훈의 투어웨이] KPGA 박승룡 프로를 기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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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고(故) 박승룡(59). 1961년 9월 20일 강원 속초시에서 태어난 그는 설악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수원대학교를 나왔다.

골프지도자 1급 KASI, 생활체육지도자 2급을 보유한 그는 지난 2014년 한국프로골프협회(KPGA)에 입회했다. 도전 정신이 남달랐다. 53세에 입회한 '늦깎이 프로골퍼'기 때문이다.

도전에 두려움이 없었던 그는 KPGA 챔피언스(시니어)투어에 출전하는 등 활약을 펼쳤다. 우승은 없었지만, 2015년 한국시니어오픈 선수권대회에서는 톱10에 오르기도 했다.

투어 생활뿐만 아니라, 후진 양성에도 힘썼다. 고향인 강원에서다. 그는 수년간 고성군에 위치한 파인리즈 컨트리클럽과 청간골프연습장에서 주니어, 중·고생, 프로지망생, 일반인을 대상으로 골프를 가르쳤다.

시설 투자에도 아낌이 없었다. 지난 2017년에는 청간골프연습장에 고급 스윙 분석 시스템을 설치했다. 꽤 비싼 시스템이다. 당시 그는 설치해준 이에게 "티칭프로와 챔피언스투어 프로를 병행하고 있다. 레슨과 연습용으로 사용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9월 20일은 그의 59번째 생일이었다. 그가 운영하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페이스북에는 '생일 축하 메시지'가 가득했다.

그로부터 한 달 뒤인 지난 20일, 그는 충북 보은군에 위치한 클럽디 보은에서 열린 챔피언스투어 KPGA 시니어 마스터즈(총상금 1억원)에 추천 선수 신분으로 출전했다. 또 한 번의 톱10 진입을 위해서다.

오전 7시 1분. 인코스 14번홀에서 세 명의 동반자들과 함께 출발했다. 샷건 방식이었다. 아웃코스 마지막 홀인 9번홀에서 어프로치를 시도한 그는 스윙 이후 쓰러졌다. 18홀을 모두 마치지 못하고서다.

넘어지는 그를 보고 동반자와 협회 직원이 달려갔다. 다급하게 부른 구급차는 8분 만에 도착했다. 조속히 인근 병원으로 옮겼으나 유명을 달리했다. 사인은 심근경색. KPGA는 사고 직후 대회(KPGA 시니어 마스터즈)를 취소했다.

이번 사고에 대해 KPGA 관계자는 "현재 보은 금강장례식장에 임시 빈소가 마련됐으며, 이후 강원 속초시로 옮겨 장례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라며 "유족, 시니어 선수회 등과 장례 절차 등을 협의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소식을 들은 구자철 KPGA 회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금일 챔피언스 투어에 참가한 선수 한 분이 '경기 도중 심근경색으로 돌아가셨다'는 비보를 전해 들었다"며 "삼가 조의를 표하고 시니어 선수회와 함께 사태수습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약속했다.

고인(故人)은 지난 2018년 2월 12일 자신의 SNS를 통해 이러한 말을 남겼다. "1년만 미쳐보고 싶다. 정말." 열정과 도전으로 가득했던 그의 삶은 마지막 퍼트를 넣지 못한 채 마감됐다. 그러나, 그가 보여준 불굴의 도전정신과 골프에 대한 사랑은 그를 기리는 사람들의 가슴 한 켠에 남게 됐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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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훈 기자 ldhlive@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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