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지휘 때마다 靑 입장 낼 건가” 따가운 시선도
지난달 청와대에서 열린 회의에 문재인 대통령이 추미애 법무부 장관(오른쪽)과 나란히 참석하는 모습. 뉴시스 |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라임자산운용(라임) 수사 등과 관련해 윤석열 검찰총장을 상대로 수사지휘권을 발동한 것과 관련해 청와대가 추 장관 편을 들고 나섰다. “엄중한 수사가 필요하기 때문”이란 이유를 들었는데 향후 추 장관이 법무부·검찰을 이끌어가는 데 있어 큰 힘을 받게 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다만 역대 법무장관들과 비교해 너무 잦은 추 장관의 수사지휘권 행사가 되레 청와대와 문재인정부에 ‘부담’을 작용할 것이란 우려도 만만치 않다.
청와대는 20일 라임 로비 의혹사건과 윤 총장의 가족 관련 사건에 대한 추 장관의 수사지휘권 발동과 관련해 “현재 상황에서 수사지휘는 불가피한 것으로 보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청와대 강민석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신속하고 성역을 가리지 않는 엄중한 수사가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당연히 청와대가 추 장관에 힘을 실어줬다는 해석이 제기됐다.
강 대변인은 다만 “청와대는 장관에게 수사지휘권을 행사하도록 지시하거나 장관으로부터 수사지휘권 행사 여부를 보고받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청와대에 따르면 대통령은 행정부 수반으로서 정부기관을 지휘·감독하지만 구체적 사건에 대해서는 수사기관의 자율성과 독립성이 존중될 필요가 있다. 이에 따라 청와대는 법무장관과 수사기관의 직무에 개입하지 않는다는 것이 원칙이라고 한다.
하지만 이날 강 대변인이 수사지휘권 행사에 관한 청와대 입장을 내놓은 것 자체가 추 장관이 무슨 조치를 취할 때마다 ‘추 장관 배후에 청와대가 있다’는 의혹이 불거지는 현상과 무관치 않다는 점에서 추 장관이 청와대, 그리고 문재인정부에 ‘부담’으로 작용하는 반증이란 시각도 만만치 않다.
강기정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지난 19일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검에서 '김봉현 폭로' 검사 B·변호사 A씨에 대한 직권남용과 변호사법 위반 고발에 앞서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뉴스1 |
특히 추 장관이 취임한 뒤 수사지휘권을 발동한 것만 벌써 3차례에 이른다. 역대 법무장관 거의 대부분은 재임 중 수사지휘권을 단 한 번도 행사하지 않았다. 그게 헌정사의 오랜 관행이기 때문이다. 앞으로 수사지휘권이 또 발동될 때마다 청와대가 일일이 입장을 낼 것인지 의문으로 남는 대목이다.
보수 야권의 한 관계자는 “법무부 등 내각을 통할하는 건 1차적으로 국무총리의 역할인데 현 정권에선 법무부와 검찰 사이에 무슨 일만 생기면 청와대가 나서서 설명하거나 입장을 내놓는 형국”이라며 “이런 상태로 계속 가면 추 장관이 행여 무슨 실책을 저질렀을 때 그 뒷감당도 청와대가 도맡아야 하는 지경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