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 고가 요금제, 커버리지 등 5G 서비스를 둘러싼 논란 속에서도 한국의 5G 평균속도가 반년만에 100Mbps 빨라지는 등 꾸준한 품질 개선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상용화 당시 기대했던 'LTE 보다 20배 빠른 속도'까지는 갈 길이 멀다는 평가다.
20일 영국 시장조사기관 오픈시그널이 올해 7~9월 세계 15개국 5G 서비스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5G 평균 속도는 336.1Mbps를 기록했다. 이는 반년 전인 올해 1~3월 조사(224Mbps)보다 112.1Mbps 빨라진 결과다. 세계 1위인 사우디아라비아(377.2Mbps)에는 뒤졌지만 격차는 기존 67.2Mbps에서 41.1Mbps로 좁혔다.
한국의 5G 속도는 상용화 당시 기대했던 수준에 훨씬 미치지 못하고 있다. 지난 8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5G 품질평가에 따르면 이통 3사의 5G 평균 다운로드 속도는 LTE보다 약 4배 빠른 수준에 그쳤다. 이론상 20배 빠른 속도가 가능할 것이란 관측에 훨씬 미달한다.
하지만 전 세계적으로 5G 속도를 비교하면 사우디아라비아에 이어 2위를 기록 중이다. 이번 조사에서 3~10위는 호주, 대만, 스페인, 쿠웨이트, 이탈리아, 태국, 스위스 등 순이었다. 이들의 5G 평균 속도는 165.6~215.8Mbps 수준이었다.
우리나라와 5G 최초 상용화를 두고 경쟁했던 미국은 조사 대상국 중 평균 속도(52Mbps) 최하위를 기록했다. 다만 초고속 대역인 28㎓ 주파수를 상용화한 버라이즌의 5G 평균 속도는 494.7Mbps로 모든 조사 대상국과 사업자 중 가장 빨랐다. 오픈시그널은 "미국 내 T모바일과 AT&T 등 사업자가 3.5㎓보다 속도가 더 느린 600~850㎒ 주파수를 사용한 탓에 전체 평균 속도가 느리게 나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리나라는 5G 서비스 가용성 부문에서도 이전 조사보다 6%포인트 이상 높은 개선된 성적을 거뒀다. 가용성은 네트워크의 서비스 범위와 무관하게 사람들이 가장 자주 사용하는 장소에서 네트워크 연결 시간의 비율을 측정한 것을 가리킨다. 국가별 5G 가용성 순위는 사우디아라비아가 37%로 가장 높았고, 이어 쿠웨이트 27.7%, 태국 24.9%, 홍콩 22.9%, 한국 22.2%, 미국 21.4% 순이었다.
하지만 이 같은 품질 개선에도 당초 이용자들이 기대했던 최고 속도인 20Gbps까지는 갈 길이 멀다. 이는 LTE보다 더 많은 기지국 장비가 구축돼야 하는 5G 주파수 특징 탓이기도 하다. 5G는 구축방식의 차이로 전국망 구축 시 LTE보다 두 배 이상의 장비수가 필요하고 이미 구축된 장비 활용도 불가능하다.
업계 관계자는 "LTE 상용화 당시만큼 기지국 투자를 단행했지만, 기존 인프라를 전혀 이용하지 못하는 탓에 사업자들로선 어려움이 크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현 5G 속도를 평가하는 기준이 LTE의 속도라는 점에도 억울함을 호소한다. LTE의 경우 2G망을 이용할 수 있었던 점을 감안해야하고, 사실상 현 LTE 품질은 25년이 걸린 결과라는 설명이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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