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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가족 의혹 긁어모은 秋, 장모 부동산 분쟁만 쏙 뺀 이유

조선일보 이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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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가족 의혹 긁어모은 秋, 장모 부동산 분쟁만 쏙 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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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법무장관은 19일 라임자산운용 사건과 처가 의혹 사건에서 윤석열 총장에게 손을 떼도록 수사 지휘권을 발동하면서, 사실 관계가 맞지 않거나 범죄 혐의 구성이 어려운 의혹, 친여(親與) 매체와 사기 전과자가 제기한 의혹을 총망라했다. 그런데 추 장관이 제시한 의혹들 중 윤 총장의 장모인 최모씨가 2003년 서울 송파구의 스포츠센터 근저당권부 채권을 매입한 과정에서 지인 정모씨와 다툼을 벌인 사건은 빠진 것으로 나타나 그 배경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법조계 관계자는 “그간 여권 인사들이 윤 총장 처가 의혹을 제기할 때 빠지지 않았던 사안인데, 이번엔 포함되지 않은 것이 의아하다”고 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2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화상으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2020.10.20./뉴시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2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화상으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2020.10.20./뉴시스


◇장모 송파구 부동산 분쟁은 쏙 뺀 법무부

이 사건은 윤 총장의 장모인 최모씨가 2003년 서울 송파구의 스포츠센터 근저당권부 채권을 매입한 과정에서 지인 정대택씨 다툼을 벌인 건이다.

최씨는 지인 정씨로부터 “152억원 상당의 스포츠센터 채권을 싸게 사서 차액을 남기자”는 제안을 받고 채권을 약 100억원에 낙찰받았다. 최씨가 이 투자로 얻은 수익금은 약 52억원. 투자할 돈이 없었던 정씨가 수익금의 절반을 달라고 최씨를 협박해 약정서를 쓰게 했다는 것이 당시 법원 판단이다.

최씨는 수익 배분 문제를 두고 정씨를 강요 혐의 등으로 고소했고, 정씨는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 이후 정씨는 2010년 최씨가 자기를 무고(誣告)했다며 서울동부지검에 최씨를 고소했다. 그러나 되레 본인이 무고 혐의로 기소됐다. 이런 정씨가 올 2월 최씨를 무고 등으로 서울중앙지검에 또 고소한 것이 이 수사 계기였다.

◇'추 사단' 검사들이 정씨 무고 혐의 수사, 구속까지

정씨는 이후로도 윤석열 검찰총장 장모를 대상으로 17년간 20여 차례 민형사 소송을 제기해왔다. 그런데 정씨의 무고 등 혐의를 과거 수사하고, 유죄 판결을 이끌어낸 검사들이 조남관 대검차장 등 친정부 성향으로 분류되는 검사들이었다. 이 때문에 법무부가 이 사건은 제외한 것을 두고 검찰 안팎에선 “추 장관 본인으로서도 친정권 검사들이 관여했던 의혹은 차마 가져다 붙이지 못한 것”이란 이야기가 나온다.

서울동부지법은 2004년 11월 검찰이 기소한 정씨의 혐의를 인정해 징역 1년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이때 조남관 대검차장(당시 서울동부지검 검사)이 재판에 들어가 공판을 담당하며 정씨의 유죄를 이끌어냈다. 이후 정씨는 협박, 무고 혐의 등이 추가됐고, 2006년 대법원은 정씨에 대해 징역 2년형을 내린 원심을 확정했다.


조 차장은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복심(腹心)으로 분류된다. 추 장관은 취임 직후 조 차장을 검찰 인사를 총괄하는 법무부 검찰국장에 임명했다.

정씨는 2010년 서울동부지검에 최씨를 소송 사기·무고 혐의 등으로 재차 고소했다. 이때는 신성식 대검 반부패부장(당시 서울동부지검 부부장)이 이 사건을 맡아 정씨를 무고 혐의로 구속영장까지 청구했다. 영장은 기각됐지만 서울동부지법은 2012년 정씨에 대해 벌금 1000만원 형을 선고했다.이에 신 부장은 “정씨의 형량이 너무 가볍다”며 항소까지 했고, 2015년 서울동부지검을 떠난 상태였음에도 이 사건 공판에 관여했다.

◇여당, 당시 관련 의혹 적극 방어

정씨가 제기한 의혹들은 국정감사와 윤석열 검찰총장 청문회 등에서 야당 등이 제기했다가 별다른 결론 없이 끝난 사건이다. 당시 청문회에서 박주민 민주당 의원 등 여권은 정씨를 ‘윤 총장 후보자 장모를 괴롭히는 사람’이라고 비난하며 윤 총장 엄호에 나섰다.


‘나는꼼수다’ 출신 주진우씨도 작년 김어준씨 라디오 방송에 나와 “그 문제 제기를 한 사람(정대택)은 이 장모 사기 사건, 이런 걸 만들었던 사람은 대법원에서 벌금 1000만원 유죄 확정을 받았어요…자동으로 명예훼손 걸릴 사안이에요”라고도 했다.

[이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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