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가파 조폭 싸움이 벌어져도 어떤 불문율 같은 게 있다. 마피아도 야쿠자도 마찬가지다. 그것은 가족은 건드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상대방의 가족을 건드리는 순간, 상대방의 가족을 납치하거나, 가족을 향해 총부리를 겨누는 순간 가장 비열한 양아치로 전락하는 것이다. 우리는 어제 오늘 대한민국 법무부에서 그런 행태를 목격하고 있다.
오늘 아침 조선일보 3면 톱은 “가족까지 겨눈 추미애, 작정하고 윤석열 죽이기에 나섰다”, 이렇게 돼 있다. 중앙일보 1면 톱은 “추미애의 수사지휘권, 윤석열 가족 직접 겨눴다”, 라고 했다. 동아일보 1면 톱은 “추미애, 또 지휘권 발동, 윤석열 가족 사건도 겨눴다”, 라고 돼 있다. 어제는 모든 신문이 ‘추미애·윤석열 정면충돌’이라는 제목을 달았으나, 오늘은 ‘추미애가 윤석열 가족을 향해 총부리를 겨눴다’는 취지로 제목을 달고 있다.
지금 대한민국에서는 정말 유사 이래 한 번도 경험하지 못했던 광경이 벌어지고 있다. 마치 ‘정권의 하수인’을 자처하듯 일국의 법무부 장관이 검찰총장을 옭아매고 있다. 끝까지 목을 조르고 또 조르면서 항복하고 빨리 ‘자진 사퇴’하라고 겁박하고 있다. 정권과 추 장관의 비열함이 끝을 모를 지경이다. 지금의 검찰총장은 살아있는 권력이든 과거의 죽은 권력이든 범법 행위는 반드시 수사하여 바로잡겠다는 헌법주의자를 자임하고 있는 사람이다.
오늘 아침 조선일보 3면 톱은 “가족까지 겨눈 추미애, 작정하고 윤석열 죽이기에 나섰다”, 이렇게 돼 있다. 중앙일보 1면 톱은 “추미애의 수사지휘권, 윤석열 가족 직접 겨눴다”, 라고 했다. 동아일보 1면 톱은 “추미애, 또 지휘권 발동, 윤석열 가족 사건도 겨눴다”, 라고 돼 있다. 어제는 모든 신문이 ‘추미애·윤석열 정면충돌’이라는 제목을 달았으나, 오늘은 ‘추미애가 윤석열 가족을 향해 총부리를 겨눴다’는 취지로 제목을 달고 있다.
지금 대한민국에서는 정말 유사 이래 한 번도 경험하지 못했던 광경이 벌어지고 있다. 마치 ‘정권의 하수인’을 자처하듯 일국의 법무부 장관이 검찰총장을 옭아매고 있다. 끝까지 목을 조르고 또 조르면서 항복하고 빨리 ‘자진 사퇴’하라고 겁박하고 있다. 정권과 추 장관의 비열함이 끝을 모를 지경이다. 지금의 검찰총장은 살아있는 권력이든 과거의 죽은 권력이든 범법 행위는 반드시 수사하여 바로잡겠다는 헌법주의자를 자임하고 있는 사람이다.
추 장관은 어제 오후 ‘라임 자산운용 사기사건’과 ‘윤석열 총장 가족 고발 사건’에 대해 윤 총장을 배제하라는 수사지휘를 했다. 윤 총장은 그렇지 않아도 이미 손발이 묶여 있고, 윤 총장을 따르는 검사들은 전국으로 뿔뿔이 흩어져 있는 상황이다. 거기에 대고 다시 윤 총장을 배제하라는 수사지휘는 쓰러진 사람에게 계속 발길질을 퍼붓는 것이나 같다. 두 번째 윤 총장 가족 사건에서 윤 총장을 배제하라고 수사 지휘한 것은 윤 총장 본인을 수사하라고 지시한 것이나 진배없다. 법무장관이 검찰총장을 수사하라고 아래 검사들에게 별도의 지시를 내린 것이다. 마치 조폭이 가족을 납치해서 협박하고 있는 듯한 착각마저 불러일으키게 한다.
법무장관의 수사지휘권 발동은 우리 헌정 사상 추미애 장관 이전에는 딱 한 차례밖에 없었다. 그랬는데 올해 1월 추 장관이 임명됐고, 이제 9개월 남짓에 벌써 세 번째 수사지휘를 하고 있다. 첫 번째는 ‘한명숙 사건 위증교사 감찰사건 배당’이었고, 두 번째는 ‘채널A 사건’이었고, 이번에 윤석열 가족을 겨냥한 수사지휘가 세 번째다. 아시다시피 ‘채널A 사건’은 사건 자체가 허위 조작이었다.
이번 수사지휘는 라임 자산운용사의 실질적 소유주인 김봉현씨의 ‘옥중 편지’를 근거 삼았다. 하지만 이 편지는 사실과 배치되는 대목이 너무 많다. 한 가지 핵심 대목을 일례로 들어보겠다. 그 편지에서 김봉현은 ‘검사들에게 1000만원짜리 룸살롱 접대를 했고, 그것을 검찰 조사에서 진술했는데, 윤석열 총장이 그것을 보고 받고도 묵살했다’는 취지로 추미애 법무부에 일러바치고 있다. 이것은 딱 한 마디로 뒤집을 수 있다. 광주지검 순천지청장 출신의 김종민 변호사가 말했다. “심재철 법무부 검찰국장에게 묻는다. 검사 로비 진술을 보고 받은 적이 있는가 없는가. 보고받았다면 윤석열 총장에게 보고했는가 안 했는가.”
심재철 검찰국장은 누구인가. 그는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대검 반부패 부장으로 있었다. 전국 주요 특수 사건을 모두 보고 받는 자리다. 김봉현은 올 4월에 체포돼 서울남부지검에서 조사를 받았고, 남부지검은 당시 심재철 반부패 부장을 통해 대검에 수사 상황을 보고했다. 심재철은 ‘조국 무혐의’를 주장했던 검사로, 추미애 장관에 의해 올해 검사장으로 승진한 뒤 대검 반부패 부장에 이어 지난 8월부터는 검찰 예산과 인사를 총괄하는 핵심 보직인 법무부 검찰국장으로 영전한 대표적인 친정권 성향 검사다. 특히 이 사람은 고기영 법무차관과 더불어 이번에 윤석열 총장의 지휘권을 박탈하도록 주도한 인물로 지목되고 있다.
자, 이 대목에서 김종민 변호사는 심재철 검찰국장에게 아주 간단한 질문을 던짐으로써 ‘윤석열 죽이기’에 동원된 김봉현, 추미애, 심재철 등을 궁지에 몰아세우고 있다. 이렇게 썼다. “김봉현이 주장한 검찰 로비 관련한 사실 관계 확인은 간단하다. 당시 대검 반부패 부장으로 현재 법무부 검찰국장인 심재철이 관련 보고를 받았는지 심재철을 통해 확인하면 끝이다.” “심재철 국장에게 묻는다. 김봉현이 검사들에게 로비했다는 진술을 수사팀으로부터 보고받은 적이 있는가 없는가. 보고 받았다면 윤석열 총장에게 보고했는가 안 했는가.” “검찰의 수사 관련 정보보고는 수사검사가 작성해 부장, 차장, 검사장 결재를 받고 법무부와 대검에 보고된다. 대검은 각 사안별로 주무 부서에서 취합해 중요 보고사안은 선별해 검찰총장에게 보고한다.”
제가 더 간단하게 말씀 드리겠다. '1) 추미애는 ‘라임 수사’에서 윤석열을 배제했다. 2) 주범 김봉현이 말하기를, 검사 접대를 했다고 진술했는데 윤석열이 뭉갰다는 것이다. 3) 그렇다면 좋다, 그 보고 라인에 있었던 심재철이 대답하라, 보고 받았나, 보고 받고 윤석열 총장에게 보고했나.' 이렇게 돼 있다. 이런 경우를 두고 자승자박(自繩自縛)이라고 한다. 제 손으로 제 몸을 묶어버린다는 뜻이다. 저 사람들이 수사지휘권 발동이라는 오랏줄로 윤석열의 몸을 묶어 놓으려 했지만, 오히려 그 오랏줄이 자신들의 몸을 묶어 놓고 있는 형국인 것이다. 억지를 부리면 반드시 허점이 드러나기 마련이다.
윤 총장의 가족 관련 고발 사건은 윤 총장의 가족을 고발했다가 무고죄로 실형을 살다 나온 사람이 관련돼 있다. 이 사람은 끝없이 고발을 이어가고 있다. 그 내용이 대부분이다. 특히 지금의 여권 사람들은 윤석열 총장이 앞 정권을 수사할 때는 윤 총장의 가족 사건이 전혀 문제가 안 된다고 했었다. 그러다 윤 총장이 청와대 울산 선거 공작 사건, 조국 사태 등을 수사하자 이번에는 가족 문제를 다시 끄집어내서 공격하고 있다.
자, 여기서 우리는 궁금하다. 추미애 장관은 왜 이토록 끝까지 정권을 위해 무리수를 두고 결사옹위 하듯 몸을 던지고 있는가. 정권을 향해 다가오는 라임·옵티머스 수사의 칼끝을 막아내면서 ‘방탄 소녀단’이 되려는 것인가. 추미애 장관은 문재인 정권에 의해 여당의 서울시장 후보가 될 수 있다는 꿈을 아직도 꾸고 있는 것인가. 아니면 무슨 국무총리 자리라도 약속받았는가. 김종민 변호사는 “김봉현 폭로 문건이 고도로 기획된 정치 공작이라는 의심이 강하게 든다”고 했다. ‘고도로 기획된 정치 공작’, 여러분은 어떻게 보십니까. 추 장관이 지금 정권으로부터 무슨 약속을 받았는지는 모르겠지만 김 변호사는 이렇게 묻는다. “최소한의 양심이 있다면, 빈말이라도 라임·옵티머스 사건에 대한 철저한 진상규명과 수사를 하라는 말도 한번쯤 하는 것이 도리가 아닌가.”/
[김광일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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